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패패승승패'…"최근 대만에 많이 졌다, 꼭 승리하고 싶다" 했는데, 다시 고개 숙였다 [MD타이베이]

[마이데일리 = 타이베이(대만) 김건호 기자] 한때 압도적 우위를 점했다. 하지만 최근 전적만 보면 2승 4패 열세다. 한국과 대만의 이야기다.

류중일 감독이 이끄는 2024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프리미어12 한국 야구 대표팀은 13일 대만 타이베이의 타이베이돔에서 열린 프리미어12 조별리그 B조 대만과의 첫 경기에서 3-6으로 패배하며 고개를 숚였다.

하루 전 류중일 감독은 "최근 국제대회 때 대만에 많이 졌다. 내일(13일)은 꼭 한번 승리하고 싶다. 순차적으로 5경기를 잘하고 싶다"는 바람을 나타냈다. 하지만 첫 발걸음부터 꼬이게 됐다.

우선 선발 투수 고영표가 흔들렸다. 1회를 큰 위기 없이 넘겼던 고영표였다. 하지만 2회말 1사 후 판제카이에게 2루수 옆 내야안타를 허용했다. 2루수 송성문이 끝까지 따라가 잡은 뒤 1루에 송구했지만, 판제카이의 발이 더 빨랐다. 린자정을 삼진으로 잡으며 이닝을 매듭짓기까지 남은 아웃카운트는 하나였다.

하지만 리카이웨이에게 우전 안타를 맞은 뒤 장쿤위를 볼넷으로 내보내 만루 위기에 닥쳤다. 타선에는 천천웨이가 나왔다. 천천웨이는 고영표의 초구를 공략했다. 체인지업이 제대로 떨어지지 않았고 천천웨이의 타구는 그대로 우측 담장을 향해 뻗어 나갔다.

이후에도 고영표가 연이어 장타를 허용했다. 린리에게 2루타를 맞은 뒤 천제시엔에게 2점 홈런을 허용했다. 2회에만 6점을 실점하며 무너졌다.

한국은 3회부터 불펜진을 가동했다. 최지민(2⅔이닝)-곽도규(⅓이닝)-김서현(1이닝)-유영찬(1이닝)-조병현(1이닝)이 차례대로 올라와 실점 없이 대만 타선을 막았다. 하지만 타선이 좀처럼 터지지 않았다.

0-6으로 뒤진 4회초 선두타자 홍창기가 볼넷으로 출루, 송성문의 진루타로 1사 2루 기회를 만들었다. 이어 김도영의 1타점 2루타로 1점을 추가했다. 이후 윤동희가 유격수 땅볼로 물러났지만, 김도영이 3루까지 갔고 박동원의 1타점 적시타로 1점을 더 만회했다. 이후 점수를 추가하지 못했던 한국은 7회초 대타 나승엽의 1점 홈런으로 마지막 추격의 불씨를 살리는 듯했지만, 이후 출루에 성공하지 못했다. 이날 경기 나온 안타가 모두 득점으로 연결됐지만, 단 3안타뿐이었다.

결국, 대만에 다시 한번 무릎을 꿇었다. 최근 6경기 전적만 놓고 보면 2승 4패다. 대만을 상대로 11연승을 달리고 있던 한국은 지난 2018 자카르타 팔렘방 아시안게임 예선 B조 첫 경기에서 대만을 만났는데, 1-2로 무릎을 꿇었다. 이때부터 대만전의 악몽이 시작됐다.

두 팀은 1년 뒤 열린 2019 프리미어12 슈퍼라운드 무대에서 다시 만났다. C조 1위로 올라온 한국과 B조 2위로 올라온 대만이었다. 1년 만에 설욕에 나설 수 있는 기회였다. 하지만 결과는 0-7 완패였다.

대만에 2연패를 당한 한국에 설욕의 기회는 4년 뒤 찾아왔다. 2023년 10월 중국 항저우에서 열린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이었다. B조 예선에서 만난 두 팀이었다. 하지만 이번에도 0-4로 패배했다. 2경기 연속 영봉패를 당했다.

이후 한국은 결승전에서 대만을 다시 만나 2-0으로 승리, 보기 좋게 설욕하며 3연패 늪에서 탈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또한 한 달 뒤 11월 일본 도쿄에서 진행된 2023 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APBC)에서도 다시 만났다. 물론, APBC는 24세 이하 또는 프로 3년 차 이하의 선수들로 구성해 참가한 대회다. 한국은 APBC 예선에서 대만을 6-1로 꺾었다.

3연패 후 2연승, 좋은 분위기를 이어갈 수 있던 상황이었다. 하지만 한국은 대만에 다시 한번 무릎을 꿇었다. 대만과 과거 큰 격차가 있었던 것으로 보였다. 하지만 지금은 무시할 수 없는 상대임이 틀림없다.

시작부터 꼬인 한국은 다시 출발해야 한다. 14일 타이베이의 톈무야구장에서 쿠바를 만난다. 첫 경기에서 패배한 두 팀의 만남이다. 한국은 곽빈, 쿠바는 리반 모이넬로를 선발로 내세운다.

류중일 감독은 "(쿠바전 타순은) 큰 변화가 없을 것 같다. (나)승엽이가 홈런을 쳤기 때문에 숙소에 들어가서 고민해 보도록 하겠다"며 "내일 선발은 곽빈이다. 쿠바 선발 투수가 모이넬로로 알고 있는데, 내일 오전에 분석해서 공략하도록 하겠다"고 전했다.

타이베이(대만)=김건호 기자 rjsgh2233@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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