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걔가 우리 팀에 올 뻔했지. 어릴 때부터 잘 던졌어.”
롯데 자이언츠 김태형 감독에게 지난 19일(이하 한국시각) 대만 타이난 아시아 태평양 국제야구훈련센터에서 KIA 타이거즈 신인 우완투수 김태형(19) 얘기를 떠냈다. 그러자 김태형 감독은 웃더니 위와 같이 말했다.
롯데는 2025 KBO 신인드래프트 4순위 지명권을 갖고 있었다. 김태형을 뽑을 수 있었지만 좌완 김태현을 뽑았다. 결국 KIA가 김태형을 지명하면서 김태형과 김태형의 만남은 불발됐다. 김태형은 지난달 어바인 스프링캠프에 출국하면서 롯데에 지명됐을 경우 김태형 감독을 의식한 코멘트를 준비했다고 밝혀 웃음을 자아냈다.
어쨌든 김태형 감독도 김태형이 좋은 투수라는 걸 알고 있다. 원래 잘 던지던 투수라며 칭찬했다. 올해 신인 1~5순위(키움 히어로즈 정현우, 한화 이글스 정우주, 삼성 라이온즈 배찬승)가 전부 좋다며, 잘 성장하길 바랐다.
그런 김태형에게 22일 일본 오키나와 코자 신킨 스타디움에서 열린 히로시마 도요카프와의 첫 대외 연습경기 구원 등판은 의미 있었다. 세 번째 투수로 등판, 1이닝 2피안타 1탈삼진 2볼넷 3실점으로 부진했다.
김태형은 “긴장하지 않는다”라고 자신의 장점을 소개한 적이 있었다. 실제 이날 긴장을 과하게 했는지 너무 안 했는지 알 수 없다. 아무래도 프로에서 첫 등판이니 평소와 기분이 남달랐을 것이다. 국내 프로팀들과의 맞대결도 긴장될 수 있는데, 심지어 레벨이 높은 일본 프로팀을 상대로 비공식 데뷔전을 치렀다.
김태형은 포심 140km 중반에 차분하게 경기를 풀어가는 운영능력, 안정적인 커맨드와 변화구 구사능력이 강점이다. 한 마디로 완성형 선발투수다. 투구수는 26개로 많았다. 볼이 많았을 것이다. 그래도 포심 145km까지 찍은 건, 운동 자체를 충실히 해왔음을 의미한다.
슬라이더, 커브, 포크볼을 고루 구사했다. 프로에 안착하려면 변화구의 구종 가치가 상당히 중요하다. 이미 자신도 이 부분이 중요하다고 인지한 상태다. 이날 등판 내용에 대해 이미 정재훈, 이동걸 코치와 피드백 교환이 끝났을 것이다.
김태형은 경험을 꾸준히 쌓아야 한다. 당연히 지금 얻어맞는 게 낫다. 롯데 김용희 2군 감독은 젊은 투수들이라면 스프링캠프 연습경기서 얻어맞고 복기도 하면서 나아지는 게 오히려 긍정적이라고 설명했다. 좋은 결과를 내면 정말 잘 했다고 생각하고 느슨해질 수 있다는 얘기다.
김태형은 앞으로 연습경기에도 꾸준히 등판할 전망이다. 국내 시범경기 역시 선발이든 중간이든 기회를 얻을 듯하다. 그래야 이범호 감독도 김태형에 대한 활용법을 확실하게 정리할 수 있다. 잃을 게 없다. 김태형이 좋은 페이스를 보여주면 1군에서 5선발이나 롱릴리프로 쓰면 되고, 정 안 되면 퓨처스리그에서 착실하게 선발투수 수업을 받게 해도 된다.
이제 출발선에 선 신인투수다. 한 경기 부진했다고 어떠한 평가를 남기기엔 대단히 이른 시점이다.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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