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광주 김진성 기자] “최형우 선배님은 뭘 던져도 칠 것 같다.”
키움 히어로즈 특급루키 정현우(19)가 데뷔전서 너무 강한 상대를 만났던 건 사실이다. KIA 타이거즈 타선은 KBO리그 최강의 화력을 자랑한다. 2024시즌 팀 타율 0.301이었다. 김도영과 박찬호, 두 간판 내야수가 부상으로 빠졌음에도 정현우는 압박을 받았다고 털어놨다.
사실 정현우가 데뷔전서 김도영을 상대하는 게 가장 큰 관심사였다. 그러나 무산됐다. 정현우는 26일 광주 KIA전서 5이닝 8피안타 4탈삼진 7사사구 6실점(4자책)으로 승리투수가 된 뒤 김도영을 두고 “붙으면 좋았지만, 아쉽게 못 하게 됐다. 딱히 그걸 생각하지는 않았다”라고 했다.
그렇다면 정현우가 붙어본 KIA 타자들 중 가장 인상 깊은 선수, 가장 까다로운 선수는 누구였을까. 단연 타격장인 최형우다. 정현우는 “최형우 선배님이다. 그냥 뭘 던져도 일단 칠 것 같다”라고 했다. 긴 말이 굳이 필요 없었다.
최형우는 이날 정현우와 네 번 맞붙었다. 4타수 2안타 2타점 1득점을 기록했다. 첫 만남은 0-1이던 1회말 2사 주자 없는 상황이었다. 정현우는 초구에 하이패스트볼을 구사했다. 142km였다. 약간 바깥쪽으로 던졌으나 최형우는 힘차게 잡아당겨 우중간 담장을 직격하는 2루타를 만들었다.
정현우가 말한 “뭘 던져도 칠 것 같다”는 결국 2회말 두 번째 타석인 듯하다. 4-2로 앞선 2사 만루였다. 이미 52개의 공을 던지며 고전하고 있던 상황. 이승호 투수코치와 베테랑 포수 김재현이 마운드에 올라 정현우를 다독이고 내려갔다.
정현우는 초구 포심을 몸쪽으로 높게 붙였다. 그러나 2구가 밋밋했다. 한가운데로 들어간 141km 포심이었다. 최형우는 순간적으로 무릎을 꿇으며 정확하게 잡아당겼다. 2타점 우전적시타를 뽑아냈다. 정현우의 실투였지만, 최형우의 테크닉도 돋보였다.
실제 최형우는 파워와 컨택 능력을 겸비한 타자다. 경험이 풍부해 타석에서 수싸움에 능하다. 정현우가 언제 어디로 무슨 공을 던지는지 마치 알고 치는 듯한 느낌이었다. 전성기보다 파워가 약간 떨어졌지만, 특유의 테크닉으로 커버한다. 특히 찬스에서 강해 현역 KBO리거 최고의 클러치히터이기도 하다.
정현우는 그런 최형우에게 데뷔전서 제대로 쓴맛을 봤다. 그러나 4~5회에는 잇따라 외야 뜬공으로 요리하며 자신감도 얻었다. 결국 정현우에게 필요한 건 경험이다. 이제 막 시작한 신인이고, 범상치 않은 기량, 실링을 가진 선수인 건 분명하다. 최형우를 통해 프로의 맛을 제대로 느낀 정현우가 심기일전해 다음등판을 준비한다.
광주=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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