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고동현 기자] 분명 고영민이었다. 하지만 그의 타석은 오른쪽이 아닌 왼쪽이었다.
두산 2루수 고영민이 스위치히터로 깜짝 변신했다. 고영민은 6일 서울 목동구장에서 열린 넥센과의 경기에 출장, 9회 타석에서 좌타자로 나섰다.
이날 고영민은 8회말부터 2루수로 교체 출장했다. 그리고 9회 2사 주자없는 상황에서 첫 타석에 나섰다.
이 때 관중석이 술렁였다. 이는 TV 중계진 역시 다르지 않았다. '우투우타'인 고영민이 왼쪽 타석에 들어선 것. 덕아웃에 있는 더스틴 니퍼트는 웃음으로 '좌타자' 고영민을 맞았다.
상대 투수 장효훈과 상대한 고영민은 좌타자가 쓰는 헬멧을 쓰고 정식으로 좌타석에 들어섰다. 고영민은 장효훈의 공을 두 차례 연속 파울로 만들었다. 상대투수의 공에 늦으며 파울이 되기는 했지만 어설픈 타격 모습은 아니었다. 하지만 장효훈의 3구째 변화구를 그대로 쳐다보며 삼구삼진을 당해 결과에서는 아쉬움을 남겼다.
경기 후 김광수 감독대행은 TV 인터뷰에서 "고영민의 타격 매커니즘이 좌타석에 잘맞을 것 같아 한 번 해보라고 지시했다"고 말했다. 또 "앞으로 더 많은 연습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몇 년 전만 하더라도 고영민은 한국 프로야구를 대표하는 2루수 중 한 명이었다. 하지만 최근 3년간은 타격에서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모습을 보이며 주전 자리마저 위태로운 상황이다. 지난해 100경기에서 타율 .205를 기록한 데 이어 올시즌에도 이날 전까지 타율 .211로 부진했다.
'좌타자'로 처음 모습을 드러낸 고영민이 '스위치히터'라는 무기를 계기로 부활을 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완벽한 변신이 될지, 일회성에 그칠지는 확실하지 않지만 이날 단 한 타석만으로도 고영민의 2011년 겨울이 궁금해 진 것만은 확실하다.
[사진=좌타자로 나선 두산 고영민]
고동현 기자 kodori@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