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AVG 0.169.
21세기 들어 팀 타율 1할대를 기록한 팀은 없었다. 그런데 올 시즌 한화 이글스는 놀랍다. 6일 대구 삼성 라이온즈전까지 팀 타율 0.169에 머물렀다. 당연히 압도적 최하위다. 급기야 6일 삼성 선발투수 데니 레예스에게 KBO 역대 최초 퍼펙트게임 희생양이 될 뻔했다.
레예스는 이날 7이닝 1피안타 6탈삼진 무실점으로 시즌 2승을 따냈다. 그런데 7회까지 단 1명의 주자도 내보내지 않았다. 8회초 선두타자 문현빈에게 몸쪽 컷패스트볼을 넣다 우전안타를 맞고 노히트, 퍼펙트 행진이 동시에 막을 내렸다.
삼성은 곧바로 이호성을 마운드에 올리며 레예스를 뺐다. 이미 투구수가 92개였다. 잔부상으로 개막과 함께 로테이션을 한 차례 거른 레예스는 다른 선발투수보다 빌드업 과정이 늦다. 교체는 적절한 조치였다. 레예스는 140km대 후반의 포심에 투심, 커터, 슬라이더, 체인지업을 섞어 한화 타선을 압도했다.
그런데 한화 타선은 레예스가 내려간 뒤에도 반등하지 못했다. 이호성 역시 삼성이 주목하는 구위형 영건이긴 하지만, 무사 1루서 실마리를 풀어가지 못했다. 노시환이 곧바로 유격수 병살타로 찬물을 끼얹었고, 임종찬은 루킹 삼진을 당했다. 9회에도 삼자범퇴였다. 결국 이날 한화는 전날 2홈런을 친 문현빈의 1안타 외엔 단 1명도 출루하지 못했다.
한화는 3월22일 KT 위즈와의 개막전 6안타-4득점을 시작으로 아직 개막 후 한 번도 두 자릿수 안타, 두 자릿수 득점을 기록하지 못했다. 25~27일 잠실 LG 트윈스전서는 사흘 내내 2안타밖에 못 쳤다. 3월28일 KIA 타이거즈와의 홈 개막전 7안타-7볼넬 7득점이 가장 타선이 활발한 날이었다. 3월29일 대전 KIA전 9안타가 올시즌 한 경기 최다안타다.
시즌 9패 중 4패가 0득점 패배다. 팀 타율이 0.169이니 대부분 선수의 타율이 1할대다. 이도윤이 0.400이지만, 5경기서 5타수 2안타다. 문현빈이 12경기서 0.259로 가장 높다. 이재원과 최재훈, 두 포수가 0.250이다. 황영묵은 2할에 턱걸이했다. 이진영은 0.231이지만, 6경기 출전에 그쳤다. 여기까진 그나마 낫다.
김태연(0.196), 노시환(0.163), 심우준(0.179), 채은성(0.167), 에스테반 플로리얼(0.128), 임종찬(0.136)이 줄줄이 1할대다. 급기야 안치홍은 0.067, 최인호는 9타수 무안타로 아직 타율이 없다. 김경문 감독은 근래 타순을 흔들고 있지만, 이 정도의 지독한 집단 슬럼프에는 그 어떤 감독이라도 답을 찾기 어렵다.
올 시즌 한화는 FA 심우준으로 센터라인 수비를 강화했고, FA 엄상백으로 선발진을 강화했다. 마운드와 디펜스를 튼튼하게 하는 건 장기레이스에서 매우 바람직한 일이다. 그러나 이것도 타선이 어느 정도 보조를 맞춰줘야 시너지가 나는 법이다. 타선이 너무 안 터지면 투수들이 지치는 건 당연하고, 야수들이 수비에서도 쫓길 수밖에 없다. 악순환의 고리를 끊고 치고 올라가려면 타선의 대대적 반등이 절실하다.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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