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년차 선미 "'가시나' 활동 때, '2~3년이면 끝나겠지' 싶었다" 속내 고백 [MD현장](종합)

[마이데일리 = 이승록 기자] 가수 선미가 '열이올라요'로 컴백했다.

선미는 29일 오후 서울 마포구 신한pLay 스퀘어에서 새 디지털 싱글 '열이올라요'(Heart Burn) 발표 기념 미디어 쇼케이스를 개최했다. 소속사 어비스컴퍼니에 따르면 '열이올라요'는 "한여름의 뜨거운 사랑 이야기를 담아낸 앨범으로, 나른하면서도 묘한 선미만의 음악들을 감상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지난해 8월 세 번째 미니앨범 '6분의1' 이후 10개월 만의 컴백인 선미는 특히 "다시 팬 분들과 공연할 수 있다는 것에 행복을 느낀다"며 "팬 분들이 응원법을 외쳐주시는 게 벌써 귀에 들린다"고 기대했다. 그러면서 선미는 이번 '열이올라요'는 "여느 때보다 홀가분한 선미"라며 "제 마음도 음악도 콘셉트도 많이 덜어냈는데, 결코 가볍지는 않다"고 강조했다.

선미는 "'열이올라요'는 여름날의 뜨거운 사랑이 주제"라고 했다. "뜨거운 한 여름날 사랑의 열병을 앓는 여자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며 직접 "중독성 있는 노래다. 사랑의 열병에 대한 노래이지만, 평소 순간순간 열이 오르는 순간에도 많이 들어주시면 좋겠다"고 바랐다.

대형 부채, 고무줄 등의 소품을 이용한 독특한 퍼포먼스는 노래의 매력을 한층 배가한다. 또한 그동안 꾸준히 해온 것처럼 이번에도 노래에 한국적인 요소를 섞은 선미는 "한국적인 게 곧 대중적인 것이라는 생각이 있다. 그래서 항상 한국적인 요소들을 음악에 넣으려고 노력했다"며 "소위 말하는 '뽕끼', 이것 외에 어떤 표현이 있을까 싶은데, 그런 느낌은 필수라고 생각한다. 한국적인 게 저와도 잘 어울린다"고 말했다.

앨범에는 '열이올라요' 외에 선미가 직접 작사하고 작곡에도 참여한 '풋사랑'(Childhood) 노래도 실렸다.

선미는 "'열이올라요'와 감정선이 비슷한 하나의 곡을 만들어 보면 어떨까 생각이 들어서 작곡, 작사를 하게 됐다"며 "'풋사랑'은 다들 한번쯤은 경험해봤지 않았을까 싶다. 사랑이 이루어지지 않은 것이다. 내가 좀 더 성숙해지고, 여유로웠다면, 그때 만났다면 이루어졌을까 하는 감정을 담은 곡이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선미는 영화 '노트북'을 언급하며 "그런 아련한 감정들을 담아 본 곡"이라고 전했다.

부담을 내려놓은 앨범이란 사실은 선미의 말에서 고스란히 전해졌다.

선미는 이번 앨범을 통해 "내가 바라보는 나의 시선이 아닌 다른 사람의 시각에서 선미의 모습이 어떨지 궁금했다"고 고백하며 "1, 2년 하고 그만둘 그런 가수가 아니기 때문에 (앨범 작업 과정에서)다양한 프로듀서 분들의 시각으로 저를 보게 되는 순간이어서 홀가분했다"는 것이다.

특히 선미는 "데뷔 16년차다. 솔로로는 10년차"라며 "2, 3년마다 한 번씩 앨범이 나오는 가수가 아니라, 주기적으로, 어떻게 보면 자주 대중 분들에게 보여지는 가수인데, 그게 항상 부담이었다. 이번 앨범 목표가 무엇인지 묻는 질문에 뭔가 거창해야 할 것 같았다"고 했다.

그러면서 선미는 "근데 진짜 1, 2년 할 게 아니기 때문에 꼭 거창하지 않아도 된다는 생각이 들더라. 이번 앨범 목표는 '선미 나왔네? 어떤 곡이지?' 하고 들어주시는 것만큼 내게 거창한 목표가 없다. 그런 마음을 가지니까 너무 홀가분하더라"고 솔직하게 말했다.

선미는 "'가시나' 활동할 때만 해도 2, 3년이면 끝이겠지 하는 생각을 했다"는 속내도 꺼냈다. "여자 아이돌 가수들의 수명이 짧기 때문이다"며 선미는 "그런데 시대가 바뀌었다. 자신이 봤을 때 그 사람이 충분히 새로워 보이고 성장해 보이는 모습이 보이면 응원해주시고 새로운 팬들도 생기게 되더라"면서 "용기가 생겼다. '나, 10년 정도 더 해도 괜찮은 가수겠다' 하는 생각을 했다"는 것.

그러면서 "오늘만 해도 느껴지는 게 이렇게 많이 오실 줄 몰랐다"고 취재진을 둘러보며 선미는 "선미라는 가수를 16년이 지났음에도 불구하고 이렇게 많이 궁금해하시고, 응원해 주러 오셨다는 게 그게 너무 감사한 일인 것 같다. 그래서 10년 더 열심히 하려고 한다"며 웃었다.

치열한 가요계에서 16년차까지 걸어온 선미의 각별한 마음가짐도 인상적이었다.

"버틴 것, 살아남은 것에 칭찬해주고 싶다"는 선미는 "너무 감사하게도 이 자리에 있고, 제가 항상 후배 친구들이나 일하면서 만나는 동료들에게 그런 말을 한다. '우리 꼭 버티고 버텨서 살아남자'는 얘기를 한다"며 "그만큼 쉽지 않은 일이라는 걸 알기 때문에 쓰담쓰담 해주고 싶다"며 "늘 겸손하고, 도태되지 않고, 그렇게 해서 정말 100m 달리기 선수가 아니고 마라토너의 마음가짐으로 더 멀리 더 오랫동안 달려볼 예정이다. 응원 많이 해주세요"라고 당부했다.

[사진 = 송일섭 기자 andlyu@mydaily.co.kr]

이승록 기자 roku@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