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재일 FA 선물이 결정적" 구자욱이 짚은 삼성이 1등하는 이유 [MD스토리]

[마이데일리 = 대구 윤욱재 기자] "우리에게 가장 중요한 선물이었다"

6년 만에 가을야구행 티켓을 거머쥐는 것도 모자라 정규시즌 우승도 노릴 수 있다니. 삼성의 놀라운 드라마가 아닐 수 없다.

삼성은 23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2021 신한은행 SOL KBO 리그 KT와의 경기에서 4-0으로 승리하고 121일 만에 1위로 올라섰다. 구자욱은 4회말 팀에 2-0 리드를 안기는 귀중한 솔로포 한방을 날렸다.

그야말로 피말리는 순위 싸움이다. 그러나 구자욱은 "사실 지키는 것이 더 힘들다. 그래서 지금까지는 부담이 덜 된 것 같다"라면서 "이제는 우리가 지켜야 한다. 앞으로 남은 경기가 정말 중요하다"라고 강조했다.

2011~2014년 삼성은 4년 연속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하며 왕조 시대를 누렸다. 2015년에도 정규시즌 우승을 차지하며 5년 연속 한국시리즈 우승을 꿈꿨다. 군 복무를 마치고 돌아온 구자욱에게는 생애 첫 한국시리즈였다. 하지만 삼성은 준우승으로 아쉬움을 삼켰고 구자욱의 우승을 향한 열망은 더욱 커질 수밖에 없었다.

구자욱은 "돌이켜보면 그때는 너무 어린 선수였고 좋은 분위기를 잘 느끼지 못한 것 같다. 형들을 따라가기 바빴던 시절이었다. 지금은 기분이 많이 다른 것 같다. 그때는 내가 형들에게 의존했다면 올해는 그래도 형들과 같이 가는 느낌을 받고 있다. 더 뜻깊은 시즌"이라면서 "지난 5년간 추운 가을을 보냈다. 그 생각을 하면 다시는 하위권에 머물고 싶지 않다는 감정이 크다. 그 마음이 선수들을 더 강하게 만든 것 같다"고 말했다.

구자욱이 말한 '추운 가을'은 이제 끝을 보이고 있다. 그렇다면 삼성은 어떻게 암흑기를 넘어 새로운 전성시대를 열어 젖혔을까. 구자욱이 생각하는 가장 결정적인 이유는 무엇일까.

구자욱은 "(오)재일이 형이 FA로 우리 팀에 들어온 것이 우리에게 가장 중요한 선물이었다"라면서 "선수들도 '우리가 더 강한 팀이 됐다'는 생각이 들었고 초반에 승리를 많이 가져가면서 좋은 시즌을 치르는데 큰 도움이 됐다"라고 포인트를 짚었다. 삼성은 올 시즌을 앞두고 오재일과 4년 50억원에 FA 계약을 맺었고 오재일은 타율 .283 24홈런 95타점으로 삼성 타선에 불을 붙이게 했다. 역시 투자는 팀을 강하게 만든다.

구자욱도 삼성의 도약에 있어 빼놓을 수 없는 인물이다. 올해 타율 .304 21홈런 85타점 27도루로 생애 첫 20홈런-20도루 클럽에 가입할 만큼 어느 해보다 두드러진 시즌을 보내고 있다.

그러나 구자욱에게 만족은 없다. 커리어 하이 시즌이라는 평가도 있지만 그는 고개를 가로 젓는다. "지금보다 더 잘 할 수 있다는 생각이 더 크다"라는 구자욱은 "올 시즌이 커리어 하이라고 절대 생각하지 않는다"라고 말했다. 구자욱이 앞으로 더욱 진화된 모습을 보여준다면 삼성도 또 한번의 왕조를 구축하는데 탄력을 받을 수 있다.

[구자욱(오른쪽)과 오재일. 사진 = 삼성 라이온즈 제공]

윤욱재 기자 wj38@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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