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부산 박승환 기자] "1선발은 계산이 서야 하는데"
롯데 자이언츠 찰리 반즈는 23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2025 신한은행 SOL Bank KBO리그 한화 이글스와 팀 간 시즌 3차전 홈 맞대결에 선발 등판해 5이닝 동안 투구수 98구, 6피안타 4볼넷 3탈삼진 6실점(4자책)으로 무너졌다.
지난 2021년 처음 롯데의 유니폼을 입은 반즈는 데뷔 첫 시즌 31경기에 등판해 12승 12패 평균자책점 3.62를 기록하며 '에이스'로 자리매김했다. 당시 반즈는 좌완 투수를 상대로 압도적으로 강한 모습을 보이며 '좌승사자'라는 별명을 손에 넣었다. 그리고 2023시즌 또한 30경기에서 11승 10패 평균자책점 3.28로 2년 연속 좋은 활약을 이어갔다.
그런데 지난해부터 반즈의 폼이 심상치 않다. 좌타자를 상대로 극강의 모습을 보였던 반즈는 작년부터 우타자에게 강하고, 좌타자에게는 약한 모습을 보이는 등 25경기에서 9승 6패 평균자책점 3.35의 성적을 남겼다. 부상으로 공백기를 갖긴 했지만, 그래도 작년까지 반즈는 나쁘지 않은 모습이었다. 문제는 올해다. 반즈는 현재 6경기에서 2승 4패 평균자책점 5.67을 기록하는데 머무르고 있다.
반즈는 데뷔 첫 시즌을 제외하면 단 한 번도 시즌 초반 좋았던 적이 없다. 하지만 이렇게까지 오랜 기간 부진한 모습을 보이고 있는 것은 또 처음이다. 특히 24일 경기의 경우 롯데는 공격도 해보지 못한 채 한화에 승기를 빼앗겼다. 선두타자 황영묵에게 땅볼을 유도했으나, 2루수 고승민의 실책으로 주자를 보낸 탓이었을까. 반즈는 좀처럼 안정을 찾지 못하는 모습이었다.
황영묵을 실책으로 내보내고 에스테반 플로리얼에게 안타를 맞는 등 1사 1, 2루 위기에서 반즈는 노시환에게 첫 적시타를 맞았다. 이후 채은성에게 볼넷을 내주며 만루 위기를 자초했고, 이진영과 임종찬에게 연속 적시타, 이재원에게 희생플라이를 허용하면서 1회에만 무려 5점을 헌납했다.
실점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반즈는 2회 플로리얼에게 2루타를 맞으며 다시 한번 실점 위기 상황에 놓였고, 노시환에게 적시타를 6점째를 헌납했다. 반즈는 3회 첫 삼자범퇴를 마크했으나, 4회에는 볼넷 두 개를 헌납하며 또다시 불안한 모습을 내비쳤다. 그리고 5회를 무실점으로 마무리했지만, 롯데는 경기 초반부터 넘겨준 분위기를 되찾지 못했고, 한화의 8연승 제물이 됐다.
김태형 감독은 24일 경기에 앞서 반즈에 대한 질문이 나오자, 고심을 하고 있다는 생각을 밝혔다. 사령탑은 "눈에 보이게 구위가 안 좋다. 다음 경기 한 번 더 지켜보겠다"면서도 "더 좋아질 여지는 안 보일 것 같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올해까지 4년 연속 동행을 이어가고 있지만, 지금의 상황에서 개선된 모습을 보이지 못한다면, 올해 포스트시즌 진출을 목표로 삼고 있는 롯데 입장에선 칼을 꺼내들 수밖에 없다. 김태형 감독은 "외국인 선수와는 이야기할 게 없다. 외국인 선수들은 그냥 보여줘야 한다"며 최근 불펜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송재영과 정현수에 대한 이야기에 "걔네들 기쁜 것보다는 반즈 슬픈 게 더 크다"고 말했다.
몸 상태에도 문제가 없는데, 도대체 무엇이 문제일까. 김태형 감독은 "1선발은 계산이 나와야 한다. 반즈는 구위 자체가 많이 떨어졌다. 특히 3회 정도가 지나면 140km 정도 밖에 안 나온다. 그리고 슬라이더와 체인지업으로 카운트를 잡고, 헛스윙을 유도해야 하는데 밋밋하다. 직구는 힘으로 이겨내는 것도 필요한데, 그런게 안 된다. 그러다 보니 반즈도 더 코너로 공을 던지려고 하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일단 반즈가 거듭 부진하고 있지만, 로테이션을 걸러줄 생각은 없다. 사령탑은 "뭔가 결정을 하고 어떤 상황이 나오기 전까지는 계속 던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다음 등판에 반즈의 운명이 걸려 있게 됐다.
부산 = 박승환 기자 absolute@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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