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능
[마이데일리 = 김도형 기자] '소문난 잔치에 먹을 것 없었다'는 말이 딱 들어맞는 프로젝트였다. 지드래곤과 김태호 PD의 '굿데이' 말이다.
13일 방송된 '굿데이' 8회에서는 지드래곤과 함께하는 2025 굿데이 프로젝트의 마지막 이야기가 그려졌다. '굿데이' 식구들의 목소리로 음원을 완성하는 마지막 여정이 공개됐다.
이날 방송에서 단체곡인 도시아이들의 '텔레파시', '달빛 창가에서' 녹음이 진행됐다. 지드래곤은 방송 초반 CL, 정형돈, 기안84 등의 디렉팅을 직접 진두지휘하며 프로젝트 마무리에 힘을 쏟았다. 개인 콘서트로 디렉팅을 끝까지 마무리 짓지 못한 지드래곤은 태양과 코드 쿤스트의 힘을 빌려 프로젝트를 마무리 지었다. 알려진 대로 화려한 라인업이 녹음에 참여했다. 배우 김고은, 황정민, 임시완, 개그맨 홍진경, 정형돈, 가수 데프콘, 부석순(세븐틴) 등이 프로젝트에 힘을 보탰다.
모든 일정을 끝낸 지드래곤은 "내가 망치진 않을까 걱정했다"면서도 "저도 함께여서 너무 큰 영광이었다"라고 소감을 전했다. 특히나 "좋은 취지에 다 응해주셔서 큰 힘이 됐다. '음악'을 통해서 더 많은 사람들과 잠깐이나마 즐겁고, 웃을 수 있었다"며 "제가 쉴 때 빅뱅 멤버들만 있었다면 지금은 멤버가 30명이 됐다"며 출연진에게 고마움을 표현했다.
지난해 말부터 시작된 '굿데이' 프로젝트가 약 5개월 만에 끝이 났다. 지난해 말 섭외 관련 기사가 쏟아질 때만 해도 이러한 성적표는 기대하지 못했을 것이다. 황정민, 김고은, 에스파, 부석순, CL, 코드 쿤스트, 태양, 대성, 데프콘, 조세호, 정형돈, 홍진경 등 국내 내로라하는 스타들이 총출동했으나 시선이 분산되며 임팩트가 떨어졌고, 이도 저도 아닌 것이 돼버렸다는 평가가 쏟아졌다.
신곡의 부재도 아쉬움으로 남는다. 그동안의 음악 프로젝트 같은 경우, 디렉터의 색깔이 가득 담긴 신곡으로 시청자의 호기심을 자극하며 프로그램을 꾸준히 볼 수 있게 하는 힘을 만들어냈다. 하지만 이번엔 신곡 없이 기존 곡을 리메이크하는 쉬운 길을 택했다. 제작은 편해졌지만 그만큼 궁금증을 유발하는 데 실패했고, 이는 화제성이 뚝 떨어지는 계기가 되고 말았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출연진 중 배우 김수현의 대형 리스크가 터지면서 통편집이 불가피했다. 이에 프로젝트 흐름이 뚝뚝 끊기는 악영향까지 더해졌다. 지난달 23일 한차례 결방하기도. 당시 결방 이유로 '재정비 및 완성도'라는 말을 꺼냈지만, 김수현 논란 때문에 '편집 시간이 필요했기 때문 아니었겠냐'는 반응이 나오기도 했다.
주인공인 지드래곤도 비판에서 자유로울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개인 콘서트 일정으로 자신의 이름을 건 프로그램의 디렉팅도 끝까지 마무리하지 못한 채 동료에게 부탁하고 말았다. 프로그램 중반 '8년 만에 여는 개인 콘서트 준비와 프로젝트를 병행'하기엔 물리적으로 힘들어 동료의 힘을 빌렸다는 자세한 설명이 있긴 했다. 틈틈이 디렉팅도 줬다지만 이렇게 포장하기엔 책임감이 부족했다는 일부의 지적을 피하긴 어렵게 됐다.
김 PD의 아쉬움도 클 것으로 보인다. 지난 2022년 퇴사 후 3년 만에 '친정'인 MBC에서 선보이는 예능이라는 점에서도 절치부심하며 '뭔가 보여줘야겠다'는 의지가 강했을 텐데 말이다. 과거 '무한도전'의 색깔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한 포맷과 예상치 못한 악재 등으로, 대중으로부터 냉정한 성적표를 받아 들게 됐다.
김도형 기자 circle@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