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삼성바이오·셀트리온·유한양행 등 최대 매출
트럼프 “비관세 장벽 계산”… 업계, 예의주시
[마이데일리 = 박성규 기자] 제약·바이오 기업이 지난해 해외 사업과 기술 수출 호조 속에 역대급 실적을 달성했다. 하지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수입 의약품에 대한 관세 부과 가능성 언급으로 긴장감이 커지고 있다.
18일 제약·바이오업계에 따르면 삼성바이오로직스, 유한양행, 한미약품, SK바이오팜, 대웅제약, 보령 등 기업이 지난해 역대 최대 매출을 기록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 4조5473억원과 영업이익 1조3201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제약·바이오업계 내에서 처음으로 매출 4조원 클럽에 입성한 사례다.
셀트리온도 해외에서 활약 중인 바이오시밀러와 신약 덕분에 역대 최고 수준인 3조5000억원 매출을 달성할 것으로 전망된다. 유한양행 역시 지난해 전통 제약사 중 처음으로 매출 2조원을 돌파해 2조678억원을 달성, 전년 대비 11.2% 증가했다.
이런 호실적 가운데 제약·바이오업계는 트럼프 행정부 출범을 리스크로 꼽고 있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오는 4월부터 모든 국가에 '상호관세'를 부과하는 계획을 발표하면서다.
미국을 주요 수출 무대로 삼는 제약‧바이오 기업의 경우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으로 의약품 무관세를 적용받고 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비관세 장벽’까지 계산하겠다고 언급한 만큼 긴장감이 높아진다.
지난달 말 트럼프 대통령은 공화당 연방하원 콘퍼런스 연설에서 관세 부과 대상 산업 중 하나로 의약품을 지목한 데 이어, 최근에는 자동차, 반도체, 의약품 관세도 검토 중이라고 발표했다. 만약 미국 수출 비중이 높은 기업에 관세 부과가 결정된다면, 바이오시밀러와 CDMO(위탁개발생산) 업계 타격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장기적으로 안정적인 공급, 고객 접근성 향상을 위해 미국 내 생산시설을 인수하거나 새로 공장을 세우는 방안도 고려하고 있다. 현재와 같은 트럼프식 돌발 관세 문제에도 대응할 수 있는 방식이다.
셀트리온은 미국 법인에 원료의약품(DS) 재고 물량을 충분히 이전해 둔 상태로, 올해 하반기까지는 괜찮은 수준이다. 미국 내 수요가 큰 제품들은 미국 현지 위탁생산(CMO) 기업을 활용해 완제의약품(DP)을 생산한다는 구상이다.
조연주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의약품의 경우 FTA 체결로 관세를 적용받진 않지만, 문제는 비관세 부문이다”며 “정부 지원금, 약가 정책 등을 트럼프 행정부가 어떻게 계산하고 구체적인 수치로 풀어낼지 과정에서 관세 노이즈가 있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비관세 부문을 포함한 트럼프표 상호관세가 국내 제약‧바이오 업계의 수출에 미치는 영향을 과도하게 해석하는 데에는 신중해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관세 적용은 양국 의약품 가격 부담 상승으로 직결될 수밖에 없는 만큼, 미국 내 소비자 부담 문제를 고려하면 실현 가능성이 높지 않다는 시각도 존재한다.
실제로 미국병원협회는 항암제, 심장 치료제, 항생제 등의 공급 부족·가격 상승을 근거로 의약품 관세 면제를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승민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트럼프 정부의 광범위한 관세 정책은 즉각적인 의약품 가격 상승을 촉발하기에 의료 시스템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며 “트럼프 정부가 지속 주장해온 의약품 가격 인하와 상충해 가능성은 낮다”고 내다봤다.
박성규 기자 psk@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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