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양의지(두산 베어스) 보상선수로 19세이브라는 영광을 누렸는데…
KIA 타이거즈 우완 이형범(30)은 화순고를 졸업하고 2012년 NC 다이노스에 특별지명됐다. 그러나 2018년까지 별 볼일 없는 투수였다. 군 복무도 마쳤지만, 반전은 없었다. 이형범에게 첫 번째 반전은 NC가 2018-2019 FA 시장에서 최대어 양의지를 4년 125억원에 영입한 것이었다.
이형범은 양의지의 보상선수로 두산으로 옮겼다. 그리고 2019시즌 67경기서 6승3패19세이브10홀드 평균자책점 2.66으로 커리어하이를 기록했다. 당시 롯데 자이언츠 김태형 감독은 이형범을 필승조로 쓰다 페이스가 좋은 걸 보고 과감히 마무리로 기용, 대성공했다. 그렇게 두산은 2019년에 통합우승까지 내달렸다.
그러나 이형범은 2020년부터 거짓말처럼 다시 가라앉았다. 그해 27경기서 평균자책점이 7.71까지 치솟았다. 2021년엔 4경기 등판에 그쳤고, 2022년엔 타구에 손가락을 맞는 불운이 있었다. 31경기서 평균자책점 4.35에 그쳤다. 2023년에도 23경기서 평균자책점 6.51.
급기야 두산은 2023년 가을 2차 드래프트 때 이형범을 보호선수에서 제외했다. 아무리 나이가 많지 않아도 딱 1년 반짝한 투수이니, 당연한 선택이었다. 그리고 그 틈을 KIA가 놓치지 않았다. 불펜이 풍족한 KIA는 다다익선의 자세로 이형범을 품었다.
그런 이형범은 오키나와 스프링캠프 연습경기서 한 차례 등판해 무실점했다. 그리고 시범경기 4경기서 1홀드 평균자책점 2.08로 괜찮았다. 그럼에도 개막엔트리에 자리는 없었다. KIA 필승계투조가 워낙 탄탄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임기영이 갑작스럽게 왼쪽 내복사근 통증으로 이탈하면서 이형범에게 기회가 열렸다. 3월26일 삼성 라이온즈와의 퓨처스리그 홈 경기서 2이닝 2피안타 1탈삼진 무실점으로 괜찮았다. 2일 전격 1군에 합류했다.
대투수 양현종이 6회 1사에서 장성우에게 결정적 스리런포를 맞고 내려가자 올라와 조용호와 김상수를 내야 땅볼로 돌려세우고 이닝을 마무리했다. 그리고 7회 선두타자 배정대를 투심으로 헛스윙 삼진 처리하고 마운드에서 내려갔다. 1이닝을 공 15개로 깔끔하게 막았다.
이형범의 주무기는 투심이다. 141km까지 나왔다. 이 스피드가 좀 더 나오면 금상첨화인데, 19세이브를 따낸 두산 시절에도 투심이 돋보였다. 그동안 투심과 슬라이더 조합으로 먹고 살았다. 이날도 KT타자들을 효율적으로 유리했다.
이형범의 투심이 자리잡는데 크게 도움을 준 지도자 중 한 명이 정재훈 투수코치다. 정재훈 코치는 두산 불펜, 메인 투수코치를 오랫동안 역임했다. 이형범의 최고의 시즌, 하향세를 타던 시절 모두 지켜본 지도자다.
그런 두 사람이 KIA 유니폼을 입고 극적으로 재회했다. 아무래도 이형범으로선 정재훈 코치의 존재감이 든든할 것이다. 자신을 잘 아는 지도자가 1군을 맡고 있기 때문이다. 이형범이 궁극적으로 메인 셋업맨 전상현과 최지민 앞에서 흐름을 만드는 역할을 수행할 수 있다면, KIA의 2차 드래프트는 성공이다. 그동안 이 역할은 곽도규, 장현식과 함께 임기영이 맡아왔다. 그러나 임기영이 왼쪽 내복사근 부상으로 잠시 개점휴업 한다. 이형범으로선 임기영이 회복될 때까지 강렬한 인상을 남길 필요가 있다.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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