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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박승환 기자] 오타니는 18일(이하 한국시각) 미국 미주리주 세인트루이스의 부시스타디움에서 열린 2024 메이저리그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와 원정 맞대결에 1번, 지명타자로 선발 출전해 3타수 1안타(1홈런) 1타점 2득점 1볼넷 2도루를 기록했다.
올해 극심한 부진 속에서 시즌을 시작했던 오타니는 4월부터 타격감을 되찾기 시작하면서 지난달까지 폭주 기관차와 같은 활약을 펼쳤다. 4월 오타니는 26경기에 출전해 37안타 7홈런 17타점 타율 0.352 OPS 1.106으로 펄펄 날아오르더니, 5월에도 29안타 7홈런 19타점 타율 0.312 OPS 0.976로 좋은 흐름을 이어갔다. 그리고 6월에는 무려 12개의 홈런을 몰아치며 내셔널리그 홈런왕과 MVP 타이틀을 향해 성큼성큼 나아갔다.
기세는 이어졌다. 시즌 초반과 같은 정교함을 뽐내진 못했으나, 조금씩 떨어지는 타율 속에서도 7월 26안타 6홈런 14타점 26득점 12도루 타율 0.286 OPS 1.008로 승승장구의 행진을 이어갔다. 그런데 지난달 29일 휴스턴 애스트로스와 맞대결부터 오타니의 타격감이 눈에 띄게 떨어지기 시작했다. 7월 마지막 세 경기를 무안타로 마친 오타니는 8월 초부터 감을 조금씩 찾아가는 흐름을 보이다가, 다시 허덕임을 거듭했다. 그래도 위안거리가 있다면 장타력과 스피드였다.
공을 좀처럼 안타로 연결시키지 못하는 모습 속에서도 파워는 여전했다. 오타니는 18일 경기 전까지 8월 한 달 동안 10안타를 터뜨리는데 그쳤으나, 그중 절반(5개)가 홈런이었다. 게다가 지는 5일 오클랜드 어슬레틱스를 상대로 메이저리그 역대 최소경기 3위에 해당되는 속도로 30홈런-30도루의 고지를 밟은 뒤 오타니는 볼넷을 얻든, 안타를 치든 기회만 생기면 2루 베이스를 훔치는 등 차곡차곡 도루까지 쌓아나가며 40-40을 욕심내기 시작했다.
그리고 오타니는 18일 경기에서 40-40 달성은 물론 이제는 역대 '최소 경기'까지 바라볼 수 있게 됐다. 오타니는 1회초 선두타자로 나선 첫 번째 타석에서 볼넷을 얻어낸 후 2루 베이스를 훔치며 36호 도루를 완성했다. 이어 두 번째 타석에서는 세인트루이스 선발 안드레 팔란테를 상대로 스트라이크 낫아웃으로 1루 베이스를 밟는데 성공했고, 다시 한번 2루를 향해 내달린 결과 37호 도루까지 손에 넣는데 성공했다. 이후 세 번째 타석에서 고대하던 한 방이 터졌다.
부진 속에서도 홈런 생산 만큼은 멈추지 않고 있던 오타니는 팔란테를 상대로 1B-1S에서 3구째 너클커브가 스트라이크존 한가운데로 몰리자, 이를 놓치지 않았다. 오타니는 마치 너클커브를 기다리고 있었다는 듯이 방망이를 휘둘렀고, 111.9마일(약 180.1km)의 총알같은 타구는 우측 담장을 넘어간 뒤 돌아오지 않았다. 시즌 38호 홈런. 그리고 이 홈런은 두 개의 기록으로 연결됐다.
우선 LA 에인절스에서 24구단을 상대로 홈런을 터뜨렸던 오타니는 다저스로 이적한 뒤 그동안 홈런을 터뜨리지 못했던 6개 구단을 상대로 아치를 그리며 일본인 출신 역대 '최초'로 전구단 상대 홈런을 달성했다. 이뿐만이 아니었다. 오타니는 다저스로 이적한 뒤 한 경기에서 홈런과 도루를 동시에 기록한 8번째 경기를 펼치게 됐는데, 이는 다저스 프랜차이즈 사상 '최다' 기록으로 이어졌다. 게다가 이제는 40-40 가입까지 단 2홈런 3도루만을 남겨두게 됐다.
8월 타격감이 바닥을 찍고 있지만, 오타니는 지금의 흐름이라면 지금까지 40-40 클럽에 가입했던 그 어떤 선수보다 빠르게 '위업'을 달성할 전망이다. 'MLB.com' 사라 랭스에 따르면 역대 40-40 달성자 중 최소경기 기록을 보유하고 있는 선수는 2006년 알폰소 소리아노의 147경기다. 그리고 호세 칸센코(1998년) 151경기, 로날드 아쿠나 주니어(2023년) 152경기, 알렉스 로드리게스(1998년) 153경기, 배리 본즈(1996년) 158경기가 그 뒤를 잇고 있다.
현재 오타니는 121경기만을 치른 가운데 38홈런-37도루를 기록하는 중. 앞으로 26경기 내에 2홈런과 3개의 도루를 완성하게 되면 오타니는 역대 최소 경기, 즉 가장 빠른 속도로 40-40을 달성하게 된다. 8월 타율이 0.172에 머무르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6개의 홈런을 쏘아 올릴 정도로 괴력을 선보이고 있는 만큼 최소 경기 40-40 달성은 이제 시간문제에 불과할 것으로 보인다.
오타니는 지난해 팔꿈치 수술을 받게 되면서 2024시즌 마운드에 오를 수 없음에도 불구하고 무려 10년 7억 달러(약 9481억원)라는 전세계 프로 스포츠 사상 최대 규모의 계약을 손에 넣었다. 그리고 '야구천재'가 한 가지에만 집중했을 때 어떠한 활약을 펼칠 수 있는지를 제대로 보여주고 있다. 지금까지도 오타니의 존재로 인해 수많은 메이저리그 '최초'의 역사가 탄생했는데, 앞으로도 신기록은 끝없이 탄생할 전망.
"공격 방식 자체가 크게 바뀐 것은 아니다. 어떤 구종이라도 스트라이크존에 오는 공은 칠 수 있는 공이라 생각한다. 그런데 친 줄 알았던 공이 헛스윙이 되거나, 파울이 되는 등 상태가 썩 좋진 않다"고 깊은 한숨을 내쉬었지만 "100% 내 움직임이다. 기술적인 문제가 아닐까 싶다. 어떤 투수가 와도 좋은 퀄리티의 타석을 보낼 수 있도록 하겠다"고 다짐한 오타니가 과연 몇 경기째에 6번째 위업을 '최소경기'로 달성하게 될까.
박승환 기자 absolute@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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