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다시 MVP 레이스에 나설 준비가 된 인물로 보인다.”
MLB.com은 지난 20~21일 서울시리즈에서 LA 다저스 새 주전 유격수 무키 베츠(32)가 선보인 퍼포먼스를 두고 이렇게 정리했다. 데이브 로버츠 감독은 21일 경기 후 인터뷰서 “훌륭했다. 아주, 정말 좋은 모습이었다. 좋은 타격, 좋은 주루를 보여줬다. 필요한 모든 것을 했다”라고 했다.
12년 3억6500만달러(약 4887억원) 계약의 만능 타자. 그런 베츠에게도 유격수는 낯설었다. 지난 19일 공식 연습에서 유달리 수비 연습에 긴 시간을 할애했다. 다른 다저스 선수들이 간단히 몸을 풀고 숙소로 돌아갔지만, 베츠는 상의에 땀이 흠뻑 젖을 정도로 수비훈련에 진심이었다. 2루수 개빈 럭스와의 더블플레이 합도 계속 맞췄다.
세계최고의 메이저리거 중 한 명이지만, 야구를 잘 하는 것에는 별 다른 방도가 없었다. 야구대표팀 류중일 감독은 스페셜매치 기간에 “메이저리거들이 기본에 더 충실히 하고 더 열심히 할 것이다, 한번 보세요”라고 했다.
그의 말이 옳았다. 베츠는 유격수 경력이 없는 건 아니었지만, 우익수와 2루수에 비해 경력이 현저히 짧았다. 그러나 다저스는 이제 베츠에게 3유간을 맡긴다. 일시적인 기용이 아니다. 이제부터 베츠는 세계최고의 공수겸장 유격수라는 타이틀에 도전한다. 당장 올 시즌 김하성(샌디에이고 파드레스)과 내셔널리그 최고 유격수 레이스를 펼친다.
수비만큼은 김하성이 한 수 위인 건 사실이다. 그러나 베츠도 서울시리즈 2경기서 수비 실책은 범하지 않았다. 그리고 명불허전의 타격을 선보였다. 이틀간 왜 메이저리그 최고의 리드오프인지 입증했다. 9타수 6안타 타율 0.667 1홈런 7타점 2득점 OPS 1.838.
특히 21일 경기서 6-10으로 뒤진 5회말 1사 1루, 볼카운트 3B1S서 샌디에이고 우완 마이클 킹에게서 뽑아낸 투런포는 환상적이었다. 몸쪽 보더라인을 찌르는 94마일 싱커였다. 베츠는 상당히 간결한 움직임으로 잡아당겨 고척돔 좌측 펜스를 넘겼다. 킹의 실투가 아니라 베츠의 고급 타격이었다. 이 홈런은 올해 메이저리그 1호 홈런이었다. 부상으로 현대 아이오닉5 자동차를 받았다.
이밖에 베츠는 이날 3회 2사 1,2루서 좌완 톰 코스그로브를 상대로 역시 몸쪽 낮게 들어오는 91마일 포심을 가볍게 잡아당겨 좌월 2타점 2루타를 뽑아냈다. 8회 2사 2,3루서 로버트 수아레즈의 100.3마일 포심패스트볼을 2타점 적시타로 연결하는 과정에서 강속구 대응력도 메이저리그 최고라는 걸 입증했다. 상대 수비를 보고 2루에 들어가는 재치 있는 주루까지 선보였다.
2경기만 놓고 볼 때 두 팀의 유격수 맞대결은 김하성의 판정패였다. 김하성은 21일 경기서 야마모토 요시노부(LA 다저스)를 상대로 중견수 희생플라이로 시즌 첫 타점을 뽑아낸 장면 외에 인상적인 타격을 하지 못했다. 2경기 합계 7타수 무안타 1타점 2볼넷 1도루.
MLB.com은 “베츠는 봄 내내 자신이 높은 수준의 프리미엄 포지션을 소화할 수 있다는 걸 모든 사람에게 증명할 각오가 됐다. 유격수는 베츠가 고등학교 3학년 때부터 정기적으로 뛰지 않은 포지션이었다. 두 경기를 통해 긍정적 모습을 보였고, 수비적으로 성장할 여지를 보였다”라고 했다.
베츠는 “이것이 내가 스스로에게 기대한 것이다. 나는 나 자신을 매우 높은 수준으로 유지하고 있다. 괜찮았다. 오늘 내가 처리해야 할 몇 개의 타구를 놓쳤다. 그러나 나는 나 자신으로부터 위대함을 기대한다”라고 했다.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