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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심혜진 기자] 다르빗슈 유(39·샌디에이고 파드리스)가 대인배 면모를 과시해 눈길을 모았다.
샌디에이고는 지난 18일(한국시각) 율리 구리엘과 마이너리그 계약을 맺었다. 초청 선수로 스프링캠프에 합류한다.
메이저리그 로스터에 포함될 경우 125만 달러(약 18억원) 연봉에 100만 달러 인센티브를 받는 조건이다.
2016년 휴스턴 애스트로스 유니폼을 입고 메이저리그에 데뷔한 구리엘은 9시즌 동안 927경기 출전해 타율 0.280 98홈런 468타점 출루율 0.326 OPS 0.754를 기록한 베테랑 타자다. 2017년과 2022년엔 휴스턴의 월드시리즈 우승에 기여했다. 2021시즌에는 아메리칸리그 타율 1위(0.319)와 골드글러브를 수상했다.
쿠바 국가대표로도 나섰다. 특히 한국 야구팬들에게도 익숙한 이름이다. 2008년 베이징 올림픽 결승전 9회말 정대현(현 삼성 라이온즈 수석 코치)을 상대로 병살타를 쳐 한국에게 금메달을 안긴 바 있다.
지난 시즌에는 캔자스시티로 이적해 18경기 타율 0.241 6타점에 그쳤다. 시즌 종료 후 FA가 됐다. 때문에 메이저 계약은 무리였고, 마이너리그 계약을 체결할 수 밖에 없었다.
그런데 샌디에이고로서도 구리엘을 영입하기까지 고민의 시간이 컸다. 다르빗슈와 악연이 있었기 때문이다. 지난 2017년 월드시리즈 3차전이었다. 당시 다저스 선발로 나선 다르빗슈는 휴스턴 소속의 구리엘에게 홈런을 허용했다. 구리엘은 더그아웃으로 들어온 뒤 눈을 찢는 행위를 하며 다르빗슈를 조롱했다. 이 모습은 중계 화면에 잡혔다. 아시아인 비하 행위, 인종차별 발언을 한 구리엘은 2018년 정규시즌 5경기 출장 정지 징계를 받았다.
샌디에이고 지역 매체 샌디에이고 유니언 트리뷴은 "2017년 구리엘이 다르빗슈에게 인종차별적 행위를 해 이듬해 5경기 출장 정지 징계를 받았다. 때문에 구단이 영입을 앞두고 다르빗슈에게 의사를 물었다"고 전했다.
다르빗슈는 대인배였다. 보도에 따르면 다르빗슈는 구단 고위 관계자에게 "신경쓰지 않는다. 계약하면 된다. 너무 깊게 생각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해주셨으면 한다"고 말했다.
다르빗슈는 당시에도 크게 개의치 않았다. 그는 "완벽한 인간은 없다. 구리엘이 한 일은 잘못됐지만 비난하기 보다는 배우는 것에 노력을 기울어야 한다"며 "우리가 이 일에서 뭔가를 배울 수 있다면 인류에게 큰 걸음일 것이다. 이렇게 멋진 시대에 살고 있으니 분노하지 말고 긍정적으로 나아가 보자"고 관대함을 밝혔었다.
이후 구리엘이 사과 의사를 전했지만 다르빗슈는 "그럴 필요 없다"고 이야기했다.
구단은 혹시나 하는 상황에 다시 한 번 다르빗슈의 의사를 물어봤고, 쿨하게 허락이 떨어져 계약을 체결했다.
심혜진 기자 cherub0327@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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