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TV 시장서 약진 보인 중국…한국과 점유율 격차도 좁혀
중국 '가격 공세' 맹추격에 프리미엄 차별화 삼성·LG
[마이데일리 = 황효원 기자] 글로벌 시장에서 중국의 TV 출하량이 한국을 처음 앞섰다. 중국 가전업체들이 가격 경쟁력을 앞세우는 데서 벗어나 고급형 제품을 속속 출시하며 글로벌 시장 공략에 나선 만큼 국내 가전업체들도 대책 마련이 시급한 상황이다.
23일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지난해 출하량을 기준으로 중국 TV 브랜드인 TCL·하이센스·샤오미의 합산 점유율은 31.3%로, 삼성전자·LG전자의 점유율 28.4%를 앞질렀다. 중국 브랜드의 점유율은 2020년 24.4%에서 2021년 26.3%, 2023년 29.6%를 기록한 뒤 지난해 처음으로 30%대를 넘어섰다. 같은 기간 한국 브랜드의 점유율은 매년 감소해 2020년 33.4%에서 2023년 29.8%로 하락했다.
매출 점유율도 중국 브랜드는 상승하고 있지만 한국 브랜드는 하락했다. 삼성전자는 2020년 31.9%에서 2024년 28.3%로, LG전자는 16.5%에서 16.1%로 하락했다. 반면 TCL은 7.4%에서 12.4%로 상승했다.
중국 가전업체들의 한국 시장 진출 경쟁은 더욱 치열해지고 있다. 글로벌 TV 출하량 2위인 TCL은 2023년 한국법인 TCL코리아를 설립해 한국 시장에 진출했다. 이들은 중저가 세탁건조기, 스마트 주방가전 등 다양한 제품을 선보이며 한국 기업들의 입지를 위협하고 있다.
중국 가전의 안방 가전 공략이 매서워지자 안방을 지키려는 국내 가전 업체들은 더욱 속도를 내고 있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매출액 기준 선두 자리를 지키고 있지만 중국 가전 업체들의 맹추격에 점유율이 조금씩 떨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삼성전자와 LG전자 등 국내 가전업체들은 수익성이 높은 초대형·고화질 프리미엄 제품 중심으로 수익성 확보에 나서고 있다. 삼성전자는 특히 '거거익선' 전략에 맞춰 115형을 포함한 다양한 라인업을 선보일 예정이다.
2500달러(360만원) 이상 고가 프리미엄 TV시장에서도 삼성전자와 LG전자가 굳건한 경쟁력을 보였다. 1위인 삼성전자가 절반에 가까운 49.6%의 점유율을 차지했고, LG전자도 30.2%로 2위를 기록했다. TCL과 하이센스의 점유율은 각각 1.6%, 0.9%로 중국 기업의 영향력이 미비한 상황이다.
지난해 인공지능(AI) TV 시대를 연 삼성전자는 네오(Neo) QLED·OLED 등 프리미엄 제품 중심의 전략으로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LG전자 역시 OLED TV 시장에서 매출을 유지하고 있다. LG전자는 AI 기술과 콘텐츠를 활용한 초격차 전략을 추진하는 한편 초대형·고화질 프리미엄 TV에 집중하면서 전 세계에 보급된 자사 TV OS를 기반으로 사업을 강화하고 있다.
LG전자는 최근 TV에 AI 기능 접근성을 높이고 있다. 올해 신제품의 리모컨에 AI 전용버튼을 탑재했다. 또 올해 LG 스마트 TV에 탑재되는 웹OS 25에 LLM(대형언어모델)을 적용해 '가족이 함께 볼 수 있는 영화를 추천해줘' 같은 복합적인 질문을 이해하고 답변해 준다.
LG전자는 지난해 웹OS의 광고 콘텐츠 사업 매출이 1조원을 돌파했고 삼성전자도 스마트 TV에 탑재된 타이젠 OS를 활용한 콘텐츠 사업을 강화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안방 시장인 한국에서 점유율을 빼앗기는 상황을 대비하기 위해서는 한국 정부의 적극적인 대응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온다. 이충훈 유비리서치 대표는 "중국과의 가격 경쟁은 더욱 심화할 것인데 국가 차원의 보조금 지급, 대(對)중 관세 부과 등 시장을 지킬 수 있는 대책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황효원 기자 woniii@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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