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부산 박승환 기자] 두산 베어스가 길고 길었던 일요일 17연패의 늪에서 드디어 벗어났다. 이승엽 감독이 퇴장까지 감수하며 분위기 반전을 위해 애썼고, 두산 선수단은 끝까지 포기하지 않았다.
두산은 6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2025 신한은행 SOL Bank KBO리그 롯데 자이언츠와 팀 간 시즌 3차전 원정 맞대결에서 난타전 끝에 15-12로 짜릿한 역전승을 거두며 위닝시리즈를 거뒀다.
▲ 선발 라인업
두산 : 이유찬(좌익수)-정수빈(중견수)-양의지(지명타자)-양석환(1루수)-강승호(3루수)-김기연(포수)-추재현(우익수)-박준영(유격수)-박계범(2루수), 선발 투수 김유성.
롯데 : 전준우(좌익수)-정훈(지명타자)-나승엽(1루수)-빅터 레이예스(우익수)-유강남(포수)-김민성(2루수)-윤동희(중견수)-이호준(유격수)-전민재(3루수), 선발 투수 터커 데이비슨.
이날 경기의 관전 포인트는 두산의 특정 요일 연패 기록이었다. 두산은 지난해 5월 26일부터 지난주까지 일요일 경기에서 17연패를 기록 중이었다. 두산은 이미 지난주 삼미의 수요일(1982~1983년), 롯데의 화요일(2014년) 16연패를 넘어 불명예 신기록을 작성했다. 그대로 위닝시리즈로 한 주를 마무리하기 위해선 반드시 승리가 필요한 상황. 하지만 롯데를 넘어서진 못했다.
경기 초반의 분위기를 잡은 것은 롯데였다. 롯데는 1회말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정훈이 두산 선발 김유성을 상대로 좌익수 방면에 안타로 물꼬를 틀더니, 빅터 레이예스가 볼넷을 얻어내면서 만들어진 득점권 찬스에서 전날(5일) 305일 만에 홈런을 터뜨리는 등 물오른 타격감을 뽐냈던 유강남이 좌측 담장을 직격하는 2타점 2루타를 폭발시키며 기선제압에 성공했다.
이날 두산 선발 김유성은 지난 3일 키움 히어로즈전에서 경기를 매듭짓기 위해 마무리 투수로 한차례 마운드에 올랐는데, 당시 아웃카운트를 만들어내지 못하고 2볼넷으로 부진했다. 이에 이승엽 감독은 4일 경기에 앞서 "제구 난조가 어제(3일) 나와서 다행이다. 미리 했다고 생각하고, 모레(6일) 경기에서는 그런 모습을 보이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그런데 사령탑의 우려는 현실이 됐다.
김유성은 2회말 선두타자 윤동희를 삼진 처리한 뒤 이호준에게 안타를 맞은 뒤 급격하게 흔들리기 시작하더니, 결국 전민재와 전준우에게 연속 볼넷을 헌납하며 만루 위기를 자초했다. 이에 이승엽 감독은 '교체'라는 칼을 빼들었다. 롯데는 이 기회를 제대로 살렸다. 롯데는 만루에서 정훈이 땅볼로 한 점을 뽑아내더니, 레이예스가 두 명의 주자를 추가로 불러들이며 간격을 벌렸다.
두산도 당하고 있지만은 않았다. 두산은 3회초 정수빈과 양의지가 롯데 선발 터커 데이비슨을 상대로 연속 안타를 뽑아내며 2, 3루 기회를 잡더니, 양석환과 강승호, 김기연이 세 타자 연속 적시타를 터뜨리며 고삐를 당겼다. 그리고 4회초에는 박계범과 이유찬 정수빈이 롯데의 바뀐 투수 박진을 상대로 연속 안타로 만루 찬스를 손에 쥐었고, 양의지와 양석환이 연속 희생플라이를 기록하며 균형을 맞춘 뒤 강승호가 역전 적시타를 폭발시키며 흐름을 바꿨다.
이후에도 양 팀의 치열한 타격전 흐름은 이어졌다. 롯데는 4회말 공격에서 나승엽의 볼넷과 레이예스의 안타로 마련된 찬스에서 김민성이 다시 경기를 원점으로 돌렸다. 그리고 5회말 1사 2루에서는 전준우가 다시 리드를 되찾는 적시타를 터뜨렸다. 당초 2주 주자였던 이호준은 홈에서 아웃판정을 받았으나, 비디오판독 결과 두산 포수 김기연의 홈 충돌 방지법 위반이 확인되면서, 판정이 세이프로 번복됐다. 이 장면에서 항의를 하던 이승엽 감독은 퇴장 조치됐다.
이승엽 감독이 더그아웃을 빠져나가게 된 후 두산은 6회초 정수빈의 볼넷과 양의지의 안타, 폭투로 찾아온 2, 3루에서 양석환의 희생플라이로 다시 7-7 동점을 만들었다. 하지만 사령탑 퇴장 효과는 크지 않았다. 롯데가 6회말 만루에서 전민재와 전준우의 활약에 힘입어 9-7로 다시 리드를 되찾은 까닭. 그리고 롯데는 7회말 김민성이 스리런포를 쏘아 올리며 간격을 더 벌렸다.
하지만 경기가 끝날 때까지 결과를 속단할 수 없었다. 두산은 8회 1, 2루에서 추재현이 1타점 2루타, 박계범이 3타점 3루타를 때려내며 간격을 1점차로 좁혔고, 이어지는 무사 3루에서 김인태가 다시 땅볼로 주자를 불러들이면서 다시 경기는 팽팽한 균형을 이루더니, 양석환이 천금같은 역전 투런포를 작렬시켰다. 그리고 9회초 한 점을 더 달아나며 쐐기를 박았고, 마무리 김택연이 1⅔이닝 세이브로 팀 승리를 지켜냈다.
부산 = 박승환 기자 absolute@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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