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김도영/KIA 타이거즈
[마이데일리 = 광주 김진성 기자] “서건창 선배님의 말이 와 닿았다.”
KIA 타이거즈 내야수 김도영은 9일 광주 LG 트윈스전서 승부를 가른 결정적 좌월 스리런퍼를 터트리고 이렇게 말했다. 서건창은 최근 김도영에게 “우리 같은 선수는~”이라고 시작하면서 김도영에게 자신의 경험을 전수했다.
김도영/KIA 타이거즈
서건창은 10일 광주 LG전을 마치고 “홈런타자는 슬럼프가 와도 홈런을 치면서 극복할 수 있잖아요. 그런데 저희 같은 타자(홈런타자 아닌 중거리, 교타자 등등)는 그게 안 된다. 나도 예전에 그랬던 것 같다. 타격이 잘 안 되면 좀 더 과감히 주루도 하고 도루도 하고 그랬다”라고 했다.
야수가 타격이 안 풀리면 주루와 수비로 팀에 공헌해야 하는 게 의무다. 그런데 서건창은 그게 본인에게도 도움이 됐다고 했다. “그랬을 때 아드레날린이 분비된다고 해야 하나. 뭔가 에너지를 얻었다. 예전에 내가 그랬던 게 기억 나서 도영이에게도 얘기해줬다”라고 했다.
물론 서건창은 “지가 잘 하는 거예요”라고 했지만, 김도영은 대선배의 한 마디가 크게 가슴에 와 닿았다. 그래서일까. 김도영은 리드오프로 복귀한 9일부터 연이틀 누상을 헤집으며 LG를 괴롭혔다. 9일 경기서 5타수 4안타 3타점 1득점. 10일 경기서는 4타수 2안타 1득점 1볼넷에 도루도 2개를 해냈다.
이범호 감독은 김도영을 리드오프가 아닌 3번타자, 팀을 대표하는 거포 3루수로 육성할 계획이다. 실제 김도영 특유의 운동능력을 보면 단타에 의존하는 타자가 아니다. 이범호 감독의 말이 맞다. 단지 현재 주전 리드오프 박찬호가 부상으로 빠져 잠시 리드오프로 올라갔는데 타격이 잘 되기 시작한 것이다.
그래도 KIA로선 부상자가 속출한 상황서 김도영이 시즌 초반 슬럼프를 딛고 연일 공수주에서 맹활약하는 게 다행스러운 일이다. 김도영의 플레이가 자신의 가치만 올릴 뿐 아니라 KIA 타선에 실제로 윤활유를 뿌리는 느낌이 크다.
이범호 감독은 "갖고 있는 게 좋은 선다. 그동안 매 경기 한 개 이상 정타, 잘 맞은 타구가 나왔다. 정면으로 가는 타구가 많았다. 안타가 안 나오는 것과 나오는 것은 심리 상태가 달라진다. 수비할 때도 신경 쓰였을 부분이다. 분명한 건 경기를 진행하면 할수록 본인이 갖고 있는 실력이 나올 것이라는 점이다. 믿고 계속 써야 하고, 미래를 볼 때 우리팀에서 중요한 역할을 해줘야 할 친구"라고 했다.
김도영/KIA 타이거즈
KIA는 이날 백업 유격수 박민까지 다쳤다. 김도영이 앞에서 끌고 베테랑 서건창이 뒤에서 밀며 경기 흐름을 만들어야 할 수도 있다. 그나마 박민은 좌측 무릎 내측 광근 부분 손상이라 수술을 피하고 3주 재활만 하면 복귀 가능하다. 박찬호도 곧 복귀 가능한 몸 상태다.
광주=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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