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GEEF 기조연설
[마이데일리 = 이보라 기자]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현재 출산율이 지속되면) 2050년대 이후 마이너스 성장을 피하기 어려울 수 있다”고 말했다.
이 총재는 14일 글로벌지속가능발전포럼(GEEF) 기조연설에서 “우리나라의 작년 합계출산율이 0.75로 2023년보다 소폭 상승했으나 이 출산율이 지속되면 한국 잠재성장률은 2040년대 후반 0%대까지 하락할 것”이라며 이같이 전했다. 이어 “국내총생산(GDP) 대비 국가채무 비율도 2023년 46.9%에서 50년 후 182%까지 치솟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총재는 한국 출산율이 낮은 원인은 높은 경쟁 압력과 고용·주거·양육 불안이라고 분석했다. 일자리와 사교육이 밀집한 수도권으로 인구가 몰린 데 따른 영향이다.
이를 해결하기 위한 방안으로 거점도시 육성과 지역별 비례선발제를 제시했다. 거점도시를 육성해 우리나라의 국토 면적과 인구수를 고려해 2∼6개의 소수 거점도시에 정책지원을 효율적으로 집중해야 한다는 의견이다. 지역별 비례선발제란 대학이 자발적으로 입학 정원의 대부분을 지역별 학령인구 비율을 반영해 선발하되, 선발 기준과 전형 방법 등은 자유롭게 선택하는 방식이다.
이 총재는 “지역별 비례선발제는 주요 대학들의 의지만 있다면 즉시 도입이 가능하다”며 “그러나 우리나라에서는 성적순 선발만이 가장 공정하다는 인식이 유독 강한 탓에, 지역별 비례선발제에 부정적 여론이 여전히 존재한다”고 말했다.
또다른 과제로는 기후변화를 꼽았다. 이 총재는 “우리나라의 그린 택소노미(녹색분류체계)를 국제기준에 맞춰 재정비할 필요가 있다”며 “작년 4월 기준 t당 6달러에 불과한 우리나라 탄소배출권 가격을 현실적 수준으로 조정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탄소배출권 거래제(K-ETS)도 개선해 현재 90%에 이르는 무상 할당 비율을 단계적으로 축소하고 배출권 총량도 점진적으로 줄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보라 기자 bora@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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