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부산 김하진 기자] "잘 던지면 상을 줄거야"
패기 넘치고 볼도 좋아 충분히 롯데의 미래를 짊어질 투수였지만 양승호 감독은 언제나 고원준에 대한 아쉬움을 감추지 못했다.
양 감독은 고원준이 승리를 차지하지 못하는 날이면 그의 정신력을 지적하며 혹여나 생기려는 거만함을 없애려 했다. 하지만 아직 어린 나이인 탓에 고원준의 통제는 쉽지 않았다.
고원준은 상동구장에 있는 상동 숙소에서 생활한다. 데뷔 3년차 이하인 선수들만 묵는 이 숙소에는 경기 시간이 끝난 뒤 3시간 이내에 들어가야 한다. 귀가 시간이 지문 감식으로 입력되기 때문에 누가 얼만큼 지각을 했는지 알 수가 있다. 그런데 이 숙소에서 생활하는 선수 중 고원준이 지각이 잦았다. 이 사실은 양 감독의 귀에도 들어갔다.
때문에 양승호 감독은 10일 고원준을 선발로 올리기 전에 긴급 처방을 내렸다. 다른 선수들과 달리 고원준만 귀가 시간을 2시간으로 앞당긴 것이다. 하지만 마냥 제지를 가하는 것은 아니었다.
양 감독은 10일 사직 넥센전을 앞두고 "오늘 고원준이 7이닝 정도에 3실점 이하로 던지면 상을 줄 것이다"라고 전했다. 선물이 무엇인지는 경기 시작 전까지는 밝히지는 않았다.
이 같은 양 감독의 '길들이기' 작전 덕분에 고원준은 이날 경기에서 7이닝 3실점(3자책)으로 시즌 5승째의 기쁨을 누렸다. 작전이 성공한 것이었다.
이날 경기 후 양 감독은 "내일 선물을 주겠다"라며 약속을 지킬 것을 밝혔다. 이후 밝혀진 고원준을 위한 선물은 바로 명품브랜드의 신발이었다. 고원준은 승리와 함께 새 신발도 받게 됐다.
[롯데 고원준. 사진 = 롯데 자이언츠 제공]
김하진 기자 hajin07@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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