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종합
[마이데일리 = 이승록 기자] "반찬이 김치밖에 없냐?"는 옛말이 돼 버렸다. 실로 '김치 대란'이란 말이 실감날 정도로 배추 가격이 폭등하며 서민들의 생활을 뒤흔들어 놓고 있다.
대형유통업계 등에 따르면 지난 30일 현재 배추는 포기당 1만원이 넘는 가격에 팔리고 있다. 1만 5천원이라는 데도 있다. 배추의 수확량이 좋지 않아 정부에서 중국산 배추의 추가수입을 검토하고 있지만 서민들은 당분간 불편한 생활을 계속 이어가야 할 듯하다. 11월 김장철까지 간다는 소식도 있다.
당장 서민들은 김치가 식탁에 오르는 일이 줄어들고 있다. 배추 값의 폭등으로 직접 김치를 만들어 먹기보단 포장용 김치를 구입하는 가정이 늘고 있지만 이 마저도 품절 현상이 잇따르고 있다. 배추 물량이 적기 때문에 포장용 김치 업체에서도 추가로 김치 생산을 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특히 김치를 사용하는 요식업체들은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김치찌개 전문점에서 1인분에 5000원 가량하는 김치찌개도 1000원 가량 가격 인상이 불가피해졌다. 기존 가격대로 김치찌개를 판매하면 10배 이상 폭등한 배추 가격에 적자를 감수해야 한다. 1000원 인상 계획도 수익을 보장하지 못하고 최소한 적자 규모를 줄이려는 임시방통에 불과하다.
일반 식당가에도 김치는 빼놓을 수 없는 기본 반찬이라 고민이 이만 저만이 아니다. '추가 반찬 무료'라는 한국 식당들이 전통적으로 고수해 오던 원칙도 배추 가격 폭등에 흔들리고 있다. 서울의 한 식당에선 김치를 추가하려면 2000원을 더 내라는 안내문구가 붙었다. 두번만 김치를 추가해도 밥 값에 맞먹는 가격을 추가로 지불하게 된 셈이다.
이러한 상황에 대학 식당들은 김치를 아예 기본 반찬에서 제외하겠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서울대는 김치찌개나 김치볶음밥 등을 메뉴에서 빼기로 했고, 연세대는 김치 대신 깍두기를 제공하기로 했다. 또한 타 대학들도 김치 대신 단무지, 장아찌 등의 대체 반찬을 물색하고 있다.
이렇듯 '김치대란'의 사태가 서민들의 실생활을 바꿔놓고 있지만 이명박 대통령은 배추김치 대신 양배추김치를 제안하고, 정승 농림수산식품부 제2차관은 배추가 부족하다며 국민들에게 김치를 덜 먹는게 어떠냐는 황당한 발언들을 반복해 서민들은 이래저래 가슴이 휑 해지며 식탁만 갈수록 초라해지고 있다.
[양배추김치. 사진 = 인터넷 커뮤니티 cherrycooking.com 캡쳐]
이승록 기자 roku@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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