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량’ 정재영 “해상전투신, 3D로 봤으면 기절했을 것…소름 돋았다”[MD인터뷰](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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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재영/롯데엔터테인먼트
정재영/롯데엔터테인먼트

[마이데일리 = 곽명동 기자]정확히 20년전, ‘실미도’가 한국영화 역사상 최초로 천만관객을 돌파했다. 그 중심에 정재영이 있었다. 20년의 세월이 흐르는 동안, 그는 ‘아는 여자’, ‘웰컴 투 동막골’, ‘바르게 살자’, ‘강철중: 공공의 적 1-1’, ‘신기전’, ‘이끼’, ‘글러브’, ‘내가 살인범이다’, ‘역린’ 등에 출연하며 흥행배우 입지를 다졌다.

“돌이켜보니, 20년이 훌쩍 지났네요. 지금 이맘때 상영했거든요. ‘노량:죽음의 바다’도 많은 관객이 관람해서 한국영화계에 도움이 됐으면 좋겠어요.”

‘노량:죽음의 바다’는 임진왜란 발발 후 7년, 조선에서 퇴각하려는 왜군을 완벽하게 섬멸하기 위한 이순신 장군의 최후의 전투를 그린 전쟁 액션 대작이다. 그는 극중에서 명나라 장수 진린 역을 맡았다. 왜군을 끝까지 섬멸하겠다는 이순신 장군(김윤석 분)과 대립하는 인물이다. 그는 100분간의 해상전투신이 벌어질 때 왜군과 결투를 벌이면서 녹슬지 않은 검술 실력을 뽐냈다.

정재영/롯데엔터테인먼트
정재영/롯데엔터테인먼트

“2008년 영화 ‘신기전’ 찍으면서 칼싸움을 징글징글하게 했거든요. 젊었을 때 익혀놓은 게 어디 안 가더라고요. 나이 먹고 하니까 쉽지 않았죠(웃음). 처음 해상 전투 벌어지는 장면을 보고 깜짝 놀랐어요. 3D로 봤으면 기절했을 거예요. 소름이 돋을 정도였죠. 롱테이크로 바라보는 카메라 워킹도 좋았어요. 전쟁의 참혹함과 반전 메시지가 잘 담겨 있더라고요. 북소리도 먹먹하게 들렸고요.”

'노량:죽음의 바다'/롯데엔터테인먼트
'노량:죽음의 바다'/롯데엔터테인먼트

중국어 연기 너무 힘들어

기자시사회에서 식은땀을 흘렸다. 중국인 관객이 있나 없나 두리번거렸다. 중국어, 그것도 명나라 고어의 대사를 얼마나 잘 소화했는지 자신이 없었다. 하루에 4~5시간씩 매일 선생님과 개인 수업을 하고 녹음해서 듣기를 반복했다.

“촬영장에 갔는데 막막하더라고요. 어떤 분은 중국에서 10년을 살아도 성조가 해결 안 된다고 들었어요. 하면 할수록 어려웠죠. 게다가 진린은 카리스마가 있어서 말의 속도도 빨라요. 한국어와 어순이 달라서 여간 힘든 게 아니었어요. 일본어 하는 배우들이 편해 보였을 정도죠.”

대사 외우기도 힘들어서 애드리브는 꿈도 못 꿨다. 한국어를 못 알아 듣는 척하고 연기하는 것도 쉽지 않았다. 화가 나도 통역으로 전해 들은 뒤 내야하니까 감정의 강도가 떨어졌다. 혼자서 모든 짐을 짊어졌으면 더 힘들었을텐데, 다행히 등자룡 역의 허준호와 동병상련의 정을 나누며 촬영을 마쳤다.

“준호 형이 큰 의지가 됐어요. ‘실미도’, ‘신기전’, ‘이끼’에 이어 ‘노량’까지 네 번이나 호흡을 맞췄거든요. 형이랑 같이 중국어 연기한 게 얼마나 다행인지 몰라요.”

정재영/롯데엔터테인먼트
정재영/롯데엔터테인먼트

김한민 감독 열정에 감탄

그는 김한민 감독의 열정에 혀를 내둘렀다. 개인적으로 만나면 평범해 보이는데, 막상 촬영에 들어가면 집요하고 끈질겼다. 대충이 없었다. 예민하고 디테일했다.

“이순신 장군에 빙의가 된 게 아닌가 싶더라고요. 김씨가 아니라 이씨가 아니었나 라는 생각이 들었죠(웃음). 그런 열정이 있으니까 ‘명량’ ‘한산’ ‘노량’ 3부작이 나왔다고 생각해요. 앞으로 당분간 이순신 장군 영화는 안 나올 것 같아요.”

곽명동 기자 entheos@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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