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잠실 김경현 기자] "KBO리그에서 최고의 투수가 되는 게 목표다"
'가을 남자' 데니 레예스가 복귀전을 성공적으로 치렀다. 깔끔한 승리와 함께 2025시즌 남다른 포부를 전했다.
레예스는 30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5 신한 SOL Bank KBO리그 두산 베어스와의 원정 경기에 선발 등판해 5이닝 3피안타(1피홈런) 무사사구 5탈삼진 2실점으로 승리투수가 됐다.
5이닝을 67구로 정리하는 효과적인 투구였다. 구속은 최고 147km/h, 평균 144km/h가 나왔다. 직구 14구, 슬라이더 21구, 커터 12구, 징커 10구, 체인지업 10구를 구사했다.
경기에 앞서 박진만 감독은 "첫 게임이다 보니 투구 수는 조금 조절하겠다"며 "레예스가 5회까지 던져주면 최상의 시나리오"라고 말한 바 있다. 그러면서 박진만 감독은 농담조로 "레예스에게는 '무조건 5회까지 던져라'라고 했다"며 웃었다. 레예스는 박진만 감독의 말을 성실하게 수행했다.
모든 투수가 가장 어려워하는 1회. 레예스는 깔끔하게 경기를 시작했다. 선두타자 정수빈에게 2구 연속 볼이 들어갔다. 3구째 첫 스트라이크를 꽂았고, 4구 146km 패스트볼로 중견수 뜬공을 유도했다. 김재환은 1구 만에 우익수 뜬공으로 처리했다. 강승호는 헛스윙 삼진을 뽑아내며 삼자범퇴 이닝을 완성했다.
2회에도 레예스는 제이크 케이브를 1루수 땅볼, 양의지를 유격수 땅볼, 김기연을 헛스윙 삼진으로 솎아냈다.
하위타선에서 일격을 맞았다. 첫 타자 오명진이 유격수 직선타로 아웃된 가운데 박계범이 3루수 방면 빗맞은 땅볼을 쳤다. 김영웅이 맨손 캐치를 시도했는데, 한 번에 공을 잡지 못했다. 공식 기록은 3루수 앞 내야안타. 이유찬이 중견수 앞에 떨어지는 안타를 쳤다, 1루 주자 박계범은 3루까지 향했다, 정수빈이 좌익수 방면 뜬공을 쳤고 3루 주자 박계범이 홈을 밟았다. 레예스가 김재환을 헛스윙 삼진으로 잡아내며 추가 실점을 막았다.
4회에는 장타를 허용했다. 레예스는 선두타자 강승호에게 초구 144km/h 직구로 헛스윙을 유도했다. 2구 체인지업이 하필이면 가운데로 몰렸다. 강승호가 이를 놓치지 않고 좌월 담장을 넘기는 추격의 솔로 홈런을 쳤다. 그러나 더는 흔들리지 않았다. 레예스는 케이브를 1루수 땅볼, 양의지를 헛스윙 삼진, 김기연을 3루수 땅볼로 돌려세웠다.
박진만 감독과 약속한 5회. 레예스는 오명진-박계범-이유찬을 각각 범타로 처리하며 세 번째 삼자범퇴 이닝을 기록했다. 6회부터 좌완 배찬승이 등판, 레예스는 임무를 마쳤다. 구자욱의 결승타와 이재현의 쐐기 2타점 적시타가 나왔고, 불펜진이 4이닝을 무실점으로 틀어막아 삼성이 3-2 승리를 따냈다. 레예스도 승리투수가 됐다.
경기 종료 후 만난 레예스는 "첫 경기인데 이렇게 경기를 할 수 있어서 너무나 좋다. 분위기를 이어가서 계속 좋은 결과를 만들어 냈으면 좋겠다"고 등판 소감을 전했다.
이날 잠실은 쌀쌀한 날씨와 더불어 눈이 내렸다. 경기에 앞서 선수들은 강한 눈발을 맞으며 훈련을 진행했다. 경기가 시작되고 해가 뜨는 듯싶었지만, 가끔 눈이 내리곤 했다. 눈의 영향인지 한 차례 ABS가 작동하지 않아 심판이 직접 스트라이크/볼 여부를 판정하기도 했다.
눈이 내리는 날 공을 던진 적이 있냐고 묻자 "2019년 포틀랜드에서 열린 경기에서 눈이 왔다"면서 "오늘 정말 추웠다. 추운 날씨와 상관없이 '내 공을 던지자'란 생각을 했다"고 했다.
부상 부위는 어떨까. 레예스의 정확한 부상 명칭은 오른쪽 발등 중족골 미세 피로골절. 피로골절인 만큼 부상 부위에 대한 관리가 필요하다. 레예스는 "계속 주시하고 최대한 조심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경기에 100%로 임할 수 있도록 많은 노력을 하고 있다"고 답했다.
올 시즌 목표를 묻자 "KBO리그에서 최고의 투수가 되는 게 목표다. 공을 잡는 순간부터는 100%의 전력으로 팀의 승리에 도움을 줄 수 있는 선수가 되도록 노력하고 싶다"고 밝혔다.
공교롭게도 지난 포스트시즌부터 추운 날씨 속에 공을 던지고 있다. 포스트시즌 3경기에서 3승 무패 평균자책점 0.44를 기록했고, 이날 역시 승리를 챙겼다.
레예스는 "작년 시즌에 많이 배웠다. 현재 (두산) 라인업을 좀 많이 보려고 했다. 라인업 안에서 작년에 맞붙었던 타자들도 있어서, 그런 기억들을 다시 생각을 하면서 준비를 하다 보니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잠실=김경현 기자 kij4457@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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