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혜성 ML 적응하기 위해 노력” 315억원 멀티맨 마이너행? 로버츠 배려…2보 전진 위한 1보 후퇴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메이저리그에 적응시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김혜성(26, LA 다저스)의 마이너리그행 가능성에 대해 관심이 집중된다. LA 타임스는 26일(이하 한국시각) 데이브 로버츠 감독의 김혜성 마이너리그행 시사에 대해 보도했다. 로버츠 감독은 “김하성이 타석에서 계속 조정하면서 마이너리그에서 시즌을 시작할 수 있다”라고 했다.

김혜성은 3+2년 2200만달러 계약을 체결했다. 마이너리그 거부권은 없다. 때문에 LA 다저스가 부담 없이 김혜성을 마이너리그에 내렸다가 올릴 수 있다. 마이너리그 거부권이 있으면 오히려 다저스가 김혜성을 개막과 함께 마이너리그에 올렸다가 메이저리그에 안 올릴 수도 있다. 마이너 거부권 자체가 메이저리그에 있을 때 발동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김혜성에게 마이너 거부권이 없기 때문에, 다저스는 김혜성을 언제든 마이너리그에 내려갔다가 메이저리그에 올릴 수 있는 셈이다. 미국 언론들은 김혜성이 주전 2루수로 나설 것이라고 바라보지만, 데이브 로버츠 감독은 일단 시범경기서 2루수, 유격수, 중견수로 고루 내보낸다. 선발 출전할 때도 있고 백업으로 나설 때도 있다.

한 마디로 팀에서 크리스 테일러, 키케 에르난데스의 롤이 김혜성에게도 가능한지 테스트하는 셈이다. 토미 에드먼이 주전 중견수로 뛸 것으로 보이고, 미겔 로하스는 중앙내야 백업으로 한정된다. 대신 김혜성은 장래성을 감안해 주전 2루수와 멀티 요원의 가능성을 동시에 시험한다고 보면 된다.

김혜성은 어차피 메이저리그 투수들의 빠른 공에 적응할 시간이 필요하다. 마이너리그에서 잠시 조정기를 갖고 메이저리그에서 뛰는 것도 나쁘지 않다. 적응이 덜 된 상태서 메이저리그에서 계속 성적이 떨어지면서 자신감을 잃는 게 오히려 더 안 좋을 수 있다.

로버츠 감독은 다저스네이션에 김혜성의 기용을 두고 “수비적으로 매우 원활할 것이다. 공격적으로도 확실히 적응 속도가 빠르다. 빠른 공을 처리할 수 있고, 필드 전체를 사용할 수 있다. 그리고 달릴 수 있다”라고 했다.

설령 다저스가 김혜성을 마이너리그에 보내도 장기간 방치하는 게 아니고, 김혜성을 빅리그에서 더 잘 활용하기 위한 목적일 가능성이 크다. 2200만달러 계약자를 마이너리그용이라고 못 박는 경우는 거의 없다.

로버츠 감독은 “김혜성에겐 반복이 필요하다. 시범경기에 최대한 내보내면서, 빅리그에 적응시키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 그는 이미 빠르게 학습하고 있다. 빅리그에 적성이 있다는 것도 보여줬다”라고 했다. 단, 현 시점에서 김혜성의 강점과 김혜성이 다저스에 미칠 좋은 점에 대해선 확답하지 않았다.

다저스네이션은 “김혜성은 한국에서 골드글러브급 성적을 냈지만, 공격력은 부족했다. 현재로선 로스터에 들어갈 것이란 보장은 없다. 크리스 테일러, 앤디 파헤스, 제임스 아웃맨, 에디 로사리오와 함께 다재다능함이 차별화 요소가 될 수 있는 마지막 두 자리를 놓고 경쟁한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다저스네이션은 “김혜성이 외야에서 자리를 확보할 수 있다면 개막일에 가까워질수록 도움이 될 것이다”라고 했다. 외야수비까지 더 확실하게 소화하면 멀티요원으로 개막엔트리에 들어갈 수 있을 것이란 예상이다. 주전 2루수는 고사하고 빅리그 진입에 대한 확답도 하지 않았다. 일단 지켜볼 필요가 있다.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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