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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차상엽 객원기자]1월 21일 새벽(한국시간) 보루시아 묀헨글라드바흐와 바이에른 뮌헨간의 대결을 시작으로 분데스리가가 후반기 일정에 돌입한다. 바이에른이 승점 37점을 올리며 전반기를 1위로 마친 가운데 보루시아 도르트문트와 샬케 04(이상 승점 34점), 묀헨글라드바흐(승점 33점) 등이 바이에른을 바짝 뒤따르고 있어 후반기 우승 판도는 아직까지 예상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함부르크 SV는 시즌 도중 미하엘 왼닝 감독에서 감독 대행인 로돌포 카르도소 체재를 거쳐 토르스텐 핑크가 새롭게 감독으로 자리하면서 안정을 찾아 전반기를 13위로 마쳤다. 승점 19점으로 강등권인 16위 1.FC 카이저스라우턴과는 단 1점의 승점차를 유지하고 있어 상위권 진입보다는 당장 강등권 싸움을 펼쳐야 하는 급박한 상황이다.
전반기 라운드 과정
올시즌 프랑크 아르네센이 기술고문으로 자리하면서 첫번째로 시도한 것은 선수단 개혁이었다. 핵심적인 내용은 저 연령화와 연봉의 하향화였다. 이 과정에서 루트 판 니스텔로이, 프랑크 로스트, 제 호베르투, 피오트레 트로코프스키, 엘예로 엘리아 등이 팀을 떠났고 젊은 선수들이 대거 팀에 합류했다. 전 첼시 기술고문이었다. 아르네센이 과거의 인연을 바탕으로 첼시 소속의 젊은 유망주들을 대거 팀으로 불러들였다.
하지만 새롭게 가세한 선수들로 인해 지난 시즌과는 스쿼드 자체가 크게 달라질 수밖에 없었고 어차피 미래를 위한 장기적인 포석이었던 만큰 시즌 초반부터 좋은 성적을 기대할 순 없었고 실제로 성적 역시 긍정적이지 못했다. 개막 이후 6라운드까지 1무 5패만을 기록하며 최하위까지 떨어지면서 팬들의 인내심 역시 한계에 다다랐고 새롭게 가세한 선수들에 대한 비난의 수위도 높았던 함부르크다.
6라운드까지 6골로 그럭저럭 가능성을 보였던 공격진과 달리 17실점을 허용하며 수비진이 무너진 것이 함부르크의 고민이었다. 지난 시즌까지 하이코 베스터만과 수비진을 이끌던 요리스 마타이센이 이적한 뒤 새롭게 가세한 수비 자원들이 팀 전력에 녹아들지 못한 탓이 컸다. 특히 시즌 초반 많은 기회를 부여받았던 마이클 맨시엔의 부진은 함부르크 수비진을 전체적으로 불안정하게 만든 요인이었다. 하지만 초반을 넘어서면서부터는 슬로보단 라이코비치가 기 이후로는 제프리 브루마가 각각 베스터만의 파트너로 중앙 수비진을 무난히 지켜내며 전체적인 팀의 상승세를 이끌었다.
수비진이 불안에 빠지면서 공격력 역시 동반 부진에 빠졌던 함부르크다. 믈라덴 페트리치의 부상 여파도 무시할 수 없었지만 득점을 올리면 수비진에서 쉽게 실점을 허용하는 빈도가 높아지면서 공격수들의 박탈감이 커진 탓이었다.
겨울철 이적 기간과 브레이크 기간 동안의 행보
올시즌을 앞두고 대대적인 물갈이가 있었던 것과 달리 겨울철 이적 시장에서 함부르크의 행보는 조용하다. FC 바젤 소속 그라니트 샤카(19, 스위스)의 영입을 시도했지만 바젤의 반대로 사실상 무산된 상태다. 바이에른 뮌헨과의 챔피언스리그 16강 대결을 앞두고 있는 바젤은 “재정적인 이유로 선수들을 팔 생각은 전혀 없다.”라는 입장을 밝히며 선수들의 이탈을 막고 있어 샤카의 함부르크 행은 사실상 불가능해 보인다.
올시즌 개막을 앞두고 긴축 재정과 함께 미래를 위한 투자에 초점을 맞췄던 함부르크였던 만큼 겨울철 이적 시장에서 본격적으로 뛰어들진 않을 것으로 일찌감치 예상되던 터였다. 샤카의 영입을 고려했던 것도 핑크가 바젤 시절 지도했던 선수인데다 19세의 유망주라는 점을 고려한 측면이 강했고 함부르크에서 즉시 전력으로 활용되기에는 쉽지 않은 선택이었다.
브레이크 기간 동안 함부르크는 스페인 남부 바르베야에서 전지 훈련을 실시했다. 수많은 클럽들이 전지 훈련지로 택하는 곳으로 전지 훈련지의 메카로 통하는 곳이다. 따뜻한 날씨와 최상급의 천연 잔디 구장들이 설비되어 있으며 5성급 호텔들 역시 즐비해 선수들이 컨디션을 끌어올리기에는 최상의 조건을 갖추고 있으며 비슷한 시기에 전지 훈련을 실시중인 타팀들과의 평가전을 주선하기에도 용이한 곳이다. 지난 2008년 1월 박성화 감독이 올림픽 대표팀을 이끌고 약 3주간 전지 훈련을 실시하기도 했던 곳으로 당시에도 같은 시기에 전지 훈련을 실시중이던 동구권의 명문 스파르트 프라하와 평가전을 어렵지 않게 가졌던 바 있기도 하다.
함부르크가 전지 훈련에서 초점을 맞춘 부분은 조직력 가다듬기와 선수들간의 주전 경쟁 유도였다. 겨울철 이적 기간을 통해 보강될 새로운 얼굴이 거의 없을 것으로 이미 시사된 바 기존 전력의 극대화를 꾀하는 것은 당연하다. 현재 함부르크에서 주전을 보장받은 선수들은 냉철하게 말해 페트리치와 괴칸 퇴레, 하이코 베스터만, 덴니스 아오고 정도에 불과하다. 골키퍼인 야로슬라프 드롭니 역시 주전이 사실상 보장된 상태다. 모든 선수들이 부상없이 스쿼드에 자리하고 있을 때 이들 정도만이 선발을 보장받을 정도의 위치다. 전반기에 고정적인 주전으로 나섰다고는 보기 힘든 손흥민 역시 주전 확보를 위한 무한 경쟁을 계속중이다. 파올로 게레로가 남은 공격수 한자리에 가까운 것은 사실이지만 넓은 관점에서 게레로 역시 손흥민, 베리 등과 함께 주전 경쟁을 펼쳐야 하는 상황이다.
후반기 전망과 키 플레이어
일단 올시즌 개막 이후 고전했던 전례가 있는 만큼 후반기 라운드 초반을 어떻게 보내느냐는 매우 중요하다. 보루시아 도르트문트와 후반기 첫 대결을 펼치는 함부르크는 일단 홈이긴 하지만 전반기 대결에서 1 : 3으로 완패한 바 있어 쉽지 않은 대결이 될 전망이다. 2010년 이래 치른 4번의 맞대결에서 1무 3패로 크게 열세에 놓여 있는 점도 부담이다. 물론 홈에서는 통산 25승 13무 13패로 압도적인 우위를 점하고 있지만 최근 2~3년간 도르트문트가 비약적인 전력 상승을 이뤘음을 간과할 수 없다.
특히 함부르크는 퇴레가 부상으로 후반기 라운드 초반 몇 경기에 결장할 수밖에 없어 이 기간동안 고전이 예상된다. 마르베야에서의 전지 훈련 도중 가진 평가전에서 부상을 당한 퇴레는 6주간의 부상이 공백이 우려되는 상황으로 현재 2주의 시간이 흐른 만큼 빠르면 한달 후쯤부터 그라운드에 복귀할 수 있는 상태다.
퇴레는 올시즌 팀에 합류했지만 빠르게 팀에 동화되며 공격의 첨병 역할을 맡고 있다. 엄밀히 말한다면 퇴레가 함부르크 공격진에 녹아든 것이 아니라 퇴레를 중심으로 새롭게 공격진이 재편된 것으로 보는 것이 맞을 정도다. 그간 함부르크는 빠른 선수들이 터치 라인 돌파를 바탕으로 한 크로스 위주의 공격을 펼쳤지만 퇴레는 이 같은 기존의 공격 뿐만 아니라 좁은 공간에서 안정되게 공을 소유하며 중앙으로의 침투도 활발하게 진행하는 등 공격의 옵션을 다양화 해주고 있으며 승부 근성 또한 강해 단숨에 팬들의 사랑을 한 몸에 받는 선수로 떠올랐다. 득점력이 떨어지고 지나치게 공을 끈다는 평을 듣긴 하지만 기존의 함부르크 선수들에게서 볼 수 없는 안정된 볼 키핑력과 돌파 능력을 갖춘 선수다.
퇴레의 공백은 이보 일리세비치가 당분간 맡을 것으로 보이지만 일리세비치는 도우미 역할보다는 직접 해결하는 스타일을 가진 선수로 퇴레가 없는 동안 함부르크는 기존의 좌우 측면 자원을 최대한 활용하는 공격 형태를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물론 손흥민에게는 아쉬운 부분이지만 후반기 함부르크의 키 플레이어를 꼽는다면 역시 퇴레다. 퇴레가 안정적으로 팀 스쿼드에 합류한다면 함부르크의 공격력 역시 탄력을 받을 수 있을 것이다.
반면 수비진의 키 플레이어로는 만시엔을 꼽을 만 하다. 많은 기대 속에 첼시로부터 이적해온 만시엔은 전반기 초반 많은 기대 속에서도 불구하고 실망스러운 경기력을 보이며 결국 후보로 전락했다. 오른쪽 풀백으로의 포지션 이동도 시도했지만 중앙 수비수로서 만큼이나 실망스러운 경기력이었다. 베스터만을 중심으로 한 함부르크의 수비진은 브루마가 어느 정도 자리를 잡았다고는 하지만 여전히 수적으로나 질적으로 보강이 필요한 상황이다. 그런 면에서 만시엔이 안정적으로 자리를 잡아야 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라이코비치의 경우 기존의 베스터만이나 브루마와 비슷한 유형을 가진 선수지만 만시엔의 풀백을 함께 볼 수 있다는 점과 경기를 읽는 시야, 지능적인 플레이 등을 두루 갖춘 재치있는 수비수인 만큼 전력에 동화된다면 함부르크의 전력은 더욱 배가될 것이 분명하다.
언급한 바대로 함부르크는 후반기 초반을 어떻게 보내느냐가 관건이다. 퇴레 외에도 고이코 카차르 역시 부상으로 결장이 확실시되는 만큼 이 기간동안 어느 정도의 성적만 유지할 수 있다면 상승세를 탈 가능성이 높다. 핑크 감독 부임 이후 폭발적인 연승은 없지만 쉽게 패하지 않는 끈끈한 조직력을 갖추면서 매 경기 경쟁력 있는 경기를 펼치고 있기 때문에 중상위권 진입도 불가능해 보이진 않는다. 유로파리그 진출권이 주어지는 6위 바이어 레버쿠젠과(승점 26점)의 승점차는 7점이다. 반면 강등권인 16위 라우턴과(승점 16점)는 단 3점이 앞서 있을 뿐이다. 하지만 확실한 골잡이 페트리치와 수비의 핵인 베스터만 등 중추적인 역할을 해 줄 선수들이 근간을 이루고 있고 무한 주전 경쟁을 통해 전력을 극대화 시킬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되어 있는 만큼 적어도 현재의 13위보다는 높은 순위로 시즌을 마감할 가능성이 높다.
[손흥민. 사진 = gettyimagekorea/멀티비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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