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SK 재편 본격화…에너지·환경 사업 지분 확대
[마이데일리 = 황효원 기자] SK그룹 지주사인 SK㈜가 에너지·환경 분야 핵심 사업의 지분을 대폭 늘리며 '질적 성장'에 속도를 낸다. 구조 개편으로 자회사의 역량을 집중해 사업 경쟁력을 강화하는 등 보유 포트폴리오의 효율화로 기업 가치를 높인다는 전략이다.
SK㈜는 임시 이사회를 열고 SK이노베이션과 SK E&S 간 합병에 대한 동의 안건, 반도체 사업을 하는 에센코어와 SK머티리얼즈에어플러스를 SK에코플랜트의 자회사로 재편하는 안건을 통과시켰다고 19일 밝혔다.
앞서 SK이노베이션과 SK E&S는 지난 17일 각각 이사회를 열어 양사의 합병안을 의결했으며, SK에코플랜트도 18일 이사회를 열고 에센코어 등 2곳의 자회사 편입 안건을 의결했다. 양사가 합병하면 자산 100조원, 매출 90조원 이상의 초대형 에너지 기업이 탄생한다. 아시아·태평양지역 민간 에너지 기업 중 최대 규모다.
지주사인 SK㈜는 그룹 리밸런싱 방향에 맞춰 '예정된 미래'인 에너지·환경 사업에 대한 지분을 늘려 사업 성장의 성과를 확보하고, 자회사들은 그간 분산됐던 사업 핵심 역량을 결집해 단기간에 재무 개선과 안정적인 수익 구조를 확보하려는 전략이다.
SK(주)는 이번 구조 개편으로 3개 회사가 가진 역량이 결합해 친환경·리사이클링, 반도체 인프라 분야 시너지 창출을 기대하고 있다. 향후 SK에코플랜트가 환경 분야 포트폴리오를 확장하고 반도체용 산업용 가스 생산설비를 효율적으로 구축해 공급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이번 재편 과정이 끝나면 SK(주)의 SK이노베이션 지분율은 36.2%에서 55.9%로, SK에코플랜트 지분율은 41.8%에서 62.1%로 모두 과반 이상으로 늘어나게 된다.
SK(주)는 에너지, 반도체, 인공지능(AI), 바이오 등의 '미래 사업 포트폴리오'를 이미 구축해 놓은 만큼 전략적 포트폴리오 관리를 통해 자회사들의 '질적 성장'을 견인하고 자회사 간 시너지 창출, 그룹의 지속가능성 강화, 성장분야 육성 등 지주회사 본연의 역할을 강화해 나갈 계획이다.
아울러 보유 포트폴리오의 적극적인 자산 효율화를 통해 재무구조를 획기적으로 개선하고 미래 성장을 위한 투자 재원뿐만 아니라 주주환원 재원을 확보해 주주환원 정책을 지속 강화해 나가기로 했다.
앞서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미래 준비와 질적 성장을 위해 선제적·근본적인 변화가 필요하다"는 메시지를 통해 그룹 리밸런싱 작업을 진두지휘 했다. 이번 구조 개편으로 SK그룹의 사업 리밸런싱도 일단락된 것으로 보인다.
박상규 SK이노베이션 사장은 전날 기자간담회에서 "상당 기간은 현재 조직이 시너지를 내고 안정화하는 게 급선무"라며 "SK이노베이션 차원에서 추가적인 변화를 추구하기에는 적절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다만 그룹 차원의 중복 사업 정리 등 구조 개편은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SK그룹은 지난달 경영전략회의에서 투자 재원 마련을 위해 현재 219개인 계열사 숫자를 '관리 가능한 범위'로 줄일 계획이라고 밝혔다. SK㈜가 주주환원 강화를 강조하며 보유 포트폴리오의 자산 효율화를 언급한 것도 이 같은 맥락으로 풀이된다.
SK그룹은 수익성 개선과 사업구조 최적화, 시너지 제고 등으로 2026년까지 80조원의 재원을 확보해 AI와 반도체 등 미래 성장 분야 투자와 주주환원 등에 활용할 계획이다.
황효원 기자 woniii@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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