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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김혜성은 다저스의 자산이다.”
김혜성(26, LA 다저스)이 애리조나에서의 시범경기 일정 막바지에 방망이에 슬쩍 불이 붙는 모양새다. 11일(이하 한국시각) 미국 애리조나주 글렌데일 카멜백랜치에서 열린 2025 메이저리그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와의 홈 시범경기에 대주자 교체투입, 1타수 1안타 2득점 1도루를 기록했다.
대주자로 투입되자마자 2루 도루에 성공하더니 타석에선 103.4마일짜리 좌전안타를 만들었다. 수비는 유격수에 이어 중견수로도 투입됐다. 김혜성은 근래 유격수로 교체투입 되는 경우가 많은 걸 봐서, 사실상 주전 2루수 경쟁서는 밀린 듯하다. 14경기서 27타수 6안타 타율 0.222 1홈런 3타점 6득점 OPS 0.656.
타격폼 변화에 슬슬 적응하는 모습이 역력하다. 그러나 다른 선수들보다 성적이 월등히 좋은 건 아니다. 대신 최근 경기력을 보면 수비와 주루에서 최선을 다하며 다저스가 기대한 부분들을 충족시켜주고 있다.
이제 다저스는 도쿄에 가기 전까지 딱 1경기 남았다. 12일 클리블랜드 가디언스전이다. 이 경기 전후로 도쿄행 비행기를 탈 31명의 선수가 확정될 것으로 보인다. 여기서 5명은 도쿄시리즈에 실제로 출전하지 못하는 택시 스쿼드로 묶인다. 이 변수는 일단 제외하고, 김혜성으로선 클리블랜드전까지 최선을 다한 다음 구단의 통보를 기다리면 된다.
애슬론 스포츠는 이날 김혜성의 메이저리그 투수들에 대한 빠른 공 고전, 시범경기 성적에 대한 의문, 그에 따른 마이너리그행 가능성을 보도했다. 단, 다저스도 이런 어려움을 예상하고 3+2년 2200만달러 계약을 준 것이라고 강조했다.
애슬론 스포츠는 “다저스는 그가 메이저리그의 속도와 경쟁에 적응하면서 몇 가지 어려움을 예상했지만, 그 과정이 즉각적이지는 않을 것이라는 점을 이해했다. 새로운 리그에서의 성장이 곧은 길은 아니라는 점을 인식하고 인내심을 갖고 있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애슬론 스포츠는 “느린 출발에도 불구하고 다저스는 김 감독의 수비 다재다능함을 높이 평가하고 있다. 주전 포지션은 2루수이지만 유격수와 중견수로도 테스트해 잠재적인 역할을 확대하고 있다. 필드를 이동할 수 있는 능력 덕분에, 다저스는 뎁스와 라인업 유연성을 확보할 수 있다”라고 했다.
심지어 애슬론 스포츠는 “다저스는 김혜성의 초반 성적이 실망스러웠지만 우려하지 않고 있다. 다저스는 그의 기량과 적응력을 자산으로 보고 있으며 메이저리그 투수들에게 더 많이 노출될수록 리듬을 찾을 수 있을 것으로 본다. 다저스는 그의 발전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으며 곧 기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라고 했다.
사실 도쿄행 티켓을 못 따는 것도, 마이너리그로 가는 것도 뼈 아프긴 해도 그것이 다저스에서의 야구인생의 끝을 의미하는 건 절대 아니다. 마이너 거부권이 없기 때문에, 오히려 다저스는 마음 편하게 시즌 중 언제라도 김혜성을 메이저리그에 올릴 수 있다.
김혜성으로선 마이너리그에서 꾸준히 출전해 타격폼을 최종적으로 정립하면 메이저리그에 올라와서 좋은 타격을 보여줄 수 있다. 트리플A도 어려운 리그다. KBO리그보다 수준이 높다. 김혜성이 이대로 메이저리그 무대를 밟으면 꾸준한 출전기회를 잡기 어렵고, 타격폼 정립도 더딜 수밖에 없다. 이것만 되면 수비와 주루는 언제든 OK다.
도쿄로 못 가도, 마이너리그로 가도 인생이 끝나는 건 아니다. 절망 끝에서 늘 새로운 꽃이 피는 법이다. 김혜성에겐 3년이란 시간이 있다. 급할 필요 없다. 그것이 야구이고 인생이다.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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