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웅진, 프리드라이프 인수 추진…본격 시장 진출
코웨이 등 렌털업체도 상조 서비스 개시
올해 선수금 10조원 돌파 전망…신사업 동력 '눈길'
기존 업체와 과당 경쟁 우려…국회, 상조산업법 제정 시급
[마이데일리 = 심지원 기자] 교육·렌털업체들이 10조원 규모의 상조 시장에 출사표를 던지면서 상조 업계에 지각변동을 예고하고 있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웅진은 국내 상조 업체 선수금 규모 1위 프리드라이프 인수를 위해 프리드라이프 최대 주주인 사모퍼드 운용사 VIG파트너스로부터 배타적 우선협상권을 확보했다.
프리드라이프는 지난 2002년 설립 이후 '장례 토털 케어 시스템'과 고객 생애 전반을 케어하는 '토털 라이프 케어 서비스'를 중심으로 활동을 전개해왔다. 이를 통해 2023년 업계 최초로 자산총액과 선수금 모두 2조원을 돌파하며 국내 상조 시장에서 선수금 규모를 가장 최대로 키웠다.
프리드라이프의 뒤를 이어 선수금 규모가 큰 것은 보람그룹과 교원그룹이다. 보람상조개발과 보람상조라이프 등 보람그룹 법인들의 선수금은 1조5000억원, 교원라이프의 경우 1조32000억원을 보유하고 있다.
만일 웅진이 오는 5월까지 진행되는 본계약까지 잘 마무리 짓는다면, 후발 주자임에도 불구하고 단숨에 상조 업체 1위로 도약하게 된다.
웅진 관계자는 "교육, 정보기술(IT), 레저 등 기존 계열사가 보유한 제품과 상조 서비스를 결합한 상품을 구상하고 있다"며 "사업 포트폴리오 안정화와 다각화를 위해 전략적으로 인수를 추진했다"고 설명했다.
교육업계에서는 교원이 가장 먼저 상조 시장에 진입했다. 교원라이프는 지난 2010년 설립돼 장례식장 및 장의 관련 서비스를 시작했다. 이후 헬스케어, 가전, 여행, 반려동물 등 라이프 전반으로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올해에는 직영 장례식장인 '교원예움'의 신규 장례식장을 추가로 확보할 계획이다.
대교의 경우 자사 상조 계열사인 대교뉴이프가 지난달 서울 성북·송파 등 주간보호센터(데이케어센터) 7개소를 포함해 수도권 장기요양센터 10개소를 인수하는 등 시니어 사업을 강화하고 있다. 또 상조 서비스 '나다운 졸업식'도 새롭게 선보이고 있다.
렌털업체인 코웨이 역시 지난해 10월 '코웨이라이프솔루션'을 설립한 뒤 올 상반기 상조 사업을 본격적으로 개시할 예정이다. 코웨이라이프솔루션은 장례 서비스 및 요양 서비스 등 생애주기를 아우르는 종합 케어 서비스를 제공할 방침이다.
현재 코웨이는 렌털 서비스와 상조 서비스를 결합한 상품을 시험 판매하고 있다. 이용자가 상조 상품을 가입한 뒤 코웨이 렌털 서비스를 이용할 시 상품 일정 금액을 할인해주는 형태로 진행 중이다.
이처럼 기업들이 상조 시장에 발을 들이는 것은 상조 상품이 선결제와 구독 서비스 구조로 이루어져 있어 안정적인 수익 창출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특히 교육업계의 경우 줄어드는 인구와 고령화 시대로 인해 미리 장례 산업을 신성장 동력으로 점찍고 키워나가겠다는 전략이다.
실제로 상조 산업을 가파른 상승세를 보여주고 있다. 공정거래위원회에 따르면 지난해 3월 말 기준 국내 상조 서비스 가입자 수는 2020년 630만명에서 2023년 890만명으로 늘었다. 이는 약 41.27%가 증가한 수치다.
선수금 규모 역시 지난해 3월 말 기준 9조4486억원에 달했다. 업계에서는 올해 선수금이 10조원을 돌파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다만 전문가들은 현재 상조업을 담당하는 관할 부서가 없어 주요 기업들이 상조 시장에 진출하게 될 경우 기존 업체와 과당 경쟁이 벌어질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차용섭 한국상조산업협회장은 "상조업은 공정위 특수거래과에서만 관리되고 있기 때문에 지나친 경쟁을 막기 위해서는 국회와 정부가 상조산업법 제정과 관할 부처 지정 등을 통해 산업의 안정적인 발전을 도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심지원 기자 sim@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