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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서현진 기자] 아역배우 여진구(15)는 자신의 첫사랑에 대한 아련한 기억이 없을 만큼 사랑이라는 감정이 낯설다.
남자친구들과 어울려 다니며 축구 혹은 게임하는 시간이 더 재밌는 중학생 남자아이일 뿐, 연애라고 말할 경험 역시 없다.
하지만 MBC 수목드라마 '해를 품은 달'에서 왕세자 이훤을 연기한 여진구는 다르다. 그는 극 중 첫눈에 반한 허연우(김유정 분)를 향해 첫사랑의 풋풋한 감정을 넘어 가슴 절절한 로맨스를 펼쳤다.
"명장면이라고 생각되는 게 참 많아요. 일단 두 가지가 떠올라요. 하나는 3부 마지막에서 탈을 벗으면서 유정이에게 고백하는 장면이에요. 또 두 번째는 5부에서 양명(이민호 분)형과 갈등하는 신이 있는데, 연우가 죽고 나서 형과 함께한 미묘한 감정 신이라 기억에 남아요. 그 촬영을 하고 서로 미안해서 눈도 못 마주쳤어요. 특히 양명 형이 저에게 몰아붙이며 쏘아대는 장면이라 촬영 끝나고 형이 '진구야 미안하다' 사과를 하시더라고요"
이민호는 극에 몰입하다 보니 김유정과 여진구의 다정한 모습이 질투 났다고 하더라. 본인도 그런 마음이 있었나요?
"전 형들에게 그런 감정은 딱히 안 들었어요. 오히려 여자 아역배우들에게 동요됐던 적은 많아요. 연우(김유정 분)는 정이 가 있는 상황이라 내가 좋아하는 아이라는 생각이 확 들었어요. 반면 보경(김소현 분)은 저에게 사랑을 얻으려고 노력하는 모습이 세자입장에서 뭔가 모르게 불쌍하고, 안타까웠어요. 극 중 보경이가 못된 면이 있지만 다 왕세자 훤인 저에게 잘 보이고 싶어서 그러는 행동을 하는 것이기 때문에 이해가 돼서 보는 내내 안쓰러웠어요. 사실 보경이가 정말 착해요. 모니터할 때 평상시 모습이랑 너무 달라져서 소름 돋았어요. 숨겨진 보경이의 모습일까요?(웃음)
그럼 '해품달' 여자 아역배우 김유정, 김소현, 진지희 중 이상형에 가까운 사람 있어요?
"와, 정말 어려운 질문이네요. 저는 세 명 말고 잔실(조민아 분)이요(웃음). 음.. 전 눈이 큰 여자를 좋아해요. 일단 유정이와 소현이가 눈이 크고 예뻐요. 또 귀여운 사람을 좋아하는데 지희는 정말 너무 귀여워요. 유정이처럼 눈이 크고 진희처럼 귀여운 여자가 좋아요. 그런 면에서 다들 이상형에 들어맞는 면이 있어요. 사실 다들 친해서 누구 한 명 꼽기가 어렵네요"
축구하는 장면도 인상 깊었다. 실제로도 운동 좋아하나요?
"공으로 하는 운동은 다 좋아해요. 친구들이랑 시간만 나면 하려고 해요. 특히 축구를 좋아하는데 요즘엔 자제하고 있어요. 다리가 너무 두꺼워지더라고요. 그냥 두꺼운 정도가 아니라 굵어요. 스타일리스트 누나도 제 바지 고르는데 힘들어하세요. 하지만 무엇보다 키 크는데 방해될까 봐 자제하고 있어요. 사실 지금 제일 큰 고민이 키예요. 아직 중학교 3학년이고, 가족들 키가 다 커서 그나마 희망적이에요"
"일단 얼굴은 좀 남자다운 것 같아요. 요즘 미소년 스타일이 인기를 끌고 있는데 저에겐 남자다움을 찾아볼 수 있지 않나 싶어요. 특히 피부가 좀 까무잡잡한 편인데 구릿빛 피부가 한 몫하나요? 또 저는 잘 모르겠는데 목소리가 매력적이라고 주변 분들이 이야기해주시더라고요"
SBS '일지매'에서 김유정과 호흡한 후 4년 만에 다시 만난 지금 어떤 기분이 들었나요?
"'일지매'에서 유정이 얼굴이 생각이 안 나더라고요. 그때 이후 만난 적이 없어서요. 현재와 비교한 사진도 봤는데 저도 어리고, 유정이도 어려서 갑자기 둘 다 확 늙어보이는 거예요(웃음). '해를 품은 달'에서 유정이가 상대역으로 캐스팅되서 걱정이 안됐어요. 유정이는 연기를 잘하잖아요. 또 오랜만에 보니까 반가워서 더 친해졌어요"
연기가 아닌 다른 꿈이 많을 나이인데, 배우가 안됐다면 어떤 일을 꿈꿨을까요?
"연기안했으면 요리사가 됐을 것 같아요. 저는 먹는 즐거움이 정말 크거든요. 음식을 만들면서 내내 '얼마나 맛있을까?' 하는 생각만 해도 웃음이 나와요"
"일단 연기적으로 적극적으로 배워가고 싶어요. 누구를 따라하기 보단 저만의 연기로 만들려고 노력할거예요. 좀 더 성장하면 영화 '내 사랑 내곁에'에서 김명민 선배님처럼 하나의 역할을 위해 제 모든 걸 걸고 연기에 빠져보고 싶어요"
성인연기자들이 시작하는 '해를 품은 달'에 대한 기대감도 컸지만, 아역배우들과 헤어져야하는 아쉬움이 더 컸다.
시원스러운 입매로 해맑게 웃는 그와 같이 웃고, 연우 죽음에 오열하는 모습에 같이 울게 했던 여진구는 지난 19일 방송된 6회를 끝으로 '해를 품은 달'에서 떠났지만, 시청자들은 여전히 어린 이훤 여진구와의 이별이 쉽지 않다.
우리는 진한 여운을 남기고 떠난 '어린 이훤' 여진구를 그리워하며 가슴 속 깊숙이 품었다. 마음을 움직이는 연기를 한 그는 언제든지 태양처럼 떠오를 것이다.
<한복협찬 = 진주상단>
[여진구. 사진 =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서현진 기자 click077@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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