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이정원 기자] "세 경기 연속 홈런을 쳤다는 사실보다…"
KIA 타이거즈 외국인 타자 패트릭 위즈덤은 화려한 경력을 자랑한다. 2018년 메이저리그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에서 메이저리그 데뷔의 꿈을 이룬 위즈덤은 2021시즌부터 2023시즌까지 시카고 컵스에서 3년 연속 20홈런 이상을 때렸다. 2021시즌 106경기 78안타 28홈런 61타점 54득점 타율 0.231, 2022시즌 134경기 97안타 25홈런 67타점 66득점 타율 0.207을 기록했다. 2023시즌에는 97경기만 뛰고도 55안타를 쳤는데 그 가운데 홈런이 23개였다.
지난 시즌에도 75경기에 나서 27안타 8홈런 23타점 16득점 타율 0.171의 기록을 남겼다. 메이저리그에서만 88개의 홈런을 때렸으며, 장타율이 0.459에 달한다.
KIA는 2022시즌부터 지난 시즌까지 세 시즌 동안 409경기 487안타 63홈런 270타점 266득점 타율 0.302의 기록을 남긴 소크라테스 브리토와 재계약을 포기하고 위즈덤을 데려왔다. 총액 100만 달러에 KIA 유니폼을 입었다.
그 어느 때보다 기대가 컸던 위즈덤이지만 NC 다이노스와 개막 2연전은 단 한 개의 안타도 때리지 못했다. 5타수 무안타 3볼넷 2득점을 기록했다. 고무적인 건 안타를 때리지는 못했지만 볼넷 출루를 통해 팀 득점에 힘을 더한 것.
3월 25일 광주 키움 히어로즈전부터 조금씩 진가를 드러내기 시작했다. 데뷔 첫 안타를 홈런으로 연결한 것. 4회말 2사 2루에서 김윤하를 공략해 투런홈런을 만들었다. 그리고 3월 28일부터 30일까지 진행된 대전 한화 이글스와 3연전. 비록 팀은 1승 2패로 루징시리즈를 기록했지만, 왜 KIA가 소크라테스를 포기하고 위즈덤을 데려왔는지를 보여줬다.
28일 팀이 1-0으로 앞선 7회초 선두타자로 나서 한화 선발 코디 폰세의 153km 직구 초구를 그대로 공략했다. 위즈덤의 KBO리그 입성 후 두 번째 홈런. 대전 신구장의 역사적인 개장 첫 홈런의 주인공이 되었다.
29일에도 홈런이 나왔다. 1회 한화의 라이언 와이스를 상대로 솔로홈런을 뽑아내며 연이틀 홈런에 성공했다. 한화의 강속구 외인 듀오를 모두 흔든 것.
이게 끝이 아니었다. 30일에는 괴물 류현진을 상대로 홈런을 쳤다. 팀이 1-2로 뒤진 상황에서 6회초 선두타자로 나와 몸 쪽으로 낮게 들어오는 131km 커터를 제대로 잡아당겼다. 세 경기 연속 홈런. 비거리는 무려 125m였다. 2023년 8월 14일 토론토전에서 류현진에게 두 타석 연속 삼진 굴욕을 갚는 시원한 홈런이었다.
복수에 성공하는 홈런만이 아니다. 팀 승리에 발판을 마련하는 홈런이었다. 이날 경기 전까지 4연패에 빠져 있던 KIA는 이 홈런으로 분위기 반전의 계기를 마련했고, 5-3 승리를 가져오며 4연패에서 벗어났다.
위즈덤은 "내가 세 경기 연속 홈런을 쳤다는 사실보다 팀의 연패를 끊는 데 도움이 된 것 같아 기쁘다. 모든 선수들이 각자의 위치에서 제 역할을 다 해줬다. 선수들의 컨디션이 돌아온 것 같아 다음 경기가 기대된다"라고 했다.
이어 "승리가 분위기를 반전할 수 있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고, 삼성 라이온즈와 홈경기도 잘 준비하겠다"라고 덧붙였다.
김도영과 박찬호가 부상으로 빠진 상황에서 이범호 KIA 감독은 "위즈덤이 점점 적응을 하고 있다. 메이저리그에서 좋은 능력을 보여줬던 선수가 한국 와서 자기 커리어를 보여줄 거라 생각한다"라고 기대했다.
위즈덤은 "실력 있는 선수들과 함께 뛸 수 있어 기쁘고, 더욱 좋은 팀 성적을 위해 앞으로 맡은 자리에 최선을 다하고 싶다"라고 각오를 다졌다.
개막 2경기 0.000 부진을 딛고 위즈덤은 8경기 7안타 4홈런 8득점 타율 0.292 OPS 1.304로 KBO리그를 지배할 준비를 마쳤다.
이정원 기자 2garden@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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