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고척 박승환 기자] "모레까지 체크가 필요하다"
류중일 감독이 이끄는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프리미어12 대표팀은 1~2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쿠바 대표팀과 평가전에서 2-0, 13-3으로 승리하며 쾌조의 스타트를 끊었다. 하지만 2연승에도 류중일 감독은 마냥 웃지만은 못했다. 바로 부상 때문이었다.
류중일호는 합숙 훈련을 시작하기도 전부터 부상자로 인해 골머리를 앓았다. 포스트시즌을 치르는 과정에서 손주영이 왼쪽 팔꿈치 굴곡근 회내근 1도 좌상 진단을 받은데 이어 구자욱까지 왼쪽 무릎 내측 인대 미세 손상이라는 부상을 당했던 까닭이다. 하지만 훈련이 진행되는 과정에서도 부상자들은 쏟아져 나왔다.
대표팀의 '에이스' 역할을 맡아줄 것으로 기대했던 원태인이 우측 어깨 관절 와순이 손상되는 등 대표팀에서 낙마했고, 올해 퓨처스리그지만 44경기에 등판해 3승 1패 8홀드 11세이브 평균자책점 0.76이라는 어마어마한 성적을 남기며 대체 선수로 대표팀에 합류했던 이강준도 팔꿈치 통증으로 인해 첫 태극마크의 꿈을 이루지 못하게 됐다.
악재는 계속됐다. 이미 네 명의 선수가 전열에서 이탈한 가운데 2일 경기에 앞서서는 김지찬도 태극마크를 반납했다. 한국시리즈 마지막 경기에서 당한 발목 부상의 여파 때문이었다. 류중일 감독은 "아쉽게 김지찬이 프리미어12에 출전하지 못하게 됐다. 한국시리즈를 할 때 발목을 다쳤다. 검진 결과 전치 3~4주가 나와서 가지 못하게 됐다. 아침에 만났을 때 물어보니 '아주 많이 불편하다'고 하더라. 그래서 아쉽게 대표팀에서 탈락하게 됐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그런데 엎친 데 덮친 격으로 2연승으로 평가전을 마친 뒤에도 좋지 않은 소식이 전해졌다. 구자욱, 원태인, 김지찬까지 대표팀 승선이 불발된 가운데 삼성의 마지막 멤버인 김영웅이었다. 류중일 감독은 합숙 훈련 내내 김영웅의 합류를 기다려왔다. 현재 대표팀 타선에 '한 방'을 쳐줄 수 있는 선수가 많지 않은 가운데, 이번 가을에만 4개의 아치를 그린 김영웅은 '홈런 갈증'을 해결해 줄 수 있는 유일한 자원이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쿠바와 두 차례 평가전에서 김영웅의 모습은 찾아볼 수 없었다. 현재 몸 상태가 좋지 않았던 까닭이다. 야수 중에서는 유일하게 1~2차전 모두 결장한 김영웅에 대한 물음에 류중일 감독은 "체크를 했는데 오늘 경기는 안 된다고 하더라. 스트레칭을 하는데 결리는 부분이 있다고 해서 경기에서 뺐다"고 밝혔다. 현재 김영웅은 왼쪽 견갑골 부위에 뭉침 증세를 겪고 있다.
이어 류중일 감독은 "일단 (김)영웅이는 체크를 할 것이다. 오늘 호텔로 치료하시는 의사분이 온다. 치료를 받고 내일 훈련을 하고, 모레 병원을 가든지 할 것이다. 보통 부상을 당하면 회복 기간을 본인이 아는데, 영웅이도 처음 아픈 부위라고 하더라. 모레까지 체크가 필요할 것 같다"고 덧붙였다.
지금까지 5명의 선수가 이탈한 상황에서 김영웅까지 빠지게 될 경우 류중일호의 전력은 눈에 띄게 약해질 수밖에 없다. 류중일 감독이 최소 목표로 잡은 일본행(4강)도 어려워질 수 있다.
쿠바와 두 경기를 치르는 동안 고척스카이돔에서 가장 우렁차게 울려 퍼졌던 응원가는 삼성의 '엘도라도'였다. 하지만 세 명이 대표팀에서 낙마하고, 김영웅까지 결장하면서, 엘도라도를 즐길 수 있는 삼성 선수는 없었다. 만약 김영웅까지 부상으로 이탈한다면, 프리미어12 대표팀에 삼성은 엘도라도만 남을 위기다.
고척 = 박승환 기자 absolute@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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