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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하던대로 하면 된다.”
‘혜성특급’ 김혜성(26, LA 다저스)이 마침내 메이저리그 데뷔 첫 홈런을 터트렸다. 김혜성은 2일(이하 한국시각) 미국 애리조나주 글랜데일 카멜백랜치에서 열린 2025 메이저리그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의 홈 시범경기에 8번 유격수로 선발 출전, 2타수 1안타(1홈런) 1타점 1볼넷 3득점으로 맹활약을 펼쳤다.
김혜성은 다저스 코칭스태프의 권유로 방망이를 든 위치를 어깨에서 가슴 부근으로 내렸다. 빠른 공에 빨리 반응하기 위해, 히팅포인트까지 빠르게 가기 위한 변화였다. 이정후(27,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는 실패했던 그 변화를 김혜성은 과감히 시도하고 있다.
데이브 로버츠 감독의 마이너리그행 가능성 발언까지 나오면서, 김혜성에 대한 주목도가 크게 올라간 상황. 당연히 생소한 폼으로 치니 타격감이 살아날 리 없었다. 여러모로 심리적으로 위축될 법한 상황에 처했다.
최근 대만 가오슝 스프링캠프에서 만난 키움 히어로즈 홍원기 감독은 김혜성을 크게 걱정했다. 김혜성의 성격을 가장 잘 아는 스승이다. 결과가 안 나오면 더 쫓길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러나 잘할 것이라는 격려 또한 잊지 않았다.
3년전 키움에서 함께 뛴, 그리고 이번에 돌아온 야시엘 푸이그(35)는 김혜성을 전혀 걱정하지 않았다. “가만히 놔두면 알아서 잘할 것”이라고 했다. 설령 어려움을 겪어도 다저스에 슈퍼스타가 많으니, 그들에게 배우면 아무런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했다. 원래 야구를 잘 하는 선수라고 강조했다.
결국 결과로 반전해야 할 상황. 아무런 의미 없는 시범경기라고 해도 김혜성에겐 꼭 그렇지도 않았다. 그런 점에서 이날 마수걸이 홈런은 큰 의미가 있었다. 타격폼 변화에 성공적으로 적응 중이라는 걸 입증했다. 김혜성이 스스로 이 한 방으로 여유를 갖게 된 게 가장 큰 수확이다.
김혜성은 1-2로 뒤진 5회말 1사 주자 없는 상황서 우완 매이슨 블랙의 초구 91.6마일 포심이 가운데로 들어오자 놓치지 않고 가볍게 배트를 돌렸다. 좌측 담장을 넘기는 솔로포였다. 타구속도 95.6마일, 발사각은 31도였다.
김혜성은 홈런을 치고 재빨리 누상을 돌아 덤덤하게 홈 플레이트를 밟았다. 다행스러운 건 김혜성의 멘탈이 크게 흔들리지 않는다는 점이다. 1일 디 어슬래틱과의 인터뷰서도 어차피 어느 팀에 가도 야구는 어려운 것이고, 도전해야 한다면 다저스에서 하고 싶었다고 강조했다. LA 에인절스와 계약했다면 마이너거부권을 얻었을 것이란 전망을 일축하는 코멘트였다.
키움 사람들은 저 멀리 대만에서 김혜성을 응원하고 격려한다. 홍원기 감독과 코치들, 프런트가 시간 날때마다 김혜성과 이정후의 활약상을 체크한다는 후문이다. 이날은 김혜성을 향한 간절한 염원이 닿은 하루였다.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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