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연간 물가상승률 전망(2.6%) 소폭 하회할 수도
금통위원 2명 “3개월 후 인하 가능성 열어둬야”
시장금리에 인하 기대감 선반영…가계부채 증가
[마이데일리 = 구현주 기자] “물가상승률 안정에 많은 진전이 있는 만큼 이제는 적절한 시기에 (통화정책) 방향 전환을 준비할 상황이 조성됐다.”
11일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서울 중구 한국은행 본부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회의 후 기자간담회에서 이같이 말했다. 이날 한은은 기준금리를 현재 3.5% 수준에서 12연속 동결했다.
물가상승률 둔화로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이 커졌다. 기준금리 인하 시점은 올해 10월 이후가 유력하다. 이 총재는 “금통위원 6명 중 4명은 3개월 후에도 기준금리 3.5% 유지가 적절하다고 봤다”며 “나머지 2명은 3개월 이후 인하 가능성을 열어야 한다고 의견을 줬다”고 언급했다.
올해 2분기 물가 상승세가 다소 꺾이면서 물가상승률도 한은 목표치(2%)에 가까워졌다. 6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2.4%를 기록했다. 한은은 연간 물가상승률이 5월 전망치(2.6%)를 소폭 하회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날 이 총재는 기준금리 인하에 대한 시장의 과도한 기대를 우려했다. 시장금리가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을 반영해 낮아졌다. 이는 대출금리 하락과 주택담보대출 등 가계대출 급증으로 이어졌다. 올해 상반기 은행권 주택담보대출은 26조5000억원 증가했다. 지난 2021년 이후 최대 증가 폭이다.
이 총재는 “5월보다 가계부채를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다”며 “기준금리 인하 기대 선반영으로 시장금리가 하락해 긴축 정도가 많이 완화됐는데, 현재 시장에 형성된 기대는 다소 과도한 측면이 있다”고 진단했다.
이날 기준금리 동결 결정에는 원·달러 환율 상승 등 외환시장 변동성도 영향을 미쳤다. 원·달러 환율은 7월 10일 기준 1384.7원으로 6월(1376.7원) 대비 8원 올랐다. 엔화‧위안화 등 주변국 통화 약세 영향이다. 한미 기준금리차가 2%p를 유지하면서 원화 가치 하락에 일조한다는 지적도 있다.
이 총재는 “금리 격차 외 환율에 영향을 미치는 영향은 많다”며 “미국 물가상승률과 국내 물가상승률 차이, IT경기 흐름에 따른 수출 등 여러 요인이 있다”고 설명했다.
마지막으로 이 총재는 고금리 기조하에 고통받는 자영업자 등 취약계층을 대상으로 한 재정 정책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그는 “경제성장률은 2.5%이지만 내수와 수출 격차가 크고 고금리로 인해 고통받는 취약계층이 굉장히 많다”며 “재정 정책이 고통 받는 계층을 도와주는 방향으로 가는 것은 올바른 선택이다”고 했다.
구현주 기자 winter@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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