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야구
[마이데일리 = 심혜진 기자] LA 다저스 김혜성의 위상이 하루하루 달라지는 것을 느껴질 정도다.
김혜성은 16일(이하 한국시각)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의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2025 메이저리그 애슬레틱스와 맞대결에 9번 2루수로 선발 출전해 3타수 3안타 2타점 4득점 2볼넷 1도루로 독보적인 존재감을 뽐냈다.
시범경기 때까지 타격폼을 수정하면서 메이저리그 적응에 애를 먹었던 김혜성은 결국 개막 엔트리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트리플A 오클라호마시티 코메츠에서 시즌을 시작한 김혜성은 타율 0.252(115타수 29안타), 홈런 5개를 기록하며 칼을 갈고 있었다.
하지만 빅리그의 부름을 받기까지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진 않았다. 부상자가 나오면서 콜업 1순위로 마침내 빅리그 무대를 밟았다. 한국계 선수인 토미 에드먼이 발목 부상으로 이탈하면서 김혜성이 지난 4일 빅리그의 부름을 받았다.
초반에는 대수비, 대주자로 출전하던 김혜성은 조금씩 출전 기회를 늘려갔고, 선발 출전 기회를 놓치지 않고 쟁취했다. 특히 지난 15일 선발 경기서 데뷔 첫 홈런을 터뜨리는 등 2안타(1홈런) 1타점 1득점으로 활약하며 제대로 눈도장을 찍었다. 그리고 16일 경기에서는 메이저리그 데뷔 첫 3안타와 5출루 경기를 달성했다.
이로써 김혜성은 콜업 뒤 타율 0.419 12안타 1홈런 5타점 9득점 3도루 OPS 1.038로 미친 활약을 펼치고 있다.
시작부터 존재감을 보였다. 김혜성은 팀이 3-2로 앞선 2회말 1사 1루의 첫 타석에서 우전 안타를 뽑아냈다. 그리고 빠른 발을 앞세워 시즌 3호 도루에 성공했다. 무키 베츠의 적시타에 홈을 밟아 득점도 올렸다.
두 번째 타석에선 타점 먹방에 성공했다. 김혜성은 6-2로 달아난 3회말 1사 1, 2루의 득점권 찬스에서 애슬레틱스의 바뀐 투수 제이슨 알렉산더를 상대로 초구를 받아쳐 1타점 적시타를 만들어냈다. 그리고 후속타자 오타니 쇼헤이의 시즌 14호 홈런에 홈을 밟으며 2득점째를 올렸다. 이어 김혜성은 4회말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는 볼넷을 얻어내며 3출루 경기를 완성했고, 다시 한번 오타니의 홈런포에 3득점째를 만들어냈다.
흐름을 제대로 탔다. 김혜성은 16-2로 크게 앞선 6회말 1사 주자 없는 네 번째 타석을 맞았다. 여기서도 볼넷을 골라내 출루에 성공했고, 8회말 무사 1, 2루에서는 적시 2루타를 폭발시켰다. 이후 먼시의 희생플라이 때 홈을 밟아 4득점 경기를 완성했다. 김혜성은 5출루 경기로 최고의 하루를 완성했다.
그동안 볼넷과 2루타가 없다고 했던 우려 섞인 시선도 단박에 지워냈다.
무엇보다 김혜성이 출루하고 오타니가 불러들이는 승리 공식이 이어진 부분이 눈에 띈다.
일본 매체도 이를 주목했다. 일본 매체 풀카운트는 16일 "김혜성이 다저스에 만든 변화로 오타니에게까지 긍정적인 영향을 끼치고 있다"라고 보도했다.
이 매체는 "다저스가 올 시즌 최다 득점 경기를 펼쳤다. 김혜성이 오타니 앞에서 팀 득점력을 끌어 올렸다. 그동안 오타니 앞에 주자들이 없는 경우가 많아 홈런 개수에 비해 타점 개수가 부족해 보였다"며 "로버츠 감독도 오타니 타석에서 주자가 있는 것와 없는 것은 큰 차이가 있다고 지적했다. 주자 없이 오타니를 상대하는 게 훨씬 쉽다며 특히 김혜성이 출루한다면 빠른 스피드로 상대 투수에게 큰 스트레스를 줄 수 있다고 평가했다"라고 설명했다.
일본 매체도 김혜성 출루로 생기는 오타니의 긍정적인 효과에 엄지를 치켜세웠다. 일본 매체 풀카운트는 16일 "김혜성이 다저스에 가져온 변화로 오타니에게 좋은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보도했다.
매체는 "데이브 로버츠 감독은 오타니 앞에 여러 번 기회를 연출한 김혜성의 활약에 반색했다"고 전했다.
로버츠 감독은 김혜성이 타선에 가져온 변화를 언급했다.
그는 "시즌 초반 다저스의 하위 타선은 좀처럼 출루하지 못했다. 오타니 앞에 주자들이 없는 경우가 많았다. 결과적으로 타점 개수가 늘어나지 않았고, 홈런 개수에 비해 타점 개수가 부족해 보였다"고 짚었다.
이어 "하위 타선이 상위 타선에 기회를 잘 이어주지 못했다. 오타니 타석에서 주자가 있는 것와 없는 것은 큰 차이가 있다. 주자 없이 오타니를 상대하는 게 훨씬 쉽다"면서 "하지만 최근엔 출루 능력이 있는 김혜성이 누상에 나가 주자가 있는 상태에서 오타니가 (타석에) 들어갈 수 있었다. 또 김혜성은 빠른 스피드가 있기 때문에 도루로 1루에서 3루까지 가는 등 상대 투수에게 큰 스트레스를 줄 수 있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풀카운트는 "김혜성으로 인해 상위 타선이 할 수 있는 일이 늘어나고 있다. 김혜성이 윤활유 역할을 하고 있다"고 극찬했다.
그러면서 "다저스에 새로운 바람을 몰고 온 김혜성이 앞으로 활약을 이어갈 수 있을까"라며 기대감도 전했다.
심혜진 기자 cherub0327@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