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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이승길 기자] 최근 지드래곤, 블랙핑크, 콜드플레이 등 국내외 유명 아티스트들의 공연장으로 경기 고양 고양종합운동장이 급부상하고 있다. 그간 대규모 공연은 주로 서울 잠실주경기장이나 상암월드컵경기장에서 열려왔지만, 이들 장소가 잇따른 공사와 까다로운 대관 등의 문제로 사용이 어렵게 되면서, 고양시가 새로운 '공연 성지'로 떠오른 것이다.
시작은 지난해 8월, 미국 힙합 스타 칸예 웨스트(Ye)의 리스닝 파티였다. 원래 청음회로 예고됐던 무대였지만, 칸예 웨스트가 예고 없이 약 50곡을 넘나드는 라이브 메들리를 펼치며 글로벌 팬들의 시선이 단숨에 고양으로 쏠렸다.
사실 이 공연 이전까지 고양종합운동장은 대규모 K-POP 공연이나 해외 슈퍼스타들의 콘서트와는 다소 거리가 있는 곳이었다. 그런 고양종합운동장이 급속도로 각광받는 배경으로는 서울 소재 대규모 공연장들의 줄잇는 공사와 대관 제한이 꼽힌다.
서울 잠실올림픽주경기장은 리모델링 공사로 인해 당분간 대관이 어렵다. 상암월드컵경기장은 잔디 훼손 문제로 공연 심사가 까다로워졌고, 구단·축구팬들의 반발이 심해 대형 콘서트를 수월하게 열기 어려운 상황이다.
고척스카이돔은 4~10월 KBO 리그 기간에는 원칙적으로 공연 대관이 불가능하고, 그 외 공연장은 규모 면에서 수십만 명을 동원하는 월드스타급 공연에는 다소 부족하다는 지적이 있다.
이에 따라 4~5만 명 규모 대형 공연을 수용해야 하는 가수들은 고양종합운동장을 대안으로 선택하고 있다. 인천공항과도 1시간 내 접근이 가능하고 지하철역에서 도보 거리라는 지리적 이점, 잠실과 달리 리그를 치르는 프로팀이 없어 잔디·경기장 사용 문제에서 상대적으로 유연하다는 점 등이 부각된 것이다.
칸예 웨스트 공연 이후 이미 지드래곤, 엔하이픈, 세븐틴이 고양종합운동장에서 콘서트를 열었고, 영국 밴드 콜드플레이가 6차례 공연을 예고해 큰 화제를 불러모았다. 완전체로 돌아올 블랙핑크도 7월 고양을 찾을 예정이고, 해체 15년 만에 재결합 선언으로 뜨거운 관심을 모은 오아시스 역시 월드투어를 준비 중인 가운데, 국내 공연장소로 고양종합운동장을 검토하고 있다는 소문이 돌고 있다.
고양종합운동장은 서울 대체 공연장으로 급부상하며, K-POP을 넘어 전 세계적 슈퍼스타들의 무대로 발돋움하고 있다. 칸예 웨스트가 쏘아 올린 이 '고양 열풍'이 앞으로 어떤 거대한 뮤직 시너지를 일으키게 될지, 국내외 공연계가 눈길을 주목하고 있다.
이승길 기자 winnings@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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