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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잠실 김경현 기자] "사실 부담을 잘 안 느끼는데…"
서울 SK의 '에이스' 안영준이 드디어 펄펄 날았다. 21득점을 폭발시키며 '정규리그 MVP'다운 모습을 보였다. 안영준은 그간 마음고생이 심했다고 고백했다.
SK는 13일 서울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열린 2024-2025 KCC 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7전 4선승제) 5차전 86-56으로 승리했다
이날 안영준은 26분59초를 뛰며 21득점 2리바운드 1어시스트 2스틸로 맹활약했다. 야투율은 무려 66.7%다. 경기에서 최고 득점을 올렸고, 자밀 워니(17득점 10리바운드)와 아이재아 힉스(16득점 7리바운드)와 함께 SK를 승리로 이끌었다.
경기 종료 후 안영준은 "팀원들이 4차전 이기면서 오늘(13일)도 마지막이라고 생각하고 다 같이 뛰자고 했다"며 "이제 뭘 해야 잘 풀리는지 이전 경기를 통해서 알게 됐다. 오늘 그 부분이 잘 맞았다"고 총평을 남겼다.
소감과 함께 "개인적으로 많이 힘들었는데 괜찮다"는 말을 남겼다. 무엇이 안영준을 괴롭혔을까. 안영준은 "사실 부담을 잘 안 느끼는데 앞선 경기에서 부진하다 보니 점점 부담이 쌓이더라. 팀원들도 저를 믿고 플레이하는데, 제가 해 줘야 하는데 못 해주니 부담이 생겼다"고 조심스럽게 말했다.
안영준은 올 시즌 정규리그 국내 선수 MVP로 뽑혔다. 경기당 평균 33분25초를 뛰며 14.2득점 5.9리바운드 2.7어시스트 1.4스틸로 맹활약했다. 하지만 챔피언결정전에서는 'MVP'다운 퍼포먼스를 보여주지 못했다. 1차전 11득점 5리바운드, 2차전 9득점 3리바운드, 3차전 7득점 6리바운드에 그쳤다. 평균 득점은 겨우 9점이다. 주포가 침묵하니 SK의 승리는 요원했다.
4차전부터 물꼬가 트이기 시작했다. 13득점 8리바운드로 정규리그에서 보여줬던 모습이 나오기 시작했다. 야투율은 62.5%. 5차전 21득점을 폭발시키며 우리가 알던 안영준으로 돌아왔다.
전희철 감독은 SK 선수단이 '리듬'을 되찾았다고 했다. 그 리듬이 무엇인지 묻자 "뛰면서 '이때 패스 줬으면 좋겠다' 할 때 패스가 오면 진짜 좋다. 4차전과 5차전 때 그런 패스가 오니까 선수들에 대한 믿음이 생긴다. 수비도 '도와줬으면 좋을 것 같은데' 생각할 때 그런 부분에서 도와준다. 수비나 감각적인 부분에서 믿음이 생긴다"라고 설명했다.
경기 끝나고 진행하는 비디오 미팅도 큰 도움이 됐다. 안영준은 "끝날 때마다 경기를 처음부터 돌려본다. 이럴 때는 어떻게 했으면 좋겠다, 이렇게 하면 좋을 것 같다는 식으로 미팅을 했다"라며 "한 컷 한 컷 잘라서 수비적인 부분이나 공격적인 위치도 세부적으로 조정한다. 패턴도 안 되는 게 있으면 감독님께 바꿔 달라고 한다"고 말했다.
벼랑 끝에서 기사회생했다. 3연패 이후 2승을 챙기며 '리버스 스윕' 가능성이 차차 현실화되고 있다. 안영준은 "한 경기가 마지막이란 생각으로 뛰었다"며 "오늘 이기면서도 계속 했던 말이 '한 번만 더 이기자'고 했다. 잠실(7차전)까지만 올 수 있으면 그때는 가능성이 많을 것 같다"고 밝혔다.
전희철 감독은 6차전이 열리는 창원체육관을 '도서관'으로 만들면 7차전이 보인다고 했다. 이 말을 전하자 "LG 팬분들 응원이 워낙 강하다. 오늘 (LG 팬들이) 조용하니 좋더라. 감독님 말씀처럼 LG 팬들이 조용해지면 저희가 잘하고 있는 거니까 그렇게 플레이하겠다"고 다짐했다.
잠실=김경현 기자 kij4457@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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