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금리 인하·IFRS17 제도 개편 영향
[마이데일리 = 이보라 기자] 무·저해지 보험 해지율이 개편되면서 중소형 보험사의 신지급여력비율(K-ICS·킥스) 방어에 비상이 걸렸다. 보험사들은 줄줄이 자본 확충에 나서고 있다.
5일 투자은행 업계에 따르면 이날 교보생명은 3000억원 규모 신종자본증권 발행을 위한 수요예측에 나선다. 수요예측 결과에 따라 최대 6000억원까지 증액 발행할 계획이다. 지난 8월 7000억원 규모의 후순위채 발행에 이어 하반기에만 두 번째 발행이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올해 들어 보험업계는 5조7000억원 규모의 자본성증권을 신규 발행했다. 지난해 발행액의 두 배 가까이 되는 수준이다.
현대해상은 전날 4000억원 규모의 후순위채를 발행했다. 1일에는 롯데손해보험도 2000억원 규모의 후순위채를 발행했다. 앞서 8월에는 한화생명이 6000억원 규모의 신종자본증권을, 동양생명과 ABL생명은 각각 1500억원, 2000억원 규모의 후순위채 발행에 성공했다.
올 들어 보험사들은 킥스를 방어하기 위해 자본을 확충하고 있다. 킥스는 보험사의 보험금 지급 능력을 나타내는 건전성 지표로 가용자본을 요구자본으로 나눈 값이다. 금융감독원은 보험사들에게 킥스 150% 이상을 권고하고 있다.
보험사들의 킥스가 떨어진 건 보험회계기준(IFRS17)이 변경되면서다. 지난해부터 IFRS17이 도입되면서 보험부채는 모두 시가로 인식하고 보험수익은 서비스가 제공되는 시점에 인식하는데 이에 따라 보험부채가 늘고 보험수익은 낮아졌다. 나이스신용평가에 따르면 생명보험사의 평균 킥스는 지난해 12월 196%였으나 경과조치 후 185.9%로 줄어들었다. 같은 기간 손해보험사의 평균 킥스는 193%에서 180.7%로 감소했다.
금융당국은 킥스를 제대로 산출하기 위해 제도를 개편하고 있는데 이 역시 보험사에 불리하게 작용하고 있다. 전날 금융당국은 보험개혁회의에서 무·저해지 상품의 위험액 산출 방식을 변경하기로 했다. 무·저해지 보험의 해지 위험성을 크게 반영하고 해지율을 40% 떨어뜨려 위험액을 계산한다. 무·저해지 상품 관련 킥스의 해지 위험액이 증가하면 보험사들의 킥스 비율이 낮아진다. 변경된 제도는 올해 결산부터 적용한다.
금리 인하도 킥스 하락의 원인이 되고 있다. 시장금리가 내려가면 보험부채 할인율도 낮아진다. 이에 따라 보험부채 평가규모가 커지면서 킥스 산출 시 불리해지는 것이다. 향후 추가적인 금리 인하가 전망되면서 보험사들의 킥스는 더 낮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보험사들은 선제적으로 자본확충을 나서는 분위기다. 보험사 관계자는 “금리 인하에 더해 제도가 개편되면서 낮아진 킥스 비율을 방어하기 위해 자본성 증권을 발행하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보험연구원은 “보험사들이 장기적 관점의 성장 기반을 마련하고 사업모형을 전환하는 것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한편 이날 보험연구원이 발표한 지난 8~9월 34명의 보험사 CEO 설문조사에 따르면 2025년 79%의 보험회사는 경과조치 후 기준 킥스를 151~250% 수준으로 관리할 계획이다. 작년 설문에 비해 낮아진 수준이다.
이보라 기자 bora@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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