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윤욱재 기자] 식탁에 먹을 것이 없으면 맛있는 밥상을 차리는 것은 물론 차려진 밥상을 비우는 일도 뚝딱 해냈다.
'테이블세터'와 '클러치히터'의 면모를 모두 드러낸 선수는 정근우였다. 한국 야구 대표팀은 13일 중국 광저우 아오티야구장에서 열린 2010 광저우 아시안게임 야구 B조 예선 대만과의 경기에서 6-1 승리를 거두고 산뜻한 출발을 했다.
그리고 그 출발선에 정근우가 있었다. 이날 2번타자로 선발 출장한 정근우는 1회말 첫 타석에 풀카운트까지 가는 접전 끝에 가운데 높은 공을 받아쳐 중전 안타를 터뜨렸다. 이어진 1사 1루 상황에서 추신수는 좌월 투런포를 작렬했다.
3회말 비슷한 상황이 반복됐다. 정근우가 볼넷을 고른 뒤 폭투로 2루에 안착하자 추신수가 이번엔 가운데 담장을 넘기는 투런포를 쳤다. 3회가 아직 채 끝나지 않았지만 점수는 이미 4-0이었다. 정근우는 4회말에도 2사 후 우전 안타를 쳤지만 추신수가 1루 땅볼 아웃으로 물러나 득점엔 실패했다.
밥상을 차리기만 하던 정근우는 자신 앞에 밥상이 놓인 상황에서도 여지없이 불방망이를 과시했다. 6회말 2사 1,2루 찬스에서 정근우는 바깥쪽 아래로 떨어지는 볼을 공략해 우중간 외야에 떨어지는 적시타를 때려냈다. 그 사이 박경완이 홈을 밟아 타점도 1개 올렸다.
정근우는 8회말 마지막 타석에서도 볼넷을 골라 5타석 3타수 3안타 2볼넷 1타점 2득점으로 100% 출루를 달성하는데 성공했다. 테이블세터로서 만점짜리 활약이었다.
메이저리그에서 2년 연속 20홈런-20도루 클럽을 달성한 추신수는 그 존재만으로도 위협적이다. 게다가 그 앞에 발 빠른 주자가 놓여있다면 상대 투수의 압박감은 더 커질 수밖에 없다. 실제로 대만 선발투수 린이하오는 정근우를 내보낸 뒤 추신수에게 초구 스트라이크를 구사하지 못했다. 카운트를 잡으려 던진 공은 추신수의 방망이에 여지없이 걸리니 어쩔 수 없는 노릇이었다.
[정근우가 적시타를 친 뒤 타임을 요청하고 있다. 사진 = 광저우 송일섭 기자 andlyu@mydaily.co.kr]
마이데일리 press@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