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풍 “고려아연 유증 ‘반대’ 사실 미반영…정정도 거부”

장형진 영풍 고문, 의사록 정정 요청

[마이데일리 = 이보라 기자] 고려아연이 지난달 자사주 공개매수 직후 결의한 유상증자와 관련해 이사회에서 장형진 영풍 고문이 반대한 사실을 의사록에 허위 기재했다. 장 고문이 의사록 정정을 요청했으나 고려아연은 거부했다.

5일 영풍에 따르면 고려아연의 기타비상무이사인 장형진 영풍 고문은 지난달 30일 개최된 고려아연 이사회에 참석해 일반공모증자에 관한 제1호 의안에 대해 반대 의사를 명백히 밝혔다. 그러나 고려아연은 해당 이사회 의사록에 ‘장형진 이사는 특별한 반대의견을 밝히지 않았음’이라고 기재했다.

1일 장형진 고문은 고려아연에 ‘이사회 의사록 정정 요청서’를 발송하고 해당 의안에 대한 ‘반대’ 의사를 기재해달라고 요청했다. 장 고문은 “이사회 진행과 결과의 정확성과 신뢰성을 제고하기 위해 신속하게 정정 조치를 취해줄 것을 요청한다”고 말했다.

고려아연은 지난 4일 영풍과 장형진 고문 측에 구두로 의사록 정정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혀왔다. 영풍 관계자는 “장형진 고문이 유상증자에 대해 명확히 반대 의사를 밝혔음에도 반대하지 않은 것처럼 기재하고, 정정 요구마저 거부한 저의가 의심스럽다”며 “이사회 의사록을 수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고려아연은 공개매수 신고서도 허위 작성했다. 현재 자사주 공개매수 신고서에 2조5000억원 규모의 대규모 유상증자 계획을 숨겼다는 의혹으로 금융감독원의 조사를 받고 있다. 고려아연은 “공개매수 후 상장폐지 가능성이 커져 유상증자를 추진하게 됐다”고 해명했다. 다만 공개매수 신고서에는 ‘상장폐지 가능성이 없다’고 기재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보라 기자 bora@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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