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인천 김경현 기자] "무조건 몸쪽 승부가 오겠다고 확신했다"
SSG 랜더스의 오태곤이 2경기 연속 끝내기 안타를 신고했다. KT 위즈 배터리의 생각을 간파한 덕분에 안타를 칠 수 있었다.
오태곤은 6일 인천 SSG 랜더스필드에서 열린 2025 신한은행 SOL Bank KBO리그 KT와의 홈 경기에서 6번 타자 겸 1루수로 선발 출전해 끝내기 안타 포함 4타수 2안타 1타점을 기록했다.
2회초 1사 1루 첫 타석에서 3루 땅볼로 물러난 오태곤은 5회초 무사 1루 두 번째 타석에서 좌중간 안타를 신고했다. 다만 최준우가 삼진, 박지환의 타구가 더블 아웃으로 연결되며 득점에는 실패했다.
득점권 찬스를 날렸다. 7회말 1사 1, 2루에서 오태곤이 세 번째 타석에 들어섰다. 소형준은 초구 몸쪽 투심을 선택했다. 투심이 스트라이크 존보다 안쪽으로 향했는데, 오태곤이 방망이를 내며 투수 땅볼로 물러났다. 최준우도 땅볼로 아웃, SSG는 득점 기회를 놓쳤다.
9회말 영웅이 됐다. 1사 만루에서 오태곤이 타석에 섰다. 상대는 KT 마무리 투수 박영현. 박영현의 초구는 몸쪽 볼이 됐다. 2구 역시 몸쪽으로 몰렸는데, 오태곤의 방망이가 거침없이 돌아갔다. 이 타구는 좌측 펜스 최상단을 때리는 끝내기 홈런이 됐다.
KBO리그 4호 2경기 연속 끝내기 홈런이다. 앞서 문규현(2016년 6월 28-29일), 박한이(2018년 7월 21-22일), 주효상(2020년 6월 18-19일) 2경기 연속 끝내기를 친 바 있다. 3경기 연속 끝내기의 주인공은 아직 없다.
경기 종료 후 만난 오태곤은 "야수 베테랑 저하고 (김)성현이 형밖에 없어서, 책임감을 어린애들보다는 저희가 안고 가는 게 맞다고 생각한다"며 "책임감을 갖고 임했는데 하늘이 도와주신 것 같다"고 소감을 전했다.
포인트는 '몸쪽'이었다. 오태곤은 "그전 타석(7회말 1사 1, 2루 세 번째 타석)에 득점 찬스가 하나 있었는데, 너무 조급하게 쳤다. 몸쪽으로 (공이) 잘 들어오긴 했다"며 "다시 찬스가 왔을 때(9회말 1사 만루)는 일단 초구를 지켜봤다. 몸쪽이 잘 들어왔다. 스트라이크인 줄 알았는데 ABS가 반응을 안 하더라. 그래서 무조건 몸쪽 승부가 오겠다고 확신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왼쪽 어깨를 많이 열어놨다. (몸쪽) 공을 놓치지 않기 위해. 체인지업은 나가다 걸릴 것이란 생각이 있었기 때문에 직구 놓치지 말자고 생각했다"며 "1사 만루였기 때문에 외야로 플라이만 치면 됐다. (3루 주자) 기예르모 에레디아가 발이 빠르니까 가벼운 마음으로 쳤던 게 운이 좋았다"고 했다.
타격을 마친 순간 끝내기를 직감하고 손을 들어 올렸다. 오태곤은 "외야 플라이인 줄 알았다. 외야로 가는 순간 무조건 끝났다고 생각했다"며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육아를 전담하다시피 하는 아내에게 고마움을 전했다. 오태곤 부부는 2020년 첫 아들을 봤다. "아내가 야구만 할 수 있게 도와준다. 인터뷰로 맨날 육아한다고 하는데, 육아 안 하거든요. 아내가 정말 야구만 할 수 있게 (육아를) 많이 한다. 집에 들어와서 피곤하면 그냥 쉬라고 한다. 자기가 힘든데도, (아내에게) 항상 너무 고맙고 감사하다"고 고개를 숙였다.
SSG는 단독 2위를 질주하고 있다. 시즌 전 중하위권으로 전망됐지만, 그 예상을 깨고 선전 중이다. 오태곤은 "저희는 DNA가 있는 팀"이라며 (최)정이 형이 책임감 갖고 빨리 왔으면 좋겠다. 저는 죽을 것 같다"고 농담을 건넸다.
인천=김경현 기자 kij4457@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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