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고동현 기자] 두 강속구 투수의 마무리 전쟁이 시작된다. 오승환(삼성)과 한기주(KIA) 이야기다.
오승환과 한기주의 2011시즌 키워드는 '부활'이다. 팔꿈치 부상으로 인해 지난해 16경기 출장에 그쳤던 오승환은 '돌직구'를 회복하며 올시즌 초반부터 삼성의 뒷문을 든든하게 지키고 있다. 26세이브로 이 부문 압도적인 선두를 달리고 있다. 36⅓이닝동안 솎아낸 51개의 삼진, 0.74라는 평균자책점이 2011시즌 오승환을 설명한다.
오승환과 달리 복귀한 지 한 달도 안 된 한기주의 경우 '부활'이란 단어를 꺼내기에는 아직 조심스러운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그가 보여준 모습은 KIA에게 희망을 안겨주고 있다. 선발로 나선 복귀전에서는 3이닝 2실점으로 아쉬움을 남겼지만 롱 마무리로 등판한 2경기에서는 3이닝, 2⅔이닝을 무실점으로 틀어 막았다. 150km를 넘나드는 강속구는 상대 타자를 압도하기에 추분했다.
두 선수 모두 강속구를 바탕으로 마무리로서 든든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는 공통점이 있지만 다른 점도 쉽사리 찾을 수 있다.
우선 양 팀의 불펜 상황은 극과 극에 가깝다. 삼성은 오승환을 필두로 한 안정된 불펜을 바탕으로 수많은 역전승을 일궈내고 있다. 반면 KIA는 한기주가 오기 전까지 불안한 불펜진으로 인해 여러차례 역전패를 당했다. 하지만 강점인 불펜을 유지하기 위한 삼성에게도, 약점을 메우기 위한 KIA에게도 오승환과 한기주의 활약은 필수적이다.
양 팀 불펜 상황처럼 이들의 기용 형태도 다르다. 오승환은 팀에서 철저히 투구이닝을 1이닝으로 제한하는데 비해 한기주의 경우 마무리로 나선 2경기에서 긴 이닝을 소화했다.
또 현재 세이브 숫자만 본다면 오승환과 한기주가 비교가 되지 않는다. 시즌 초반부터 착실히 세이브를 올린 오승환에 비해 한기주는 2세이브 뿐이다.
하지만 이는 겉으로 드러난 숫자일 뿐이다. 1위를 다투고 있는 삼성과 KIA에서 오승환과 한기주가 차지하는 비중은 쉽사리 한 쪽 손을 들기 힘들다. KIA가 52승 35패로 선두를 달리고 있는 가운데 삼성이 46승 33패 2무를 기록하며 2경기차로 KIA를 바짝 추격하고 있다.
공교롭게도 이들은 26일부터 치러지는 후반기 첫 3연전부터 맞붙는다. 이번 3연전에서 웃는 선수는 누구일지, 그리고 페넌트레이스 혹은 한국시리즈 마지막 순간에 포수와 포옹을 나누고 있는 선수는 누구일지 관심이 간다. 여기에 소속팀 희비와 별개로 오승환과 한기주의 자존심 싸움도 또 다른 재미다.
[KIA 한기주(왼쪽)와 삼성 오승환. 사진=KIA 타이거즈 제공, 마이데일리DB]
고동현 기자 kodori@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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