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경현 기자] 박병호(삼성 라이온즈)가 시범경기서 첫 대포를 쏘아 올렸다. 상대가 김광현(SSG 랜더스)이라 더욱 의미가 크다.
삼성은 9일 대구 삼성 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2025 KBO 시범경기 SSG와의 홈 경기에서 7-0으로 승리했다. 이날 박병호는 3번 타자 겸 지명타자로 선발 출전해 3타수 1안타 1홈런 1득점 2타점을 기록했다.
첫 타석부터 방망이가 불을 뿜었다. 1회말 선두타자 김지찬이 안타를 치고 나갔다. 김헌곤이 삼진으로 물러나 1사 1루가 됐고, 박병호가 타석에 들어섰다. 김광현의 초구는 바깥쪽 높은 곳에 형성된 146km/h 패스트볼. 박병호의 방망이가 헛돌았다. 두 번째 공도 직구. 144km/h의 빠른 공이 가운데로 몰렸다. 박병호가 방망이를 돌렸고, 이 타구는 115m를 비행해 좌측 담장을 넘어갔다.
첫 타석부터 자신의 임무를 완수했다. 남은 두 타석은 우익수 플라이, 삼진 아웃으로 물러났다. 6회말 1사 2루에서 대타 강민호와 교체, 경기를 마쳤다.
만원 관중이 박병호의 홈런을 지켜봤다. 이날 라이온즈파크는 총 23063석을 열었고, 모든 좌석에 관중이 빈틈없이 들어찼다. 같은 날 열린 5경기에서 총 71288명이 입장, 대구에 가장 많은 관중이 입장했다. 71288명은 역대 시범경기 일일 최다 관중이다.
2022년 KT 위즈로 이적한 박병호는 35홈런을 치며 홈런왕에 등극, 부활을 알렸다. 2023년에도 18홈런을 때려냈다. 지난 시즌은 쉽지 않았다. 타율은 1할대를 맴돌았고, 홈런도 3개밖에 터지지 않았다. 부진이 길어지자 대타로 출전하는 날이 늘었다.
트레이드로 삼성 유니폼을 입게 됐다. 5월 28일 삼성과 KT는 오재일과 박병호를 맞바꾸는 대형 1대1 트레이드를 단행했다. 삼성은 "박병호는 팀에 필요한 오른손 장타자로서 팀 타선의 좌우 밸런스를 공고하게 함은 물론 월등한 홈런 생산성이라는 장점을 펜스 거리가 짧은 라이온즈 파크에서 극대화시킬 것으로 기대된다"고 했다.
그 말대로였다. 이적 후 첫 경기인 29일 키움 히어로즈전부터 홈런을 쏘아 올렸다. 30일은 침묵했지만 31일 한화 이글스전 역전 스리런 홈런 포함 5타수 3안타 1홈런 2득점 3타점을 적어냈다. 다음 날에도 3점포를 터트렸다. 이적 후 5경기에서 7안타 3홈런 8타점을 쏟아냈다.
삼성과 박병호의 궁합은 완벽했다. 박병호는 푸른 유니폼을 입고 76경기에 출전, 61안타 20홈런 60타점 타율 0.245 OPS 0.839를 기록했다. 라이온즈파크에서 39경기를 뛰었고 30안타 14홈런 44타점 타율 0.263 OPS 1.044를 적어냈다.
드디어 풀타임을 홈에서 뛸 수 있게 됐다. 대구에서 39경기 14홈런을 친 박병호는 72경기에 출전한다면 산술적으로 25.8홈런을 친다는 계산 결과가 나온다. 제대로 된 계산이 아니기에 재미로만 봐야 한다. 하지만 시즌의 절반을 대구에서 뛴다는 사실은 박병호에게 매우 큰 호재다.
2016년 라이온즈파크 개장 이후 박병호는 대구에서 총 79경기에 출전했고, 76안타 29홈런 타율 0.289 OPS 1.065를 기록했다. 홈런은 고척(52홈런)과 수원(40홈런)에 이어 가장 많다. 장타율(0.662)은 4경기에 출전한 청주(1.563)를 제외하면 제일 높은 수치.
동기부여도 확실하다. 이번 시즌이 끝나면 다시 FA 자격을 얻는다. 최고령 타자 최형우(KIA 타이거즈)도 41세의 나이로 2년 22억원의 준척급 계약을 맺었다. 38세 박병호는 성적에 따라 더욱 큰 규모의 계약이 가능하다.
오는 22일을 시작으로 2025시즌이 막을 연다. 풀타임 삼성에서 뛰는 박병호는 몇 개의 아치를 그리게 될까.
김경현 기자 kij4457@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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