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스' 마저 이탈한 두산…김태형 감독의 마지막 선택은? [MD이슈]

[마이데일리 = 잠실 박승환 기자] 참 안 풀리는 시즌이다. 6년 연속 한국시리즈 무대를 밟은 두산 베어스가 시즌 막판 '날벼락'을 맞았다.

정규시즌 막바지 5강 경쟁이 치열한 가운데 두산에 악재가 날아들었다. 워커 로켓이 팔꿈치 뼛조각과 골극 제거 수술을 받으러 미국으로 떠난데 이어 '에이스' 아리엘 미란다가 26일 피로 누적으로 인해 전력에서 이탈, 1군에서 말소됐다. 경기전 인터뷰에 참석한 김태형 감독의 표정은 밝을 수가 없었다.

올해 미란다는 시즌 초반의 불안한 제구로 사사구를 남발하던 약점을 극복하고 두산 마운드의 '에이스'로 우뚝 섰다. 미란다는 28경기에 등판해 173⅔이닝을 던지며 14승(1완봉) 5패 평균자책점 2.33을 기록했다.

평균자책점(2.33)과 퀄리티스타트(6이닝 3자책 이하, 21회) 부문에서 각각 리그 1위를 달리고 있고, 37년간 변함없었던 '불멸의 기록'으로 불리던 '전설' 최동원(223개)의 한 시즌 최다 탈삼진(225개)을 경신하며 KBO리그의 새 역사를 썼다.

두산은 올 시즌 초반 유희관과 이영하가 부진을 겪으면서 선발 로테이션을 제대로 가동해 본 적이 없다. 공백이 생긴 두 자리 중 한자리는 곽빈이 투입됐지만, 남은 한자리를 메우는 것은 쉽지 않았다. 그리고 엎친 데 덮친 격으로 후반기가 시작된 이후 로켓이 전력에서 이탈했고, 급기야 막판에는 미란다까지 빠지면서 최악의 상황에 직면했다.

미란다는 현재 복귀를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김태형 감독은 "왼쪽 어깨가 좋지 않다. 피로 누적이 있는데, 지켜봐야 한다. 정규시즌 남은 경기는 나오지 못할 것 같다. 포스트시즌은 갑자기 상태가 좋아질 수도 있지만, 지금 상황이라면 힘들다. 상태를 보겠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두산은 26일 키움 히어로즈와 홈 최종전에서 7-2로 승리하면서 4위 자리를 수성하며 포스트시즌 진출에 한 발 더 다가섰다. 하지만 마냥 기쁜 상황은 아니다. 남은 선발 자원이 최원준과 곽빈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정규시즌 남은 4경기에 사활을 걸어야 하는데, 선발 투수가 마땅치 않다. 김태형 감독은 "지금 1군에 있는 선수들이 가장 컨디션이 좋다고 봐야 한다"고 답답함을 토로했다.

김태형 감독은 '최후의 수단'을 놓고 고심에 빠져있다. 불펜 투수로 보직을 이동한 뒤 22경기(30⅓이닝)에 등판해 3승 2홀드 1세이브 평균자책점 1.19로 극강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이영하를 선발로 복귀시키는 것. 하지만 이 선택도 쉽지가 않다. 불펜에서 좋은 이영하가 빠진다면 뒷문이 헐거워지기 때문이다. 생각이 복잡할 수밖에 없다.

그나마 희소식은 이승진이 최근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는 점이다. 이승진은 10월 9경기(10⅓이닝)에 출전해 평균자책점 '제로'를 기록 중이다. 이영하가 선발로 돌아간다면, 이승진이 그 공백을 메울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선발과 계투로 두루 활용이 가능한 김민규도 26일 1군에 등록이 되면서 선택지가 조금은 늘어났다. 과연 두산이 정규시즌 남은 4경기에서 어떠한 결정을 내릴까.

[두산 베어스 김태형 감독, 아리엘 미란다, 이영하. 사진 = 잠실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박승환 기자 absolute@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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