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고동현 기자] 14승 투수의 위력을 선보여야 할 때가 왔다.
두산 외국인 투수 켈빈 히메네스가 8일 삼성과의 플레이오프 2차전에 선발투수로 나선다. 준플레이오프 2경기에서 6⅔이닝 평균자책점 8.10이라는 부진을 보인 그이기에 명예회복을 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맞았다.
하지만 이날 경기에서 잘 던져야 하는 이유는 단지 이 뿐만이 아니다. 이날 히메네스의 등판 결과는 2010년 두산의 운명까지 결정지을 수 있다. 두산은 히메네스가 3가지 악재를 모두 뚫으며 시리즈 전적을 1승 1패로 만들어주기를 바라고 있다.
▲ 소속팀 1차전 패배
1차전 승패가 결정된 뒤에는 2차전 선발투수들의 명암이 극명하게 엇갈린다. 승리한 팀의 2차전 선발투수의 부담은 한결 줄어든다. 만약 자신이 패하더라도 1승 1패로 균형을 맞기 때문이다. 이러한 점이 더욱 좋은 투구로 이어질 확률도 높다. 반면 패한 팀의 2차전 선발투수는 승리가 '희망'이 아닌 '절박함'이다.
히메네스가 그런 입장이다. 책임감이 늘어날 수록 부담감도 그만큼 비례해서 늘어나는 것이 사실이다. 여기에 준플레이오프에서 부진했던 그이기에 '이번만큼은 달라야 한다'는 부담까지 있다.
▲ 분위기가 더 문제
1차전 패배보다 더욱 큰 문제는 팀 분위기가 안 좋다는 것. 두산은 1차전에서 8회초까지 5-2로 앞섰지만 8회말 4점을 내주며 5-6으로 패했다. 이어진 9회초 공격에서 1사 2, 3루 기회를 맞았지만 이 마저도 살리지 못했다.
경기 후 김경문 감독은 "경기 내용은 나쁘지 않았다"고 애써 이날 경기 패배를 단순한 1패로 넘기려 했지만 벤치 분위기가 좋을 수는 없는 노릇이다. 히메네스의 어깨가 더욱 무거울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 지친 불펜, 이닝이터 역할 필요
두산은 롯데와의 준플레이오프에서 2패 후 3연승을 거두며 극적으로 플레이오프에 진출했다. 이러한 결과로 '좋은 분위기'는 얻었지만 '불펜투수들의 체력'은 잃어야만 했다.
준플레이오프 5경기에서 고창성은 모든 경기에 나섰으며 정재훈과 레스 왈론드도 4차례나 출장했다. 임태훈도 선발과 불펜을 오가며 3차례 모습을 드러냈다. 김경문 감독은 이용찬 공백으로 인해 불펜 운용에 큰 어려움을 겪었다.
우여곡절 끝에 플레이오프에서도 이용찬의 복귀가 무산됐고 이날도 핵심 불펜투수들이 모두 등장했다. 임태훈, 왈론드, 고창성, 정재훈까지 모두 모습을 드러냈다.
2차전 승리 뿐만 아니라 한국시리즈 진출을 위해서는 히메네스가 최대한 많은 이닝을 던져야 한다. 2차전이 끝난 뒤 하루를 쉬기는 하지만 두산 불펜의 현재 상황에서는 많이 쉴 수록 좋다.
부진을 만회해야 한다는, 팀 분위기를 반전시켜야 한다는, 그리고 오래 던져야 한다는 부담감. 히메네스가 이러한 악재들을 모두 뚫고 팀에게 '반전 드라마'를 선사할 수 있을지 관심이 간다.
[사진=두산 히메네스]
고동현 기자 kodori@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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