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수원 김진성 기자] 작두 탄 꽃범호.
선두 KIA 타이거즈가 정규시즌 우승 및 한국시리즈 직행까지 매직넘버 1개만 남겨뒀다. KIA는 16일 수원 KT 위즈전서 11-5로 재역전승했다. 특히 KIA의 이날 승리는 이범호 감독의 벤치워크가 처음부터 끝까지 거의 완벽하게 들어맞은 경기였다.
KIA는 추석연휴 일정을 맞이해 주전타자들을 돌아가며 쉬게 해준다. 이날은 최형우와 이우성이 선발라인업에서 빠졌다. 그러나 이범호 감독은 두 사람을 차례로 대타로 기용했다. 그리고 이우성이 4-5로 뒤진 8회초에 나성범 대신 대타로 등장해 재역전 결승 좌월 투런포를 쳤다.
나성범은 15일 광주 키움 히어로즈전 선발라인업에서 빠졌다. 16일에는 선발라인업에 복귀했으나 볼넷과 득점을 1개씩 기록한 뒤 별 다른 활약이 없었다. 결국 KT 우완 김민을 상대로 이우성이 타석에 들어섰다. 사실 이우성도 이날 전까지 김민에게 2타수 무안타 1볼넷으로 그렇게 강한 건 아니었다.
사실 그에 앞선 2회 무사 1,2루서 상대 실책으로 선취점을 낸 뒤 변우혁의 적시타가 나온 상황서 김태군에게 스퀴즈번트를 지시한 게 초반 가장 눈에 띄는 승부수였다. 김태군은 2-0으로 앞선 1사 1,3루서 KT 웨스 벤자민의 초구 커터가 가운데로 들어오자 침착하게 번트를 댔다. 3루 주자 김선빈은 벤자민이 공을 던지는 동작에 들어가자마자 이미 홈으로 뛰기 시작한 상태였다. 완벽한 작전 성공이었다.
이후 잘 풀린 경기가 아니었다. 오히려 도망가지 못하면서 역전의 빌미를 제공했다고 봐야 한다. 4-0으로 앞선 5회 김도영의 2루수 병살타, 6회 무사 1루서 김선빈과 소크라테스 브리토의 더블아웃, 7회 1사 1,2루서 대타 최형우의 2루수 라인드라이브 및 서건창의 횡사까지. 더블아웃만 세 차례 나오면서 꼬였고, 아니나 다를까 7회말에 메인 셋업맨 전상현이 흔들리며 4-5 역전을 당했다. 이때 KT의 적시타는 전부 빗맞은 타구가 야수들 사이에 뚝 떨어졌다. 바빕신이 KT를 도왔다.
이렇게 꼬인 경기를 대타 이우성이 정리해준 것이었다. 이후 이범호 감독은 8회말 시작과 함께 김선빈 대신 홍종표를 넣었고, 이우성을 좌익수로 투입하면서 좌익수 박정우를 중견수로, 중견수 최원준을 우익수로 보냈다. 내, 외야 수비 강화.
이 변화 역시 제대로 득을 봤다. 8회말 2사 주자 없는 상황서 강백호의 우중간을 가르는 듯한 타구를 최원준이 기 막히게 걷어냈다. 점프 캐치였다. 몸을 일으키면서 박정우와 기분 좋게 하이파이브까지 했다. 이날 나성범의 보살과 김도영의 더블아웃 등 좋은 수비가 많이 나왔지만, 최원준의 이 슈퍼캐치가 단연 인상적이었다.
144경기를 치르다 보면 벤치의 의도대로 풀리는 경기보다 그렇지 않은 경기가 훨씬 많다. 이날 KIA는 더블아웃만 세 차례 나오면서 역전을 당했지만, 끝내 이범호 감독의 전략과 선택이 통했다. 이제 정규시즌 우승 및 한국시리즈 직행까지 매직넘버1. 17일 인천 SSG 랜더스전 직후 우승 현수막이 펼쳐질 수도 있다.
이범호 감독은 “경기 초반 변우혁의 적시타와 김도영의 홈런 등으로 리드를 잡았지만 7회말 수비에서 역전을 허용하면서 쉽지 않은 경기가 됐다. 그래도 8회초 이우성이 결정적인 대타 홈런을 기록하면서 분위기를 반전할 수 있었고, 9회초 박정우의 적시타와 김도영의 쐐기 홈런으로 승부를 결정지었다. 공격도 좋았지만 야수들의 호수비도 칭찬해주고 싶다. 경기초반 김도영의 병살 수비와 나성범의 보살, 8회말 최원준의 외야 캐치 등 여러차례 좋은 장면들이 있었다. 황동하도 선발투수로서 제 몫을 다해줬고, 불펜진도 수고 많았다”라고 했다.
수원=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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