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이정후가 쏘아 올린 작은 공.
이정후(27,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가 최근 미국 애리조나주 스코츠데일 스프링캠프지에서 국내 취재진에 대표팀 구성과 관련, 소신발언을 내놨다. KBO가 지금처럼 인위적으로 베테랑들을 배제하고 젊은 선수들로 가는 게 옳지 않다고 바라봤다. 대표팀이 경험을 쌓는 곳이 아니라는 이영표 KBS 축구해설위원의 코멘트도 차용했다.
KBO는 2023 월드베이스볼클래식 1라운드 탈락 이후 인위적인 대표팀 리빌딩에 착수했다. 항저우아시안게임 금메달로 성과를 봤으나 아시아프로야구 챔피언십서 일본의 벽을 넘지 못하고 2위에 만족했다. 그리고 작년 11월 프리미어12서도 1라운드서 탈락했다.
냉정히 볼 때 인위적인 대표팀 리빌딩은 성공보다 실패에 가깝다. 결국 이정후의 얘기는 KBO가 프리미어12에도 어느 정도 베테랑을 가미해 신구조화를 이뤄야 한다는 생각인 듯하다. 아시안게임과 APBC는 어차피 나이 제한이 있는 대회다. WBC는 늘 베스트멤버를 꾸려왔다.
그렇다면 궁금하다. 2026 월드베이스볼클래식에 꾸릴 수 있는 베스트라인업이 과연 어떨지. 가상의 라인업을 짜는 건 논란의 여지도 있으니, 대표팀이 꾸릴 수 있는 엔트리를 고려하면 눈에 들어오는 산수는 꽤 된다.
우선 해외파. 이정후를 비롯해 김하성(샌디에이고 파드레스)과 김혜성(LA 다저스)이 들어와야 한다. 한국계 미국인으로 2023년 대회에 나간 토미 에드먼(LA 다저스)도 빠질 수 없다. 마운드에선 역시 한국계로서 올해 KBO리그에 진출한 미치 화이트(SSG 랜더스)가 들어오면 될 듯하다.
이렇게 되면 내야는 김도영(KIA 타이거즈), 김하성, 김혜성 키스톤 콤비를 두고 1루수에 대한 고민이 클 듯하다. 외야는 이정후, 에드먼에 최근 KBO리그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는 구자욱(삼성 라이온즈)과 출루왕 홍창기(LG 트윈스), 국대 젊은 붙박이가 된 윤동희(롯데 자이언츠) 등이 있다.
지명타자는 강백호(KT 위즈)가 현실적으로 가장 유력한 카드다. 포수는 양의지(두산 베어스)나 강민호(삼성 라이온즈) 중 한 명이라고 봐야 한다. 둘 중 한 명만 태극마크를 달고 ‘젊은안방의 기수’ 김형준(NC 다이노스)의 백업 가세도 가능해 보인다.
선발진은 류현진(한화 이글스)이나 김광현(SSG 랜더스), 양현종(KIA 타이거즈) 중 최소 1명은 대표팀에 나가도 잘 던질 정도의 경쟁력을 보여주면 좋겠다. 여기에 원태인(삼성 라이온즈), 곽빈(두산 베어스), 고영표(KT 위즈), 화이트 등이 들어올 수 있다. 문동주(한화 이글스)도 부활하기만 하면 대표팀 후보다.
가장 뜨거운 감자는 역시 안우진(사회복무요원)이다. WBC는 대한체육회 산하 각 종목 단체가 주관하는 대회가 아니어서 과거 학폭 이슈의 안우진이 자유롭게 참가할 수 있다. 2023년 대회에는 안우진을 배제했다. 그러나 안우진이 학폭 이슈에 대한 3년 자격정지 징계를 다 소화한 만큼, 내년 WBC서 기회를 주자는 여론이 발생할 수도 있다.
물론 그와 별개로 안우진이 올 시즌 복귀를 못 하게 될 수도 있다. 사회복무요원은 9월17일에 끝난다. 그러나 2023년 9월 토미 존 수술을 다치고 재활 중이어서, 키움은 올 시즌 기용에 매우 조심스러운 반응이다. 만약 올해 복귀가 불발되면 자연스럽게 WBC 대표팀에도 가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불펜은 무조건 박영현(KT 위즈)이나 김택연(두산 베어스)이 마무리를 맡을 전망이다. 정해영(KIA 타이거즈), 김서현(한화 이글스) 등 촉망 받는 요원들도 있다. 다른 보직과 달리 불펜만큼은 젊은 KBO리거들로 구성될 듯하다. 내년 WBC만큼은 드림팀을 보고 싶다.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