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KIA 타이거즈가 김도영, 박찬호 없이 사는 법을 익혔다.
KIA의 시즌 초반 화두는 크게 두 가지다. 우선 김도영과 박찬호의 부상 이탈이다. 김도영은 3월22일 NC 다이노스와의 개막전서 오버런하고 1루로 돌아가다 햄스트링을 다쳤다. 4월 말에는 복귀가 가능할 것이란 시선이 많다.
박찬호는 3월25일 광주 키움 히어로즈전서 2루에 도루를 하다 오른 무릎을 다쳤다. 벤트 레그 슬라이딩을 하다 무릎을 그라운드에 찧었다. 큰 부상은 아니지만, 보호 차원에서 1군에서 말소됐다. 4~6일 잠실 LG 트윈스 3연전서 복귀할 것으로 보인다.
또 하나의 화두는 불펜이다. KIA 불펜은 야구통계사이트 스탯티즈 기준 평균자책점 8.07로 리그 9위다. 3월26~27일 광주 키움전, 3월28~29일 대전 한화 이글스전서 4연패를 당할 때, 불펜 난조로 3패가 만들어졌다.
마무리 정해영을 필두로 곽도규, 이준영, 조상우, 전상현, 최지민 등 필승계투조 멤버들이 최소 한 차례 이상 흔들렸다. 임기영은 2군에 내려간 상태다. 그나마 4연패서 벗어날 때 불펜이 리드를 지키면서 충격에서 벗어났다.
알고 보면 두 가지 이슈는 연동된다. 수비가 흔들리면 불펜투수들이 불안해질 수밖에 없다. 불펜이 흔들리면 수비수들이 불필요한 수비시간이 늘어나며 집중력이 떨어질 수 있다. 예를 들어 4연패가 시작될 때, 유격수로 나선 윤도현의 포구 실책으로 키움 타선이 불타오른 측면은 분명히 있었다. 대전 3연전 첫 경기서도 수비가 살짝 불안한 장면이 있었다.
그래도 이범호 감독의 대처는 인상적이다. 김도영과 박찬호가 동시에 빠지자 윤도현을 폭넓게 기용하려던 계획을 단 1경기만에 접었다. 윤도현이 수비부담이 있는 걸 간과한 실수를 사실상 인정했다. 그리고 수비력이 좋은 김규성과 홍종표를 좀 더 적극적으로 기용했다. 공수밸런스를 갖춘 변우혁을 1군에 올려 출전시간을 주기 시작했다.
현재 김규성 유격수, 변우혁 3루수, 전천후 백업 홍종표 체제가 가장 짜임새 있어 보인다. 김규성은 한화 3연전 마지막 날에 2안타를 날리며 공수에서 제 몫을 했다. 변우혁도 출전시간만 충분히 보장을 받으면 얼마든지 능력을 보여줄 수 있는 선수다.
불펜은 좀 더 긴 호흡으로 지켜볼 필요가 있다. 결국 실점하고 무너졌던 그들이 해줘야 한다. 그들의 세부적 역할을 조금씩 수정할 수는 있지만, 그들 없이 V13은 불가능하다. 대안은 없다. 이범호 감독과 정재훈 투수코치, 이동걸 불펜코치가 이들이 더 좋은 경기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컨디션 유지 및 관리에 만전을 기울일 필요는 있다. 아직 3월 말, 4월 초다. 정상 컨디션으로 올라가는 과정이라고 봐야 한다.
그렇게 KIA가 김도영, 박찬호 없이 야구하는 법을 익히고 있다. 수업표는 4연패. 이걸로 뼈 아프다고 할 필요는 없다. 장기레이스에서 지금보다 더 절망적인 일이 있을 수도 있다. 아직 10경기도 안 했다. KIA의 V13 레이스는 지금부터 시작이다.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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