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대구 김경현 기자] "105구까지만 던지게 해달라고 하더라"
삼성 라이온즈 외국인 투수 아리엘 후라도가 '에이스'다운 헌신을 선보이고 있다.
후라도는 지난 20일 대구 삼성 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2025 신한은행 SOL Bank KBO리그 롯데 자이언츠와의 홈 경기에 선발 등판해 6이닝 5피안타(2피홈런) 2볼넷 5탈삼진 3실점을 기록했다.
승리를 챙기진 못했지만 '1선발'다운 멋진 투구였다. 후라도는 2회까지 무려 50개를 던졌다. 1회는 볼넷 1개만을 내주고 실점 없이 넘겼다. 2회 나승엽에게 솔로 홈런, 윤동희의 안타에 이어 유강남에게 투런 홈런을 맞았다. 이후 안타 2개를 더 내줬지만 추가 실점을 막고 이닝을 마쳤다. 5이닝 소화도 버거운 투구 수. 하지만 후라도는 남은 4이닝을 54구로 틀어막고 QS를 달성했다.
팀에게 감동적인 메시지를 전달했다. 경기 종료 후 자신의 SNS에 한글로 "나는 내 팀을 위해 100% 헌신할 것"이라고 적었다. 또한 "우리 모두는 여러 번 이기고 싶어 하지만, 그것은 불가능하다. 인생에는 좋은 순간보다 나쁜 순간이 더 많지만, 누구도 잃고 싶어 하지 않는다"라며 "시즌이 막 시작되고 있으며 모든 것이 잘될 것임을 알게 될 것이다. 팀은 모든 사람에게 그들이 원하는 기쁨을 주기 위해 매일 싸우고 있다"고 했다.
올 시즌 후라도는 불운하다. 6경기에서 모두 QS를 찍었고, 평균자책점도 2.70으로 준수하다. 하지만 1승 3패로 승운이 따르지 않고 있다. 패배 중에는 8이닝 2실점 완투패도 있다. 득점 지원이 3.8점에 불과하다. 그럼에도 팀원과 팬에게 괜찮다는 메시지를 전달한 것.
22일 박진만 감독은 "1선발답게 우리 팀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분위기가 안 좋다 보니 후라도가 앞에서 그렇게 움직여 주는 것. 분위기도 알고, 한국 야구 3년째니까 그런 역할을 충분히 할 수 있는 능력이 있다"고 고마움을 전했다.
그러면서 20일 비화를 전했다. 후라도는 5회까지 투구 수 94개를 기록했다. 충분히 마운드를 내려가도 이해할 상황. 하지만 후라도가 피칭을 자청했고, 6회까지 경기를 책임졌다고 한다.
박진만 감독은 "화요일 100구를 넘게 던져서 그만 던지게 하려고 했는데, 본인이 '105구까지만 던지게 해달라'고 하더라. 그런데 딱 104구로 던지더라"라고 했다.
이어 "1선발이고, 의욕도 있고, 팀을 위해 헌신하고, 그런 모습에 1이닝 정도는 더 믿어도 되겠다 싶어서 더 던지게 했다"고 덧붙였다.
워낙 승운이 없어 박진만 감독도 미안한 모양새다. 후라도는 지난 15일 LG전도 7이닝 1실점으로 패전투수가 됐다. 다음날 박진만 감독은 "시즌은 아직 많이 남았다. 분명 타선 도움받으면서 승리할 것이라 생각한다"고 했다.
박진만 감독은 "지금 보니까 다 1등이더라. 승 빼고. 더 이상 후라도에 대해 이야기할 것이 없다. 자기가 갖고 있는 퍼포먼스를 다 보여주고 있다"고 믿음을 보였다.
3월 22일 시즌 개막전 이후 승리가 없다. 하지만 흔들리지 않고 제 몫을 해내고 있다. 대부분의 투수는 호투에도 승리가 따라오지 않으면 흔들리기 마련이다. 하지만 후라도는 굳건하게 팀의 중심을 지키고 있다.
대구=김경현 기자 kij4457@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