격투기
2013년 UFC 데뷔, 8승 3패 1무효
'스턴건' 김동현 13승에 도전장
[마이데일리 = 심재희 기자] 2013년에 UFC 무대에 처음 섰으니 만 10년이라는 긴 시간이 지났다. 그동안 '소리 없이 강한' 모습으로 UFC 무대에 태극기를 펄럭였다. '미스터 퍼펙트' 강경호(36). 12전 8승 3패 1무효라는 성적을 적어내면서 어느덧 'UFC 베테랑 파이터'로 확실히 자리를 잡았다. 지금까지 늘 그랬듯이 또 한 번의 승리를 위해 구슬땀을 쏟아내고 있다. 5개월 만에 UFC 옥타곤에 다시 올라 존 카스타녜다(31·미국)와 주먹을 맞대는 강경호와 이야기를 나눠 봤다.
◆ '미스터 퍼펙트'의 롱 런 비결
미스터 퍼펙트. 강경호 이름 앞에 붙는 별명이다. 수려한 외모에 타격과 그래플링 모두 수준급 기량을 갖춰 얻은 찬사다. 팬들은 출중한 기량과 외모를 겸비하고 겸손한 자세를 잃지 않는 그를 '미스터 퍼펙트'라고 부른다.
하지만 정작 강경호 본인은 손사래를 친다. 정말 마음에 드는 별명이지만, 더 나은 파이터가 되기 위해 부단히 노력해야 한다고 확실하게 선을 긋는다. "정말 마음에 드는 별명이긴 하다. 하지만 스스로 완벽하지 않은 걸 잘 알고 있기 때문에 과분하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 팬들이 지어주신 멋진 별명을 떠올리면, 노력을 더 해야 한다는 생각이 강하게 든다. 항상 완벽해지기 위해서 노력하고 또 노력할 것이다."
만 10년은 결코 짧은 시간이 아니다. 2013년 UFC에 데뷔해 지금까지 12전을 쌓은 강경호에게 '베테랑'이라는 칭호가 붙는 까닭이다. 강경호는 '롱 런'의 비결에 대해 의외로 쉽게 답변을 내놓았다. "꾸준히 성실히 운동하는것이 중요한 것 같다." '미스터 퍼펙트' UFC 베테랑 파이터의 우문현답이 무릎을 탁 치게 만들었다.
◆ 언제나 처음처럼! 기본이 중요하다
사실 2013년 UFC 첫 경기를 치른 강경호가 지금 자리에 서기까지 경기 내외적으로 여러 가지 일들이 있었다. 입대로 짧지 않은 공백기를 거쳤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해 경기를 제대로 소화하기 어려웠다. 하지만 이런 악조건도 강경호의 투지는 꺾지 못했다.
'언제나 처음처럼' 초심을 잃지 않고 기본을 중요하게 여기고 묵묵히 전진해 현재 위치에 섰다. 강경호는 "몸 관리를 잘하는 게 정말 중요한거 같다. 기본에 충실하면 좋은 경기를 준비할 수 있다"며 "술을 마시지 않고, 몸에 좋은 거 잘 먹고, 항상 부상을 조심하면 된다. 당연한 이야기지만, 이런 기본을 지키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1987년생 동갑내기 '코리안 좀비' 정찬성이 최근 은퇴를 선언했다. 친구인 정찬성의 은퇴에 "팬으로서 뭉클했다"고 밝힌 그는 자신도 체력적으로 더 강인하게 준비하겠다고 다짐했다. "(정찬성이) 선수로서 멋진 은퇴 경기를 할 수 있다는 게 부럽고 멋졌다"며 "저도 이제 30대 중반을 넘어서는 나이가 됐다. 젊을 때보다 다소 체력적으로 떨어지기 때문에 운동량을 늘리고 있다. 꾸준히 체력을 올리고 있다"고 밝혔다.
◆ 카스타녜다와 승부? 제가 피니시 시킬 것
강경호는 지난 6월 18일(이하 한국 시각) 미국 라스베이거스 UFC APEX에서 펼쳐진 UFC 파이트 나이트에서 크리스티안 퀴뇨네스에게 1라운드 서브미션 승리를 거뒀다. UFC 8승째를 마크했다. 시원한 승리와 함께 11월 19일 UFC 파이트 나이트 출전을 준비했다. 그런데 경기 일정이 바뀌었다. UFC 요청으로 예정보다 일주일 당겨 12일 미국 뉴욕의 매디슨 스퀘어 가든에서 열리는 UFC 295에서 카스타녜다와 맞붙게 됐다.
경기 일정 변화에 대해서는 전혀 게의치 않는다. "UFC에서 일정을 바꿀 수 있냐고 연락이 와서 수락했다. 시합을 뛸 수 있을 때 최대한 빨리 출전하려고 한다"며 "카스타녜다는 타격과 레슬링 골고루 강한 파이터다. 수 싸움도 잘 한다"고 다음 상대에 대해 분석했다. 이어 "이전에 한 경기들을 봤는데, 현대 MMA를 하는 스마트한 선수라고 느껴졌다. 제대로 준비를 잘 해야 할 것 같다. 물론, 제가 피니시 시킬 것이다"고 자신감을 나타냈다.
최근 연승을 달려 공식 랭킹(15위까지) 진입에 대한 기대가 높았다. 아울러 랭커와 대결도 예상됐지만 일단 불발됐다. 하지만 아쉬워하기보다는 모든 경기에 집중하는 자세를 취한다. UFC 밴텀급 공식 랭킹(15위까지) 진입에 대해서는 열심히 하면 결과가 따라올 것이라는 의견을 나타냈다. "한 경기 한 경기 집중해서 이기다 보면 자연스럽게 (공식 랭킹 진입은) 따라오는 것이라 생각한다. 주어진 경기에 집중할 뿐, 랭킹에 집착하지 않는다."
◆ 한국인 파이터 UFC 최다승을 향해
강경호는 국내 무대에서 착실히 경험을 쌓은 뒤 UFC 무대에 입성해 자리를 잡은 파이터다. 로드 FC 초대 밴텀급 챔피언을 지냈고, 국내에서 무적을 자랑한 뒤 자연스럽게 더 큰 무대인 UFC로 향했다. UFC에서 진화에 성공했다. 과거 레슬링 중심으로 경기를 풀어간 데서 벗어나 타격까지 겸비해 웰라운드 파이터로 성장했다.
그는 "사실 종합격투기 입문 처음에는 타격 위주로 경기를 풀었다. 레슬링을 배우면서 레슬링이 잘 됐던 것 같다"며 "허리 부상으로 레슬링 훈련을 많이 하지 못하게 됐을 때 타격 훈련에 중점을 뒀다. 그러다 보니 시합 때도 타격이 잘 되는 걸 느꼈다"고 밸런스를 갖추게 된 비결을 밝혔다. 이어 "타격도 좋지만, 레슬링 능력을 살려 서브미션 피니시를 잘 해내고 있다. 타격에서 앞서면 서브미션도 잘 나온다"며 "타격을 압도적으로 하고, 그라운드로 가서 적극적으로 서브미션을 노릴 생각이다"고 덧붙였다.
차곡차곡 승리를 쌓아 UFC 8승 고지를 점령했다. 두 번만 더 이기면 두 자릿수 승수를 달성하게 된다. 그리고 '스턴건' 김동현이 가지고 있는 UFC 13승에도 도전할 수 있다. 강경호는 "당연히 동현이 형을 뛰어넘어 한국인 파이터 UFC 최다승을 달성하고 싶다"고 강하게 말했다. 아울러 "(이번 경기가 펼쳐지는) 미국 뉴욕은 시합을 위해 처음 가 보는 것이라 신경 쓸 게 있을 것 같지만 큰 차이는 없다고 본다. 열심히 준비한 만큼 이번에도 좋은 경기를 펼칠 것을 약속 드린다"고 주먹을 불끈 쥐었다.
◆ 가족은 나의 힘
훈련 후 휴식을 취할 때나 경기 일정이 없을 때 취미에 대한 질문을 던졌다. 강경호는 "특별한 것은 없다"며 "예전에는 컴퓨터 게임을 하면서 스트레스를 풀곤 했다. 하지만 결혼을 하고 아기도 생기고 하니까 요즘엔 가족들과 나들이하고 맛있는 먹는 게 더 좋다"고 말했다. 2020년 결혼해 지난 9월 돌을 맞은 아들에 푹 빠져 지내는 천상 행복한 아빠의 모습을 비쳤다.
끝으로 팬들과 가족에 대한 고마움을 나타냈다. "언제나 응원해주시는 팬들께 감사드린다. 열심히 준비한 것들 모두 발휘해서 시원한 승리 거두도록 하겠다. 그리고, 항상 운동에 집중할 수 있게 배려해주는 아내에게 '사랑한다'는 말을 꼭 하고 싶다. 우리아들도 항상 건강하고 밝게 크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이번 시합에서 꼭 이기고 돌아갈 테니까, 우리가족 항상 행복한 시간 보내자. 사랑해."
[강경호. 사진=UFC 제공]
심재희 기자 kkamanom@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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