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인천공항 이정원 기자] “제 낡은 스파이크를 보시더니 선물을 주셨어요.”
이숭용 감독이 이끄는 SSG 랜더스는 미국 플로리다에서 1차 스프링캠프를 진행했다. 21일 귀국한 SSG는 22일 하루 휴식을 취한 후 23일 일본 오키나와로 2차 스프링캠프를 소화하기 위해 떠났다.
2차 스프링캠프 명단에 신인은 1라운드 지명 포수 이율예와 2라운더 투수 신지환뿐이다. 대형 포수 유망주 이율예는 이미 어느 정도 기회를 받을 것이 유력했던 선수지만, 신지환의 합류는 의외라면 의외일 수 있다.
신지환은 성남고 출신으로 뛰어난 제구력을 바탕으로 최고 구속 146km의 패스트볼과 완성도 높은 슬라이더를 구사해 안정된 경기 운영 능력이 돋보이는 왼손 투수다. “디셉션 동작이 있어 치기 까다로울 것 같다”라는 게 이숭용 감독의 말이었다. SSG는 계약금 1억 2천만원을 안겼다.
23일 출국을 앞두고 인천국제공항에서 취재진과 만난 신지환은 “캠프 분위기가 경직된 분위기일 줄 알았는데 선배님들이 너무 잘 챙겨주셨다. 잘 녹아들 수 있게 환경을 잘 만들어주셔서 생활이 편했다”라며 “기술적인 부분은 아직 보완해야 될 부분이 많지만 부상 없이 1차 캠프를 완주한 부분에 대해 만족스럽게 생각한다”라고 이야기했다.
보완할 점을 묻자 신지환은 “좌타자 상대로 나서는 쓰임새 있는 투수가 되려면 슬라이더를 조금 더 보완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러면 충분히 1군 마운드에 오를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한다”라며 “그래도 겨울에 웨이트를 많이 해서 그런지 체력이나 컨디션이 나쁘지 않다. 처지는 느낌이 없었다”라고 말했다.
고등학교 졸업과 함께 프로 대선배들과 함께 했다. 아마와 프로의 차이점은 무엇일까.
신지환은 “아무래도 아마추어는 시간을 채우는 느낌이 강했다면 프로는 스케줄대로 자기가 알아서 잘 해야 한다. 무엇보다 체계적인 게 크다. 루틴이 없으면 힘들지 않을까 생각한다. 그래서 선배님들이 어떻게 생활하는지 조용히 지켜봤다. 선배님들만의 팁이나 루틴을 캐내려고 했다. 시즌 치르면서 나의 루틴을 어떻게 정립할지 하나하나 생각해 보려고 한다”라고 힘줘 말했다.
미국에서 일화가 있다. 대선배 노경은이 특별한 선물을 건넨 것이다. 노경은과 신지환은 성남고 선후배 사이.
신지환은 “고등학교 때 신던 스파이크를 들고 갔다. 낡은 것인데, 경은 선배님이 보시고 밥 먹은 후에 ‘지환아 와 봐’ 하시면서 스파이크를 하나 사주셨다. 또 러닝화도 쉬는 날 쇼핑하러 나갔을 때 사주셨다. 만약 1군에서 머무는 시간이 많아진다면 경은 선배 '팻'처럼 따라다니고 싶다(웃음). 좋은 것을 보고 듣는다면 나에게 도움이 많이 되지 않을까”라고 미소 지었다.
지난 시즌을 끝으로 은퇴를 선언한 정우람 한화 이글스 코치가 롤모델이었다는 신지환. “피지컬적인 부분, 같은 좌완 투수라는 점 때문에 많이 참고했던 것 같다”라고 운을 뗀 신지환은 “지금 당장은 안타도 많이 맞아보고, 뭐가 되든 경험을 해야 한다. 이것저것 경험을 해봐야 빨리 성장을 하지 않을까 싶다. ‘볼넷 줄 바에는 안타 맞아라’ 하는 말이 있지 않나. 나 역시 그렇게 생각한다. 선배님들도 지금 당장을 생각하지 말고 길게 보라고 말씀을 하셔서 조급하게 하지 않으려 한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끝으로 “내 목표는 1군 등록일수 100일이다. 더 나아가 이닝은 원래는 50이닝이었지만, 30이닝으로 줄였다. 급하게 생각하지 않겠다”라며 “플로리다에서 최고 구속이 141km까지 나왔는데 시즌 때 가면 더 올라간다. 캠프 때는 아프지만 않는다면 구속은 알아서 올라올 거라 크게 신경 쓰지 않고 제구를 잡는 데에만 신경 쓰겠다”라고 다짐했다.
인천공항 = 이정원 기자 2garden@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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