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이정원 기자] "기다려야죠."
이범호 KIA 타이거즈 감독은 믿고 기다린다. 강속구 투수 조상우는 보답할 수 있을까.
KIA는 지난 시즌 통합우승의 주역 장현식이 LG 트윈스로 FA 이적하며 불펜에 공백이 생기자, 조상우를 트레이드를 통해 키움 히어로즈에서 데려왔다. KIA는 조상우를 데려오기 위해 현금 10억과 2026 신인 드래프트 1라운드, 4라운드 지명권을 내줬다.
2013년 1라운드 전체 1순위로 히어로즈 유니폼을 입은 이후 군 복무 기간 제외, 2024시즌까지 히어로즈에서만 뛰었다. 프로 통산 343경기(419⅓이닝)에 나와 33승 25패 88세이브 54홀드 평균자책 3.11을 기록했다. 2015년, 2019년 프리미어12 및 2020 도쿄올림픽 국가대표로 활약했다.
그러나 시즌 초반 활약은 좋지 않았다. 3월 22일 광주 NC 다이노스전에서 KIA 유니폼을 입고 첫 선을 보였는데 아웃카운트 하나 잡지 못하고 1피안타 2사사구를 기록하고 마운드를 내려갔다.
29일 대전 한화전에서는 7회 2사 2루서 최지민의 뒤를 이어 올라왔다. 노시환을 뜬공 처리하며 실점 없이 이닝을 마쳤다. 그러나 8회 선두타자 채은성과 문현빈에게 연속 안타를 맞은 후 포일이 나왔다. 1사 2, 3루서 마운드를 내려왔고, 황동하가 안치홍에게 적시타를 맞으면서 조상우의 실점이 올라갔다.
30일 경기 전에 이범호 감독은 "기다려야 한다. 스피드는 올라올 것이다. 어디 몸이 안 좋은 부분은 없다. 본인이 잘 알고 있다. 기다려주는 게 맞다"라고 운을 뗐다.
이어 "안 그래도 선수들이 다른 부분들 때문에 흔들리는데, 자극을 시키면 팀이 진짜 산으로 갈 수 있다. 아직 시즌 초반이지만 우리가 버텨야 하는 상황이다. 선수들을 믿고 기다리면 좋은 방향으로 갈 수 있다. 선수들이 안 흔들릴 수 있게 준비하겠다"라고 말했다.
이범호 감독은 5-3으로 앞선 7회말 1사 1, 2루에서 흔들리는 최지민을 대신해 조상우를 올렸다. 이번에는 조상우가 기대했던 모습 그대로를 보여줬다. 4번타자 노시환을 헛스윙 삼진으로 요리하더니 채은성을 유격수 땅볼로 처리했다. 8회에도 마운드에 올라 김태연 우익수 뜬공, 최인호 헛스윙 삼진, 문현빈을 1루 땅볼로 돌리며 1⅔이닝을 퍼펙트로 막았다.
조상우가 깔끔하게 5아웃을 처리하면서 KIA도 탄력을 받았고, 9회 마무리 정해영이 팀 승리를 지켰다. 4연패 탈출에 성공했다. 이범호 감독은 "조상우가 위기 상황에서 마운드에 올라 1⅔이닝을 완벽하게 막아준 게 팀 승리에 큰 도움이 됐다"라고 박수를 보냈다.
시즌 처음으로 1이닝 이상을 소화한 조상우는 "주자가 많이 쌓여있고 타이트한 상황에 올라갔지만, 평소와 다를 것 없는 마음으로 마운드에 올라갔다. 연패를 끊기 위해 잘 던져야겠다는 생각으로 올라갔는데, 생각한대로 잘 던질 수 있었다"라고 말했다.
아직 우리가 알던 조상우는 아니다. 원하는 구속이 100% 나오지 않고 있다. 그 역시 "앞으로 남은 경기가 많은데 아프지 않게 몸 관리를 잘 하면서 구속과 구위를 더 끌어올리겠다"라고 각오를 다졌다.
아직 시즌 초반이지만 KIA 불펜의 평균자책점은 8.07로 리그 9위다. 곽도규가 4경기 27.00, 이준영 4경기 6.75, 전상현 3경기 10.13으로 좋지 않다. 경험 많은 조상우가 힘이 되어야 한다.
조상우는 꽃감독의 믿음에 보답할 수 있을까.
이정원 기자 2garden@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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